미얀마의 위기와 소수 민족 교회의 고난
미얀마의 위기와 소수 민족 교회의 고난
2025. 5. 18
이헌용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로 민간정부(아웅산 수치가 이끈 NLD 정부)가 축출되고, 군사정권이 국가를 장악하자 민주화 시위와 시민불복종 운동(CDM)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이에 군부는 수천 명의 시민을 체포, 고문, 살해하며 강경 대응하자 민주 진영의 버마족과 소수민족은 연대하여 새로운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를 수립하였고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민주 저항 세력(PDF, 국민방위군)은 무력투쟁에 나섰다. 전국적인 내전 양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군부가 점령 지역을 잃고 후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지만 5년째 계속되는 내전으로 인해 미얀마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적, 인도주의적 위기
첫째,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군부와 맞싸우는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시민 무장세력(PDF)이 전국적으로 충돌하고 있어 민간인 피해가 심각하며, 난민과 이재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둘째, 인권 위기와 난민 문제다. 수만 명의 정치범, 고문 피해자,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수십만 명이 국내외 난민이 되어 방글라데시, 태국 등지로 이주하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셋째, 정치적 억압으로 민주주의가 붕괴되고 있다. 군부는 합법적 민간정부를 무너뜨렸고 정치 지도자들을 구금하고 언론 검열, 표현의 자유 제한 등 기본권을 박탈하며 헌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넷째, 경제가 붕괴되고 있다. 해외로의 자본 유출, 무역 제재, 정치 불안으로 경제는 심각하게 침체되어 실업률 상승, 물가 폭등, 빈곤층 증가로 생계형 도둑과 강도들이 많이 늘고 있다.
다섯째, 공교육이 무너졌다. 많은 교사와 교육자들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동참하면서 공립학교 운영이 마비되었다. 군부는 교육자 체포 및 위협으로 대응하였지만 군이 운영하는 학교 학생 수는 급감했고, 불신과 보이콧 대상이 되어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이 붕괴되었다. 이에 따라 취약 계층 아동들은 조혼, 아동노동, 소년병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여섯째, 중재자가 없다. UN과 더불어 미얀마 인접 국가들은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압력을 넣기도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과 더불어 내전이 장기화함에 따라 일부 국가는 오히려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 중부지역 주민들
- 내전과 지진의 이중고 -
내전의 혼란과 갈등 속에 지난 3월 28일 중부 내륙을 관통한 7.7 진도의 강진으로 인해 3,700명의 사망자와 5,000명 이상의 부상자, 많은 건물이 파손되고 기반 시설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폭염이 시작되고 강풍, 폭우, 우박, 낙뢰 등 이상기후로 농작물까지 피해를 입어 식량 위기가 예상된다.
(사진)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들
(사진) 지진으로 끊어진 다리
(사진) 지진으로 갈라지고 벌어진 도로
과거 2008년, 미얀마를 강타한 싸이클론 ‘나르기스’로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곳곳에 시체가 둥둥 떠다니는 참상에 경악한 세계는 긴급 구조대와 구호팀을 즉각 파견하여 구호하려 했지만 폭압적 독재를 행하던 군부는 국제기관과 구호단체의 입국을 반기지 않았다. 구호품을 군부가 직접 배급하는 조건으로 구호단체를 선별 입국시켰는데 이는 인도적 지원의 중립성, 공평성, 독립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었다. 결국 불필요한 규제 조치로 인해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은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였고 군부로 들어간 구호 재정은 불투명하게 집행될 수 밖에 없었다.
구호의 위기
- 위기 속의 구호 -
미얀마 군부는 이번 지진 피해 복구에 구호의 문을 열었다. 무너진 건물 더미 밑에 갇혀 있는 많은 사상자들을 긴급히 구조해야 했고 건물, 도로와 다리 등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복구에 많은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는 긴급히 구조대를 파견하였고 국제연합(UN)을 포함, 주변 국가들과 국제구호단체들도 다양한 형태로 긴급구호와 복구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우려했던 것처럼 미얀마 군부는 소수민족 관할 지역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으로 구호단체의 활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고, 피해 복구를 위해 5월 말까지 휴전한다는 공약조차 어기고 있다. 지진 피해를 입은 반군 지역에 대한 폭격을 서슴지 않다가 5월 12일 한 초등학교를 폭격하여 교사 2명, 어린이 22명이 사망하고 50 여명이 부상당했다는 소식이다. 군부는 악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
국내외 구호팀원들은 의료인력 부족, 통신망 붕괴, 도로 파손 등의 난관에 이어 생명의 위협 가운데 활동하고 있다.
(사진)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방 디파인 타운의 한 초등학교가 수업 중 폭격을 맞아 훼파되었다.
(사진) 목숨을 잃은 학교 아이들 시신 앞에서 울부짖는 어머니들. 군부의 공습으로 수업 중이던 교사 2명과 어린이 22명이 사망하였고 50여 명이 부상 당했다. 이 지역은 지진 피해민 구호를 위해 5월 6일 부터 31일까지 휴전이 선포된 지역이다. (2025. 5. 12)
고난에 동참하는 미얀마 소수민족 디아스포라
2021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자 전세계 미얀마 디아스포라들은 한마음으로 민주화 운동을 지지, 응원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체류하는 노동자, 유학생 신분의 미얀마인들도 민주화 운동에 연대해 왔고 이번 지진 피해 복구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국내 미얀마인들은 종족별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까친족, 카렌족, 친족은 매주 예배를 통해 정체성을 이어가며 서로 독려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기 오래 전부터 고난 속에 있던 이들 소수 민족들은, 마치 기근에 처한 본토 유대 교회를 도우라는 성령의 음성에 순종하여 안디옥 교회가 구제헌금을 바나바와 사울을 통해 보냈던 것처럼(행 11:27-30), 정의와 평화를 위한 투쟁과 지진 피해의 고난 가운데 있는 동족들을 위해 힘써 형제애를 실천하고 있다.
(사진) 집이 무너져 노숙하는 까친족 성도들. 낮엔 폭염 때문에 피신하고 폭우가 내리면 또 피신한다
(사진) 지진 피해 입은 까친족 성도들을 방문하여 기도하며
오랜 세월 고난 가운데 있는 미얀마 현지 소수민족 성도들에게 한국 교회가 사랑으로 기도해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후원: 국민은행 435001-01-435682 국제민간교류협회
문의: 02) 858-7829 사)국제민간교류협회 (희년선교회)
* 모금된 기금은 국내 미얀마 까친족 교회와 카렌족 교회를 통해 미얀마 현지 지진 피해민 구호를 위해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