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지원 소식 (2023. 10월)
이헌용
튀르키예 정부의 복구와 회복을 위한 노력은 느린 것 같지만 꾸준히 계속 변화를 거치며 안정적인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무너진 건물부터 먼저 철거를 진행하면서 부서진 건물들이 있던 자리는 이제 공터가 되어 어느 덧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텐트 촌들은 점차 컨테이너 촌으로 개선되어가고 있고 수도와 전기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마다 에어컨과 이층침대 등을 제공하며 카드 출입구 통행 시스템으로 컨테이너 촌내에 거주하고 있는 피난민들에게 비교적 안정된 생활과 함께 안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합니다.
컨테이너 촌 이후의 계획으로는 튀르키예 주택공사를 통해 도시 주위에 대규모 주택단지들을 지어 입주민들에게 20년 상환으로 정부가 60퍼센트 정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원 소식 전해드립니다.
튀르키예 지원 소식
금년 2월 발생한 지진 피해로 고통하고 있는 튀르키예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구호에 참여하며 위하여 기도하며 축복해 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참으로 놀라운 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현지 사역자들을 통한 섬김이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있고, 그 영향력은 이미 교회의 의미 그 이상이 되었습니다.
안타키아(수리아 안디옥)의 경우 지진 초기부터 지진 재해민들과 함께 지내며 이들을 돕고 섬겼던 터키 현지 교회 사역자들, 지진 이후 무작정 돕고자 들어와 추운 시즌부터 텐트 생활을 하면서 구호사역에 힘쓴 외국인 사역자들, 그 중에는 특히 남미 사역자들의 헌신이 많았습니다. 과테말라 의사 부부는 지진 후 우크라이나를 돕다가 바로 내려오셔서 지금까지 컨테이너 생활을 하시면서 이 지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지진 이후 끝까지 재난민들 옆에 남아 이들을 돕고있는 외국인 사역자들과 튀르키예 교회들을 보면서 재난민들이 말합니다.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크리스챤들에게 가면 된다. 크리스챤들이 우리를 돕고 있다."
초기 안디옥 교회에서 일어났던, 말이 아닌 섬김의 삶을 통해 주위 사람들이 저들은 그리스도의 사람들이라고 일컬었던 "크리스챤" 바로 그 이름이 지금 지진 사역을 통해 무슬림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황폐화된 도시에서 재난촌 주민들로 채워지고 있는 현지 지역 교회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재난 캠프 다수의 사람들이 주일마다 지역 교회에 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입니다. 지진 전 6, 7명 정도 모이던 교회가 지금은 3, 40명 정도로 캠프에서 온 사람들로 꽉 들어차 예배를 드립니다. 협소하고 시설과 장비도 미비한 교회이지만 복음과 구원의 메시지에 반응하여 여기 저기 눈물 흘리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 나라가 저희 것 " (마5:3)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캠프촌에서 이뤄짐을 봅니다. 기존 전통 종교에 묶인 단단한 바위를 깨뜨리며 속에 감춰져 있던 하늘의 보화를 드러내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1. 트라우마 상담
우울증과 불면증의 아빠를 위하여
O의 아내와 청소년 두 딸에게 아빠를 상담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아빠가 텐트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을 염려한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청소년기 아버지를 잃고 장남으로 가족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살아온 그에게 롤플레이를 통해 과거 마음의 상처를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아버지 역할 롤플레이를 하며 흐느끼며 우는 그를 다가가 안아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바로 그날 저녁 O는 가족이 있는 집에서 늦게까지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며 스스로 놀라워합니다. 큰 딸 S는 내년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지만 전에 앓았던 공황장애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휴교로 인해 거의 수업을 못 듣게 된 상황에 재난 지역에 대한 입시 특혜도 올해까지만 적용된다합니다. 이 가정이 지고 있는 모든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자유함 얻기를 기도합니다.
위기의 부부
H&L는 각자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서로를 믿지 못해 힘들어 하는 부부입니다. 아내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 남편과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남편은 가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는 자신에 대한 아내의 불만을 이해 못합니다. 지진의 위기를 거치며 기존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이었습니다. 몇 회기 상담을 거치며 부부 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어 감사합니다.
부모 잃은 Y의 아픔
C는 이곳 지역 교회 담임 목사입니다. 그는 지진으로 돌아가신 형을 이어 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지진 당일 형의 가족이 깔린 건물 잔해더미를 맨손으로 긁어 내어 11살 된 조카인 Y만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어떤 구조의 손길도 없던 처음 3일 동안 옮길 차도 없어 속수무책으로 시신을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상황을 이야기 합니다. 계속된 방문을 통해 C 목사와 조카 Y 그리고 사모와 큰 아들 내외를 잃은 모친 S를 수차례 상담하였습니다. 특별히, 11살 Y를 위해 기도가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고통 없는 천국에 계시기 때문에 슬퍼할 필요가 없다”며 너무도 큰 슬픔을 괜찮은 척 꼭꼭 숨겼습니다. 그러다 놀이와 역할극을 활용한 상담 중 결국에 부모님이 정말 보고 싶다는 고백을 합니다. 어린 Y의 아픔을 만나주시고 잘 클 수 있도록, 더불어 재난의 상처가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많은 사역적 부담을 안고 있는 C 목사 부부를 견고히 붙들어 주시고 힘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
* 캠프촌 첫 방문 시 상담을 요청했던 F는 다음 방문 때 꿈에 나타난 예수님 을 믿게 됐다며 기뻐했습니다. F는 다리의 장애가 있지만 친척들과 함께 사는 캠프촌 대가족 중 맏언니 역할을 하는 현명한 여인입니다. 이 가족 대부분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F의 믿음을 통해 이 가족에게 하실 일들이 기대됩니다.
* 함께 첫 예배에 참석한 Z는 홀로 사는 중년 싱글입니다. 본인 소유의 아파 트가 지진으로 심각하게 금이 가서 전체 수리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그에게 유일한 구원자 되신 예수님을 전할 때 마음으로 깊이 긍정하며 받아들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갈급한 Z의 마음이 소망을 잃지 않고 예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노년의 부부 C&Z도 매주 열심히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신앙보다 물질적인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의도가 큰 것 같습니다. 무학으로 겨우 글을 읽는 Z 부인의 성경공부를 도와줄 때 성경 문맥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어 거의 답을 찾아줘야 했습니다. 항상 지진으로 손상되기 전 집의 사진을 보여주며 늘 우는 소리를 합니다. 성경공부를 하면 서 라마즈(이슬람 기도)를 합니다. 이 부부도 참소망되신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황폐화된 도시에서 재난촌 주민들로 채워지고 있는 현지 지역 교회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재난 캠프 다수의 사람들이 주일마다 지역 교회에 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입니다. 지진 전 6, 7명 정도 모이던 교회가 지금은 3, 40명 정도로 캠프에서 온 사람들로 꽉 들어차 예배를 드립니다. 협소하고 시설과 장비도 미비한 교회이지만 복음과 구원의 메시지에 반응하여 여기 저기 눈물 흘리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 나라가 저희 것 " (마5:3)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캠프촌에서 이뤄짐을 봅니다. 기존 전통 종교에 묶인 단단한 바위를 깨뜨리며 속에 감춰져 있던 하늘의 보화를 드러내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2.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 지원
2월 지진 직후는 아직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수 많은 텐트와 매트 그리고 방한용품과 긴급구호 물품들을 제공하면서 지진지역 구호사역을 시작했었습니다. 튀르키예인들이 당하고 있는 고난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지금까지 힘을 다하게 하셨습니다.
이제는 구호의 시즌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하며 새로운 관계의 시즌으로 넘어가고있습니다. 그동안 만났던 현지인들 중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매월 소액의 장학금을 1년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3. 국내 튀르키예 지진 피해민 지원 (의정부 안디옥열방교회)
튀르키예에서 평범했던 J와 그의 가족
J는 튀르키예에서 여차여차한 이유로 살해 협박을 받다가 한국으로 도피하여 난민신청한 튀르키예인입니다. 비록 안전하게 우리나라에 피신해서 들어왔으나 난민 신청이후 지금까지 튀르키예에 홀로 남겨진 아내와 네 딸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일찍부터 잠을 설치고 찾아간 용역사무실에서 일거리 찾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거의 빈손으로 되돌아오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중, 금년 2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튀르키예 동남부를 강타한 엄청난 대지진은 그 지역 모든 주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습니다. 수만 명의 사망자에다가 살을 에는 듯한 살인적 추위 속에서 집을 잃어버리고 계속되는 여진의 불안과 두려움으로 길거리 임시천막에서 살아가는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만들었습니다.
그들 중 하나가 바로 J의 가족이었습니다. 강진 발생 후 초기 통신두절로 노심초사하며 발만 동동 구르며, 가족의 생사를 알아내지도 못한 채 주일에 교회로 찾아와 기도를 부탁하며 도와달라고 애원하던 간절한 표정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교회의 도움으로 J는 튀르키예로 가서 그의 가족 5명 모두 손수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특수작전을 방불케 하는 일이었습니다.
J 가족이 국내에 도착하면서 만난 뜻하지 않는 복병
우리나라에 무사히 도착한 J와 그의 아내 그리고 어린 딸 네 명은 이제 오래오래 잘 사는 일만 남았는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는 복병을 만났습니다.
J는 가족을 위해 방 두 개짜리 반지하 집을 미리 잡아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쪽저쪽에서 기증하고 보내주신 가구들로 가족들이 살아갈 집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또 당근 마켓에서 나눔과 싼 가격으로 모자라던 가구들도 채웠습니다.
한편, 초등학교 나이에 있던 두 딸은 바로 인근 학교로 입학시켜서 보내기 시작했고, 큰딸은 인근 중학교로 편입을 준비하면서 국내에서 적응을 준비하려던 중 J의 아내에게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든 가족이 단 한마디의 한국어도 모르고, 오직 남편의 간헐적 막일로 번 재정으로만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들이 스트레스로 나타나면서 평소 편두통으로 고생하던 아내를 극도의 불안 장애로 몰고 갔습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 안 통하는 언어, 입에 맞지 않는 음식들, 애들이 아파도 의료 보험이 없는 여기에서 끊임없는 필요할 것 같은 재정들... 모든 것이 그녀를 견딜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다시 튀르키예로 귀국을 결정한 J의 아내
결국, 안타까운 일이지만, 남편만 남기로 하고 어렵게 데리고 온 아내와 네 딸 모두는 다시 튀르키예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어렵게 들어와 정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여진이 계속되는 튀르키예로 돌아가기로 한 것은 그들의 국내 적응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 추신 :
의정부 안디옥열방교회(김요셉 목사)는 경기도 북부에 흩어져 있는 튀르키예인 공동체이다. (사)국제민간교류협회는 J의 부인과 4 자녀들이 튀르키예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항공료 전액과 현지 재정착하는데 필요한 초기 생활비로 5백만원을 지원하였다.
* 함께 기도해주세요.
J와 그 가족이 모든 역경 속에서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게 하시며, 공동체 사랑 속에서 주님을 발견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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