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럼/황호상 5

기다림(Waiting)은 낭비(Waste)가 아니다 (2024년 늦은 여름)

2024년 늦은 여름 묵상“기다림(Waiting)은 낭비(Waste)가 아니다!” 한 번이라도 교회에 흔적을 남기고 어떤 연유든 떠난 이들을 잊지 않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이 사역자의 마음인데 막상 기도가 현실이 되어 수년 동안 떠난 이들이 교회에 찾아올 때면 당황스러운 기쁨으로 놀래키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미소가 절로 나는 요즘이다. 수련회를 통해서 은혜를 경험하고 교회를 꾸준히 나왔음에도 점차 교회에서 멀어지다 떠난 자매가 돌아온 것이 꿈같다. 알고 보니 남편의 빚 문제로 주말에도 빠듯하게 일을 해야 해서 교회를 나오지 못했다며 눈물을 훔친다. 남편의 사업으로 인해 비슷한 재정 문제로 그동안 힘들었다며 때문에 집까지 전라도로 옮겨져 교회를 올 수 없었다고 못 다한 말을 눈물로 쏟아놓는 자매. 오랜 기간..

컬 럼/황호상 2024.09.16

지옥 같은 거짓사랑을 벗어나 실체의 사랑으로 (2024. 3월)

“지옥 같은 거짓사랑을 벗어나 실체의 사랑으로”  C.S. 루이스는 “천국을 제외하고 사랑의 모든 위험과 동요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할 수 있는 장소는 지옥뿐이다.”라고 말했다. 진짜 사랑을 하면서 상처받지 않을 길이 있나? 사랑하면서 어떻게 불편함을 피할 수 있나? 대가없는 사랑? 그것은 ‘지옥 같이 안전한 거짓사랑’일 것이다. 사랑하는 방식을 그다지 자연스럽게 배우지 못했고,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사랑을 해보려니 어색하다. 그런데 교우들을 사랑하라고 부름 받은 교회의 목회자이고, 아내와 자녀를 사랑해야하는 남편이자 아빠인 내가 그 부자연스러운 사랑을 하려니 어떨 때는 당황스럽다. 사랑은 어렵고 진흙탕 그 자체다. 사역자로 부름 받았기에 죄가 아닌 이상 교우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다. 내..

컬 럼/황호상 2024.04.10

작고 조용한 삶으로의 야망 (2023년 가을)

2023년 가을 묵상 황호상 작고 조용한 삶으로의 야망  세상은 ‘크기’로 우리의 가치를 정의하려고 하지만, 결국 크기로 행복과 성공을 정의하는 세상과 우리 자신도 우주 전체와 역사 전체에 비하면 너무나 작다는 것을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를 촬영하여 실제로 입증했다. 그의 유명한 글 “창백한 푸른 점”(우주에서 내려다 본 지구가 한 개의 점이라는 의미)에서 그는 말한다. “저 점(지구)을 다시 보세요. 여기 있습니다. 그게 우리의 집이에요. 그게 우리에요.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 당신이 들어본 모든 사람, 존재했던 모든 인간이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데올로기, 경제 교리들, 모든 영웅과 겁쟁이, 모든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모든 왕과 농민..

컬 럼/황호상 2023.11.18

주님의 통제 안으로 들어가는 자기통제의 상실 (2023년 여름)

2023년 여름 묵상  주님의 통제 안으로 들어가는 자기통제의 상실 다른 누구보다 사역자인 나 자신이 절실하고, 깨어진 마음은 좀처럼 아물지 않아 줄줄 새고 있는 구멍들을 메울 수 없어, 그저 말씀과 기도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채 그 흐르는 물에 적셔져 있고 싶을 뿐이었다.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보다는 그저 어찌할 바를 모르기에 기도했다. 그렇게 새벽에 홀로 기도하며 교우들과의 아침묵상은 계속되었다.  그래서 달라진 것이 있나? 달라진 게 있다면 이상하게도 불편한(?) 문제들이 불쑥 혹은 계속 찾아오고 있는 거다. 적어도 내가 떠안고 있는 문제들이 해결되진 않더라도 문제들에 함몰되고 싶지는 않은 것이 당연지사이고, 대부분 원하는 것은 물 위에 배가 뜨는 것이지, 배 안에 물이 차오르는 것이 아니다. ..

컬 럼/황호상 2023.10.09

신학을 교정하시는 하나님의 자비 (황호상 2021년 9월)

2021년 9월, 선교묵상신학을 교정하시는 하나님의 자비 희년국제선교교회  황호상 목사  주일마다 설교를 통해 하나님을 아는 지식(거룩하심, 불변하심, 영원하심, 무한하심 등등)을 계속 배워가고 있다. 세상은 전쟁과 온갖 소문으로 난리인데 이러한 때에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진 ‘지식’이 아닌 가 할 수 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난의 때에야말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절실하다는 것을 성경과 역사가 가르쳐준다. 작년에 로마서 강해를 시작하면서 로마서의 역사적 배경을 살피던 중에 서신을 받은 로마교회 성도들이 고난에 처했다는 사실이 새로이 다가왔다. 로마서는 흔히 기독교의 진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매우 신학적인 책으로 여겨지지만 그러한 ‘신학’(신학이 원천적으로 ‘하나님을 배우는 지식’이기에)이 고난 속에서 고난..

컬 럼/황호상 202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