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국제선교교회(2대 황호상 2011~)

2023년 여름 희년국제선교교회 소식

희년선교회 2023. 7. 6. 22:14

‘인력’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따뜻한 봄을 지나 이제 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는데도 올 봄부터 저희 교회당이 위치한 마석가구공단은 쌀쌀한 기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법부무가 미등록 외국인 감축 5개년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올 초부터 대규모 합동단속이 시작되었고, 단속이 시작되면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 중에서도 끝에 내몰린 추방된 자들의 공간인 마석 일대가 타겟이 되는 것은 늘 정해진 수순입니다. 근래에 우리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던 록실 자매도 연행되어 강제추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식탁에 올라오는 농어장의 먹거리들은 한국인들이 할 수 없는 고된 노동을 대체한 대다수의 미등록 외국인 인력으로부터 공급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이제 한국의 경제활동인구를 위해 외국인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정주화는 기필코 반대한다며 허용한 단기 체류로 인해 현장에서 외치는 숙련된 인력의 부족의 고충을 외면한 채, 그리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발생할 수밖에 구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논의와 대안을 덮어둔 채 단속의 실적을 올리겠다는 정책은 아쉬운 처사입니다. 

긴장감 속에서도 어찌되었든 이들도 단순한 ‘인력’이 아닌 결국 ‘인간’이기에 일상의 삶을 누릴 권리와 자유가 있습니다. 기계적인 고된 노동과 갑갑한 일상을 벗어나 교우들과 올해 첫 아웃팅을 자라섬 꽃 축제에서 가졌습니다. 때마침 정기장.김영은 집사님가정의 가정의 달 특별후원으로 버스대절 지원을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매 봄마다 열리는 필리핀인들의 큰 행사가 독립기념일과 농구리그입니다. 농구리그는 지역별로 리그가 있을 정도로 큰 행사인데 마석 지역에서는 200여명 필리핀인들이 주체가 되어 했습니다. 오프닝 행사를 위한 대표기도를 부탁받은 저는 교우들과 이웃사랑과 전도의 기회를 삼아 교우들이 손수 만든 샌드위치와 음료를 준비해서 참석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저는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참된 안식과 즐거움을 위해 기도해주었습니다. 

 

 

필리핀 농구리그 모임, 오프닝 기도

 

이별, 만남, 깜짝 선물

 

타국에서 경험하는 슬픔 중의 하나는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인데 특별히  사랑하는 부모와 형제가 작고했을 때 장례에도 함께 하지 못하는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시작한 것은 온라인 위로예배로 현지가족들에게 말씀과 기도로 슬픔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제니퍼자매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와 삼촌을 3주 안에 모두 잃었고, 고도형제는 아버지를 잃어 위로예배로 함께 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필리핀 현지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의 친인척들과도 함께 할 수 있으니 특별한 거 같습니다. 

 

이별도 있지만 기쁜 만남, 그것도 눈물겨운 기쁜(?) 만남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자주 나오진 못하지만 원년멤버나 마찬가지인 아가형제가 있습니다. 제가 교회에 부임했을 때는 얼마 되지 않아 아내 주비 자매가 필리핀에 출국을 했는데 아가형제는 알콜중독으로 아내와 자주 다투었고, 여전히 알콜중독으로 교회에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사라집니다. 얼마 전 주일에 교회 처음 방문한 엄마와 이쁜 아이를 만났는데 알고보니 아가형제의 딸이 어른이 되어 딸과 함께 아빠를 보러 한국에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4살 때 아빠가 한국으로 떠나고 30년 만에 만났다면서 30년 동안 아버지가 한국에서 벌어서 보내준 돈으로 학교를 다니고 결혼까지 했다면서 이제 미국으로 가서 살게 되었는데 그 전에 아빠를 보러 왔다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깜짝 선물 같은 만남도 있었습니다. 장애인 자립을 위해 굿윌스토어에서 사목으로 사역하고 계신 서진교목사님의 소개로 광염교회 최준목사님과 교제를 하게 되었는데, 저희 교회의 아이가 있는 3가정을 위한 장보기 지원과 교우들을 위한 라면과 스팸 선물을 지원해주시로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서 정성진.이희선집사님 내외분께서 마석까지 직접 오셔서 목사님과 함께 마트에서 장보기와 운반까지 기쁨으로 섬겨주셨습니다. 

 

저희 교회를 위해서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 해주시는 BMR 평후사의 임원이신 박용식 집사님과 이현주 집사님께서 격려를 해주시기 위해 일부러 교회를 찾아주셨습니다. 심신이 지쳐있던 저에게 맛있는 식사와 차를 대접해주시고 두 분과의 교제 속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외국인 나그네를 통해 거룩의 사랑을 배워가고 있는 저에게 ‘발달장애인 자녀’야말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나그네’라는 확신을 자녀를 통해 몸소 경험하신 이현주 집사님을 통해 전해들은 저는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외국인 나그네와 장애인이 별개의 대상이 아니고 동일하게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나그네라는 사실은 저에게 나그네 사역의 소명을 재확인시켜주며 계속해서 사랑으로 거룩을 이루어가라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아가형제와 딸과 손녀. 맨 앞 오른쪽 3명
광염교회 최준목사님과 정성진.이희선집사님 내외 그리고 아이들 가정

 

가족 소식

 

겸비는 왼쪽 무릎 슬개골 탈구로 통 깁스 한 이후 3개월 만에 재검사를 했는데 뼈가 아직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임을 확인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직 성장기이고 여러 가능성이 있으니 2달 정도의 재활 후 경과를 통해 수술이나 다른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보기보다 수줍음이 많아서 남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겸비가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인생에서 필요한 상호의존과 겸손을 배우는 거 같습니다. 

 

겸비와 저녁마다 함께 책읽기로 ‘모비딕’을 거의 3분의 2를 읽었는데 우리 인생여정이 고래잡이를 위해 떠나는 항해와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장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 배와 바람에 몸을 맡기고 기대와 설렘 그리고 두려움이 동반한 여행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 속에 비록 예측 불허한 항해일지라도 예기치 못한 하나님의 신비한 호의를 더 많이 받고 있음을 경험합니다. 그것은 마치 배에서 일을 하는 선원이 오히려 삯을 받고, 승객은 오히려 돈을 내는 것, 고생하는 선원은 오히려 앞에서 가장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선장은 선원이 내뱉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유위는 각성과 소리치는 상태가 심해져서 약을 바꾸어 가며 경과를 보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약의 효과가 나타나는 거 같습니다. 약으로 인해 체중이 늘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대로 짧은 기간에 체중이 많이 느는 부작용도 보이긴 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울 때면 이전보다 인지는 생기는데 말을 못하는 답답함을 우는 걸로 표현하는 거 같습니다. 그럴 땐 유위의 마음을 헤아려서 유위가 하고 싶은 말을 예상해서 대신 말을 가르쳐서 따라하도록 해보지만 그것도 성에 차지는 않습니다. 유위를 보면 실화를 바탕으로 출판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우리는 오롯이 이해할 수 없어도 오롯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유위를 통해 제가 경험하는 복은 셀 수 없이 많지만 특별히 무엇이 진짜 사랑인지도 모르던 제가 이해와 조건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헤세드 사랑을 더 많이 배울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그 하나님의 사랑이야말로 저를 지루할 틈 없이 자주 놀라게 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저와 우리 교우들이 훗날 성경을 열심히 배운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그분의 말씀을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기에 그분의 몸 된 교회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이웃을 진실하게 사랑하는 자들이 되어서, 다른 건 몰라도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실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종국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 주께서는 우리가 그동안 보았던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만들어버릴 만큼, 우리가 전혀 보지도 듣지도 상상도 못한 것을 예비하셨다는 약속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보게 될 걸 소망하면서 말입니다(고전 2:9). 

 
겸비 병원에서 진료후

감사 및 기도제목

1. 설교와 함께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서울 신길에 주님의교회 황호성 목사님과 강시아 사모님과 교우분들의 큰 사랑과 섬김에 감사합니다. 동역자분들의 정기 후원으로 오래된 교회 노트북을 새로 교체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남서울평촌교회 의료팀의 변함없는 사랑의 손길과 출구전략없이 조건없이 쏟아 붓는 사랑의 허비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한결같이 보여주시는 모든 동역자분들의 사랑과 기도, 그리고 참 사랑이 뭔지도 모르던 자를 사랑을 배우며 사랑하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 교우들과 시편으로 하는 새벽 중보모임과 아침묵상 속에서 각 개인의 숨은 죄를 계속해서 다루시고 회복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도록. 황호상 목사가 자기통제를 상실하고 주님의 통제와 주도하심 속에서 매일 주께서 인도하시는 만큼 순종하는 기쁨과 평안을 누리며 살도록. 겸비(중2)의 무릎 슬개골이 재활 기간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유위(초3)의 인지와 발화가 같이 좋아지도록. 이나연 사모가 코로나 재감염으로 기운이 없고 미각, 후각의 회복이 더딘데 속히 회복하도록. 

 

 

후원계좌: 1) 국민은행 678501-01-272048 황호상

                2) 국민은행 435001-01-159548 사)국제민간교류협회

 

* 기존 교회 후원계좌 1)외에 혹시 후원금에 대한 세금공제를 원하시면 희년선교회 법인계좌 2)로 송금 후 반드시 담당자에게 연락주셔서 필요한 개인정보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jubileekorea@hanmail.net 또는 02-858-7829). 그러면 내달 10일에 저희 기존 교회후원 계좌 1)로 송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