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국제선교교회(2대 황호상 2011~)

2023년 가을 희년국제선교교회 소식

희년선교회 2023. 11. 18. 11:21

2023년 가을 희년국제선교교회 소식

 

황호상

세상에서의 크기가 아니라 주님의 크심 안에서 

 

추석 수련회를 앞두고 이웃들을 초청하고 사전에 접수를 하여 38명의 성인들과 5명의 아이들, 저희 한국인 가족까지 하면 거의 50명에 달하는 분들이 모여 모든 것에 풍성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많은 참석자로 인해 식사와 간식 준비가 고생이었지만 교우들이 기쁨으로 준비하였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따로 선물과 게임으로 섬기기도 했습니다. 매년 설날수련회는 기존 멤버들을 중심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성격이라면 추석수련회는 이웃들을 초청하여 복음을 다채로운 주제로 전합니다. 이번에는 “위대함 이상의 더 나은 삶”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복음과 복음의 합당한 삶을 다루었습니다. 이번 묵상에서 나누었지만 ‘사이즈(크기)’로 행복과 성공을 정의하는 이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작기에, 세상의 기준으로는 우리에게 우리 인생의 가치에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우리를 만드셨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크심’ 속에서 발견해야함을 배웠습니다. 

 

시편 139편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주님께서 출생 전부터 두렵고 놀랍도록 치밀하게 디자인 하시고 마치 뜨개질 하듯이 주님의 손으로 세심하게 지으셨다는 진리를 전할 때는 장애를 가진 유위를 떠올리며 우리 인생이 결코 사고나 무작위가 아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인 창조주의 손에 의해 지어진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존귀한 형상임을 믿음으로 눈물과 함께 고백하는 시간이었고 청중도 함께 눈물로 ‘아멘’하였습니다. 특별히 처음 참석하는 이들 중에 ‘레띠’라는 자매는 세 번이나 사별을 경험한 과부로 적잖은 나이에 최근에 입국해서 참석하게 되었는데 평탄치 않은 자신의 인생이 작가이신 하나님의 더 큰 이야기 속에 자리하고 있고 결국 그리스도 안에서라면 영광으로 끝날 것을 알게 된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세미나 후에 풍성한 저녁식사 교제와 다음 날에 서울 숲과 하늘 공원 나들이 그리고 한강공원에서의 선상에서의 저녁식사를 하며 쉼을 만끽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후원해주신 선물을 전달하며 기쁨과 감사가 배가 되어 수련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추석 세미나 후 사진)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부요하게 거하도록

 

죽음을 앞둘 때 어쩌면 가장 원하고 가장 중대한 일을 하고 싶을 터인데 놀랍게도 예수께서 임박한 십자가의 죽음의 위기 속에서 하신 일이 매일 성전에서 가르치신 일이었고 모든 백성들은 이른 아침에 그분의 말씀을 들으러 성전에 나왔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눅 21:37-38). 누가복음을 매일 가르치는 중에 그 본문을 보며 아침마다 교우들과 말씀을 배워가는 것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적은 수이지만 예상 못한 교우들이 아침에 말씀을 듣기 위해 하나 둘 더 모여들고, 최근에 꾸준히 아침 모임에도 오고 주일도 열심인 고도형제의 조용한 변화는 공동체에는 자극을, 그리고 말씀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보게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늘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두려움과 공포 속에 말문이 막힌 채 살아왔고, 아버지의 죽음은 그와 형제들에게는 하나도 슬프지 않았고 오히려 아버지의 기억과 흔적을 지우고 싶어 집을 다 불태우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성장 배경 때문에 늘 과묵하고 부끄러워 말을 못하는 성격이 되어버린 그 형제가 요즘 말문이 트였습니다. 복음을 나누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고, 주일예배로는 충분하지 않고 매일 말씀을 배우기에 힘써야한다며 교우들을 격려하고 있다니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말씀을 가르치면서 마음 한편에 말씀을 배우려면 말씀을 이해해야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몇몇 교우들을 늘 보면서 계속 영어(ESV버젼)-따갈로그 대조성경을 구해야겠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특히 ESV-따갈로그 성경은 구하기도 어려운데 어렵게 발견했건만 안타깝게도 절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필리핀 성서공회에 재출판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저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40권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형제 중 한명은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감격스러워하던지! 부족하지만 예배순서도 조금씩 따갈로그어로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리더들을 훈련하는 목적도 있지만 언어소통을 염두하고 주일 오후 교리공부를 집사들이 따갈로그어로 인도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일 오후 남성 그룹 교리공부모습)

 

 

얼마 전 쉐르형제와 캔디스자매 부부(아들 아담이)가 필리핀에 돌아간다는 말을 꺼냈을 때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아들 아담이가 유위와 비슷하게 상호성 결핍을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로 뛰어난 암기력과 모방능력이 있는 고기능 자폐가 의심되어 장래를 위해서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명절 수련회에 참석하고서 은혜를 경험한 것이 계기가 되어 교회에 꾸준히 출석한지가 거의 2년이 되어가고 있던 차였고 때가 되면 세례교육도 계획했었는데 이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매번 떠나는 교우들이 건강한 지역교회에 정착하는 문제를 고민하듯이 이 가정도 떠나기 전 어떻게 건강한 교회를 찾을지를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교회당을 찾기도 힘들고 신실한 복음이 전파되는 교회를 찾기는 더욱 힘든 현지상황을 아는 저로서는 이 부부와 함께 단순한 복음을 다시 점검하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함께 계속 구하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펜데믹 때 백신 부작용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함께 기도하고 돌보면서 기적적으로 치료된 부정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던 떼미형제도 퇴직금이 해결되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떨쳐낼 수 없는 마음의 짐, 교회! 

 

수련회 이후 집사들과 성경공부를 하면서 그 중 한 명이 ‘목사님,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믿는 성도들의 모임이 교회이고 우리 자신이 교회라고 했잖아요.’라고 하면서 ‘고향에 돌아가면 교회가 그곳에 없더라도 성도인 우리 각 사람이 교회이고 말씀으로 교회가 세워지는 게 아니에요?’고 하는데 뭔가 모르는 희열이 솟아올랐습니다. 정말 교회가 세워진다는 것이 각 성도가 말씀으로 성장하고 세워지는 것임을 보고 싶습니다. 필리핀 고향에 돌아가는 교우들 한명 한명이 교회가 된다면! 그러기 위해서 주빌리교회 성도들 안에 그리스도의 말씀이 부요하게 거해야겠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안에 풍성히 거하게 하십시오.”(골 3:16) 

 

(쉐르형제. 캔디스자매. 아담 가족과 복음을 나누고 마지막 식사 교제)
 

가족 소식

 

겸비가 수개월의 재활을 통해 이탈한 왼쪽 무릎 슬개골이 제 자리에 돌아오기를 기도했지만 경과는 별로 달라진 게 없고 오른쪽 슬개골까지도 탈골이 되어있는 상태라며 수술을 권유받게 되어 낙심이 되었습니다. 수술이 최선일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하고 우선 서울대병원에서 진료예약을 해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겸비가 쓴 글을 줄여서 아래 남겨봅니다.  

 

“오랜 시간동안 아파오면서 복잡한 감정들을 많이 느꼈다. 처음에는 마냥 빨리 회복될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호전되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슬픔과 실망을 낳을 뿐이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다는 마음, 그리고 또래 친구들이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을 느껴 자주 울었다... 그러나 이런 아픔이 나를 성장하게 만들었다.... 아픔을 통해 구름과 안개에 가려져 있었던 산이 이제는 맑게 보인다. 예전에는 수술하는 사람들 그리고 장애인들을 보며 ‘아프겠다’, ‘힘들겠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을 마음을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공감해줄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거 같다.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힘들어했는데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고 도움을 받고 살아야 함을 배웠다. 하나님만이 나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신다는 것, 기도와 말씀이 아침의 루틴이지만 말씀과 기도를 깊이하고 시작하는 날과 그렇지 않았던 날의 차이는 확연했다... 세상의 소외된 구석구석의 부분까지도 의식하게 되었고 그들을 위해 일을 하고 싶어졌다... 아픔을 통해 변화되고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것,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분들과 가족들이 있어 감사하고 하나님의 자녀인 것이 감사하다. 이것들로 난 충분하다.” 

 

유위는 조금 진정이 된듯하다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배운 건지 뜬금없이 순식간에 사람을 밀고 물건을 던지는 공격적인 증상들을 보입니다. 심각하고 위험한 행동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혼을 내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들의 심각성을 모르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귀염계’(미모로 다른 사람들을 홀리는 ‘미인계’가 있듯이, 귀여움으로 가족을 홀린다는 뜻에서 만든 우리만의 신조어)를 쓰면 식구들은 무장 해제를 당합니다. 멀리 집밖에서도 선명히 들릴 정도로 시원한 창법(?)을 구사하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은 마이크 필요 없을 정도로 목소리가 쩌렁했던 아빠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체격이 좋아지면서 힘도 세지는 거 같습니다. 

 

밤중에 누워있다 문득 유위가 우리 교회를 온전케 하는 퍼즐 조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자의 말처럼 ‘장애인이 없는 교회가 장애교회다’라는 정도는 아니어도 다양한 지체들이 모인 유기적인 연합으로서의 교회를 드러내는데 있어서는 유위가 그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위로 인해 혼란스럽고 길을 잃은 줄 알았는데 유위로 인해 비로소 더 성경이 말하는 교회가 되어가는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무지했던 과거에는 보다 성경에 신실한 신앙의 내용과 잘 가르치고 배우면 성경적인 교회가 될 줄 알았는데 장애인인 유위가 우리 곁에 있음으로 인해 몸의 각 부분이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듯이 몸으로서의 교회는 우리 모두가 같아서가 아니라 다름 속에서 하나이고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유위는 교회의 실천신학입니다! 

 

 

감사 및 기도제목

 

1. 사랑은 끝이 없고 항상 소망하는 것, 재정은 비축이 아니라 나눔이 목적이고 주는 것이 더 복됨을 늘 몸소 보여주시는 모든 동역자분들의 과분한 사랑과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것에 풍성한 추석수련회를 위한 목적으로 후원해주신 정기장 집사님, 이효군집사님, 김경희권사님, 희년선교회 감사드립니다. 조건없이 사랑을 전해주신 정종철,서지원집사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사역 나눔을 통해 더욱 열의를 다해 섬겨주신 남서울평촌교회와 의료팀, 말씀을 통해 서로 교제할 기회를 주시고 풍성한 식사와 선물로 섬겨주신 풍성한교회 김기수목사님과 교우분들, 청년부의 연보에도 감사를 전합니다.  

 

2. 영어-따갈로그 성경에 출석 성도들의 개인 구입을 제외한 80여만의 후원이 채워지도록(10권의 여분 성경 35만원, 국제배송비 45만원). 귀국한 아쉐르.캔디스 가정이 건강한 지역교회와 연결되도록. 떼미형제의 체불 퇴직금이 해결되도록, 겸비가 수술 아닌 치료책을 찾을 수 있도록, 유위의 인지와 발화가 진전이 있도록, 이나연 사모가 지혜와 온유함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황호상 선교사 사역을 재정비하고 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후원계좌: 1) 국민은행 678501-01-272048 황호상

 

                2) 국민은행 435001-01-159548 사)국제민간교류협회

 

* 기존 교회 후원계좌 1)외에 혹시 후원금에 대한 세금공제를 원하시면,

희년선교회 법인계좌 2)로 송금 후 반드시 담당자에게 연락주셔서 필요한 개인정보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jubileekorea@hanmail.net 또는 02-858-7829). 그러면 내달 10일에 저희 기존 교회후원 계좌 1)로 송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