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슬람의 인사법

아랍 이슬람의 인사법

1. 중동의 인사문화(국제지역정보 제2권 8호, 1998)
2. 아랍의 인사법( 국제지역정보 제2권 18호 1999, 이인섭)
3. 아랍인들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양식(사희만홈피)
4. 아랍인의 제스쳐 유형과 의미(사희만홈피)
5. 꾸란과 하디스 속의 인사(꾸란과 인터넷)
6. 인사말(아랍의 관습과 메너, 전완경)


1.중동의 인사문화

외국인과 처음 만나서 나누는 말은 인사말이다.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외국인과 대화를 시작함과 동시에 첫인상을 갖게 된다. 인사도 크게 보면 예절의 범주에 들어가며 의사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사소통 양식에 포함된다. 인사 예절에서 벗어난 행위는 상대방의 불필요한 오해나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인사 문화는 대화에서 매우 중요하다.

인사문화는 지역과 문화권마다 매우 다양하다. 아랍인들은 안부 인사인 경우 관습적으로 인사를 반복하는데 대개 30초에서 40초에 이르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상대방 가족들의 근황 등을 자세한 부분까지 묻는다.

의사소통방법상 인사는 음성을 매개로 의사를 전달하는 언어적 방법과 손짓, 몸짓, 얼굴표정 등으로 감정이나 의사를 표현하는 비언어적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아랍인들의 비언어적 인사법은 다른 문화권과 비교할 때 독특하다. 예컨대 아랍인은 대화나 인사 중에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에 관한 표시를 나타내려고 할 때가 많으며 외국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인상 지우려 노력한다. 이 때문에 아랍인들은 목청을 돋우어 큰 소리로 말하며 크고 과장된 제스처를 사용한다. 외국인이 보면 그와 같은 태도와 분위기에서 긴박감이나 불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아랍인은 대화 시에 상대방의 눈을 뚫어지도록 주시하거나 상대방의 어깨를 두드리며 팔을 잡거나 얼굴을 바짝 들이대는 등 상대방과 몸을 접촉하면서 대화를 한다. 이러한 접촉을 통한 인사는 특히 오랜만에 친구나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껴안고 양 볼에 입맞춤하는 인사 형태로 나타난다. 재미있는 것은 아랍 사회에서 동성끼리 껴안고 양 볼에 입맞춤하는 것이 허용되지만 이성끼리는 가볍게 악수하는 것으로 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역 및 여러 이유로 아랍지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아랍인들의 이러한 인사문화에 당황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것이 상호 이해의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랍인의 인사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고 동시에 아랍인은 우리에게 경계를 풀고 솔직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주의할 점은 한국인들과는 달리 아랍인들은 허리를 굽히거나 머리를 굽혀 인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랍인들의 종교적 배경에서 관습화된 것으로 절대신 알라 이외에는 허리나 머리를 굽히거나 엎드려 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아랍인에게 왼손을 내밀어서도 안 된다. 이는 「당신의 눈은 흉안이다. 따라서 나는 이와 같이 내 몸을 지켜야 한다」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미신적 배경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에서도 오른손은 선과 행운, 왼손은 악과 불행을 상징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아랍인들은 화장실에서 왼손으로 일을 보기 때문에 왼손을 내미는 것은 결례라고 하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끝으로 아랍인들은 아랍어로 ‘앗쌀라무 알라이쿰 와라흐마툴라히 와바라카트후’(당신에게 평화와 신의 자비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라고 인사를 하면서 약간 몸을 숙이며 손을 가슴에 얹는 제스처를 취하는데 이는 정중한 인사로 「당신은 항상 나의 마음속에, 내가 말하는 이야기와 나의 생각 속에 있다」라는 의미를 전한다. 이러한 인사법을 인사 또는 고마움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행할 때 아랍인들과 보다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언어적 인사법에는 여러 표현이 있겠지만 아랍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에는 ‘인샤알라’(신이 원하신다면)라는 표현이 있다. 아랍인들은 미래의 일에 대해 언급할 때 이 표현을 규범적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나는 내일 차를 갖게 될 거야, 인샤알라」라는 말은 ‘내일 차를 갖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거야. 그러나 이 일이 이루어질지는 알라만이 아신다’ 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무슬림들은 오직 알라만이 미래의 일을 알고 주관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이 표현은 다분히 종교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외국인들에게는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 아랍인들은 시간과 약속개념이 약한데 약속을 못 지키거나 시간을 어길 때 이 표현이 책임을 회피나 핑계의 수단으로 외국인들은 인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국문화원에서 한 아랍 여학생이 책을 복사하기 위해서 책을 대출받으려고 했다. 영국인 직원이 ‘언제 책을 반납하겠냐고’ 묻자 여학생은 ‘30분 안에 돌려주겠노라고’ 말하면서 ‘인샤알라’라 말했다. 영국인 직원은 반색을 하면서 ‘인샤알라’라고 말하는 의도는 뭐냐고 말하면서 ‘오늘 내로 반납하라’고 말했다. 결국 그 아랍 여학생은 10분 만에 책을 돌려줬다. 이 일화는 외국인이 이 표현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들이 아랍세계를 왕래하면서 아랍인과 약속을 할 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바로 ‘인샤알라’ 이다. 아랍인이 약속을 지킬지 안 지킬지는 알라의 뜻이기 때문에 약속의 성사에 대해 회의를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표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는다면 부정적인 생각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인샤알라’라는 표현은 이슬람 전통에 의해 전해내려 왔다. 이슬람을 따르지 않았던 불신자들이 사도 무함마드의 믿음과 정직함을 시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졌다. 첫째, 인간 영혼의 속성은 무엇이며 둘째, 출생과 죽음의 시기는 언제인가? 문맹자인 무함마드에게 이러한 질문들은 아마도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이었을 것이다. 무함마드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는 거짓말쟁이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무함마드는 즉각 대답을 못했다. 그 다음 날에도 대답은 없었다. 마침내 3일째 되는 날에 그는 천사 ‘가브리엘’에 의해 알라로부터 ‘인샤알라’라는 대답을 얻었던 것이다. 비록 이러한 이야기가 구전에 의한 전승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 해도 무함마드가 불신자들에게 시험을 받았고 알라로부터 ‘인샤알라’로 대답하도록 계시를 받은 것은 꾸란에 근거한 것이므로 그 의미는 명확하다. 즉 인간영혼의 속성과 죽음의 시기 그리고 미래와 관련된 범사는 인간이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알라만이 답하고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미래의 일이 비록 보잘 것 없더라도 앞으로 일어날 범사는 알라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사실은 이 표현이 단지 알라에게 소망의 성취 여부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자신의 소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랍인들과 인사를 나눌 때 ‘인샤알라’ 표현의 사용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단이 아니라 이슬람의 종교적 특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아야할 것이다. 아랍의 인사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아랍민족의 사회, 문화, 종교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며 언어 구사와 함께 그들과의 접촉 시 원활한 의사소통의 분위기 조성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2. 아랍의 인사법

아랍세계의 인사에는 일정한 방법과 순서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인사의 원칙과 주의할 점 몇 가지를 다루고자 한다.

(1) 인사의 순서

인사를 하는 순서는 어린 사람이 어른에게 먼저 예우를 표하고, 적은 인원의 그룹이 많은 인원의 그룹과 만날 때 적은 수의 사람들이 먼저 인사를 건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원칙을 빼면 대부분은 힘이 더 강한 쪽이 힘이 약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쪽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기동력이 좋은 사람이 느린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총을 가진 사람이 칼을 가진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고, 말을 탄 사람이 당나귀나 노새나 낙타 등을 탄 사람에게 먼저 인사한다. 또 무엇인가를 타고 있는 사람이 걷고 있는 사람에게, 걷고 있는 사람이 앉아 있는 사람에게, 내려가는 사람이 올라가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방인들 사이의 인사에는 예외가 있는데, 한쪽이 여성인 경우에는 남자가 먼저 인사할 수 있지만, 여성이 꼭 답을 할 필요는 없다. 혹, 답을 한다 해도 한마디로 간단히 답을 사거나 표시로 인사할 뿐인데, 이 때 만약 여성이 먼저 인사를 해 오거나, 간단한 인사 이외의 말을 걸면 남자에게 관심이 있거나 정숙치 못한 여성으로 간주된다.

(2) 인사법의 종류

1) 악수

아랍 세계에서 악수는 깨끗한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손에 물이나 기름 등 더러운 것이 묻은 상태에서 악수를 할 때에는 상대에게 손목 위를 잡게 한다. 그렇지만 오른손이 아프거나 사정상 악수를 할 수 없을 때는 부득이하게 왼손으로 악수를 할 수도 있다. 악수는 보통 간단한 인사말을 건낸 다음에 하거나, 악수를 하면서 안부를 물을 수 있다. 또 오랜만에 만난 사람의 경우는 반가움의 표시로 손을 크게 흔들며 악수를 하면서 오랜만이라는 말을 나누기도 한다. 악수를 할 때 앉아서 하거나 손가락만 쭉 뻗는 식의 악수는 거만한 태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악수로 인사할 때 두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는 여성과 악수할 때 남성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는 것이고, 악수를 청했을 때 여성이 손을 내밀지 않아도 실례가 아니다. 둘째는 앞서 언급한 인사의 원칙대로 나이가 적은 사람이 연장자에게 먼저 악수를 청한다. 이런 행동이 우리나라에서는 버릇없는 태도겠지만, 요르단에서는 존경을 표하는 태도이기에 연장자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는 드물다.

아랍세계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나서, 길이나 집을 묻기도 한다. 이때의 악수는 질문을 하기 위한 단순한 예의 절차 정도로 볼 수 있겠다.

2) 포옹

포옹은 보통 가까운 집안 식구나 친척, 친구 간에 하는 인사로 먼저 머리를 오른쪽부터 시작해 왼쪽으로 서로 어긋나게 하는 인사법이다. 이 포옹을 하고서 상대의 어깨에 얼굴을 대거나 서로 뺨을 맞추는 인사를 계속하기도 한다. 이 포옹은 여러 사람 앞에서 하기 때문에 가족이 아닌 남녀 간에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 뺨을 맞추는 인사

일반적으로 가까운 사람들 간에 많이 사용하는 인사법이다. 이런 인사는 가족, 친지, 가까운 친구 사이에 하는데, 서로 오른쪽 뺨을 맞추거나, 상대의 오른쪽 뺨에 입술을 대며 약한 소리가 들리게 '뽀'소리를 내기도 하고, 다음엔 왼쪽을 맞춘다. 이때 반가움의 표현으로 양쪽 볼에 2번 이상 뺨을 맞추며 인사를 하기도 한다. 이런 인사는 주로 오랫동안 못 보았거나, 시험에 합격했을 때, 또는 병이나 어려움에서 벗어났을 경우에 하는 인사다.
또 장례식 같은 위로의 인사를 할 때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상을 당한 가족과 뺨을 맞추어 인사할 수 있다. 이런 인사에서는 다음 두 가지에 주의해야 한다.

첫째, 남녀 간에 이런 인사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서로 결혼을 하지 못하는 대상, 가족에 국한된다.

둘째, 상대방의 입에서 나는 냄새를 맡지 않는다. 또 상대방이 내 쉰 숨을 입이나 코로 받지 않는다. 이것은 서로 병을 옮기는 것을 막고, 나쁜 냄새를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4) 오른손을 들어 인사하는 법

이 인사법은 멀리 있는 사람에게 손바닥을 상대방이 보도록 앞으로 하고, 보통 머리 높이까지 들어서 인사를 하는 방법이다. 이 때 손을 들어 인사하면서 입으로 인사말을 건낼 수도 있다. 이런 인사는 말을 타고 지나가거나, 앉아 있을 때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할 수 있는데 이 때 손을 좌우로 흔들 수도 있다. 보통 친한 사이에 하는 이 인사는 여성에게 했을 경우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여성에겐 피하는 것이 좋다.

5) 목례 또는 허리를 굽혀 하는 인사

목례는 보통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하는 인사이거나, 인사하는 사람 자신이 상대방의 지위에 감히 이를 수 없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 인사를 받는 사람이 모임의 가장 윗사람임을 뜻한다.

6) 가슴에 손을 얹어 하는 인사

이 인사는 오른손을 가슴 가운데 댄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인사 방법이다. 이 인사를 한 뒤에 연소자가 연장자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다른 인사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

7) 눈썹으로 표하는 인사

이 인사는 여럿이 모인 공식적인 자리 - 강의, 회의 등 - 에 들어갔을 때, 일일이 인사를 나눌 수 없는 분위기에서 눈썹을 약간 위로 치켜뜨면서 인사말을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리는 방법이다. 이 인사의 답은 고개를 약간 숙여 주면 된다.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다른 회중보다 가깝거나 친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8) 손등에 입을 맞추는 인사

이 인사는 부모나 높은 사람에 대한 존경의 표현인데, 가족이거나 사회적으로 강한 유대감이 있음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자식이 돌아왔을 때, 부모의 오른손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고, 크게 허리를 숙여 손에 입을 맞추고, 그 손을 머리에 올려놓는다. 이런 존경의 인사는 큰 덕을 입은 사람(예를 들어 큰형이나 아저씨 등)에게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엔 부모가 아니면 잘 하지 않는 인사법이다. 원래 이 인사법은 이슬람 이전 시대에 우상을 섬기며,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소원을 빌 때, 우상을 안고서 그 몸 부위에 입 맞추던 것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9) 이마에 입 맞추기

요르단에서 가족들 간에 종종 하는 인사로 축하, 축복, 오랜만의 해후에 대한 반가움의 표시이다. 아버지가 딸에게, 오빠가 나이든 여동생에게, 또는 숙모나 이모 등 혈연관계가 있는 경우에 감사와 존경, 또는 긍지의 표시로 사람 몸 가장 윗부분인 이마에 입을 맞추어 준다. 예를 들어 아들이 시험을 잘 보았을 때, 아들 덕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긍지의 표시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주거나, 여동생이 집안 위신을 세웠을 때 오빠가 이런 인사를 해 줄 수 있다. 또 남자가 다른 남자 이마에 이 인사를 하는 경우는 존경과 감사의 표현이거나, 당신이 나를 용서했거나 허용해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표현이 된다.

 

3. 아랍인들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양식

아랍인들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양식에 대한 예비지식을 통해 아랍인들과의 접촉 시 불필요한 마찰이나 불화를 예방 또는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
아랍인은 대화중에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에 관한 표시를 나타내려고 할 때가 많으며 외국인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인상지우려 노력한다. 이 때문에 아랍인은 목청을 돋구어 큰 목소리로 말하며 크고 과장된 제스처를 사용한다. 비아랍인이 보면 그와 같은 태도와 분위기에서 긴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 역시 아랍인들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양식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또 아랍인은 대화 시에 상대방의 눈을 뚫어지도록 주시하며 상대방의 어깨를 두드리며 팔을 잡거나 얼굴을 바싹 들이대며 대화 상대와의 사이에 몸이 접촉되기를 원한다.

아랍인과의 의사소통에서 이 사적(私的) 공구(空球)에 대한 예비지식이 없을 경우 아랍인과 외국인 사이에는 불쾌감이나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즉 아랍인들은 대화 시에 상대방과 밀착된 상태에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때로는 상대방의 어깨를 두드리며 팔을 잡거나 얼굴을 바싹 들이대고 서로 눈을 꿰뚫어 보게 되고 서로의 입김을 느낄 정도가 된다. ?

이집트의 거리에서 남성끼리 팔짱을 끼고 걷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는 두 사람이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임을 보여주는 이집트 아랍인들의 비언어적 행동 양식이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서양인들은 대화자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화자끼리 서로 몸이 닿는 것을 기피한다. 그래서 미국인과 아랍인이 복도의 한쪽 끝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다른 복도의 끝 쪽에서 이야기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
이집트의 어느 대학에서 영국인 교수가 강의를 하던 중 의자 뒤로 기대어 신바닥을 무심코 학생들에게 내보였다가 학생들의 항의를 받고 본국으로 송환당한 경우는 비언어적 행동이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이러한 제스처가 무슬림 사회에서는 모욕을 뜻하는 것을 영국인 교수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인사법은 문화권마다 다양한데 아랍인들의 인사법을 손동작의 영역에서 소개한 바 있지만 전신 동작을 이용한 인사법은 오랜만에 남자 친구나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하는 껴안고 키스하기(hug and kiss)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한국인들과는 달리 허리를 굽히거나 머리를 굽혀 인사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아랍인들의 종교적 배경에서 관습화된 것으로 절대신 알라 외에는 허리나 머리를 굽히거나 엎드려 절하지 않는 것이다.

아랍인들의 준언어적인 현상으로 자가리드(Zagharid)와 호곡(Suwat)을 들 수 있다. 자가리드는 아랍 여인들이 결혼식서나 희소식을 들었을 때, 혹은 누군가가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올 때 혀놀림을 이용하여 소리를 내는 것으로 기쁨이나 희열을 나타내는 감정 표현이다.

Suwat는 자가리드와 대조적으로 고뇌와 비통함을 신음소리, 호곡 등 음성으로 주로 장례식에 참석한 여인들의 감정 표현을 발성을 통해 나타낸다.

또한 아랍인에게 왼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 이는 앞에서 보았듯이 "당신의 눈은 흉안이다. 따라서 나는 이와 같이 해서 내 몸을 지켜야 한다"( 부적)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미신적 배경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에서도 오른쪽은 선과 행, 왼쪽은 악과 불행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랍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는 특히 여성 중심의 가치 체계에 의해서 이루어지므로 인간이 명예와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여자의 행동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권에서는 동성끼리는 공공연히 껴안고 뺨에 키스를 나누지만 이성끼리는 가볍게 악수하는 정도로 그친다. 부부나 약혼자 또는 친척 여자에게는 껴안고 뺨에 키스할 수 있으나 입술에 키스하는 것도 금한다.

 

4. 아랍인의 제스쳐 유형과 의미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하위 체계 중에서 아랍인들의 의사소통 시 수반되는 몸짓과 손몸 동작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제스처를 무의식적 의사 전달과 '의미 있는' 사회적 제스처로 분류하거나 담화를 강조하는 동작과 담화를 수반하지 않고 사고나 의미를 상징하는 동작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아랍인 중에서도 주로 이집트 아랍인들의 제스처 중에서 무의미한 동작을 제외한 '의미 있는' 동작만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제1형 : 담화를 수반하지 않고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동작

제2형 : 대체로 특정 대화 시에 사용되며 담화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회화적 의미의 동작


4.1 제 1 형 제스처

① 거의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개를 상하로 끄덕이며 동시에 양 눈을 껌벅거린다.
의미 : '예' 또는 '그렇다'를 뜻하는 긍정의 제스처이다.

② ?눈썹을 치켜세우며 입술을 오무리고 치조돌기에 혀를 대어 혀 차는 소리를 낸다. 동시에 머리를 위로 약간 쳐든다.
의미 : '아니오'의 부정을 뚯하는 제스처로서 위와 같이 여러 가지 변형이 있다.

③ 위 ②의 연속 동작으로 흔히 행하여진다. 즉, 집게손가락을 세운 상태에서 손을 눈앞에 올려 좌우로 흔들어댄다.
의미 : 부정을 의미하며 흔히 이 동작과 함께 '아니오'를 뜻하는 아랍어 ?la 가 수반된다.

④ 머리를 옆으로 짧게 재빨리 흔든다. 이때 입은 약간 벌리고 눈썹은 치켜 올린 상태가 된다.
의미 : "말이 안들립니다" 또는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없으며 그 일과 나와는 무관하다"의 뜻이다. 때로는 아랍어의 반문을 뜻하는 na'am의 어휘와 함께 사용된다.

⑤ 한 쪽 손의 엄지 끝과 다른 손가락의 끝을 한데 모아 자신의 가슴 앞에서 손목을 세운다. 즉, 상대방을 향해 손가락의 모양을 피라미드형으로 만들어 보인다.
의미 : "잠깐만 기다려라" 또는 상대방이 재촉할 때 "서두르지 마시오"를 의미한다. 이때 흔히 아랍어의 usbur(참고 기다려라)라는 표현이 뒤따른다.

⑥ 동작 ⑤와 유사하며 피라미드 모양의 손을 서너 번 손목에서부터 상하로 흔들어댄다. 또는 피라미드 모양의 손을 입에 대어 입맞춤 소리를 낸 다음, 위 동작을 하기도 한다.
의미 : "아무개가 아름답다, 또는 매력적이다"를 뜻하거나 "어떤 일이 훌륭히 잘 처리되었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⑦ 팔을 앞으로 뻗어 손은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며 이때 손가락을 한데 붙여 모아 자기 쪽으로 손짓을 한다.
의미 : 손짓으로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사용되는 동작으로서 이때 주의할 점은 한 손가락만을 세워 손짓을 하는 것은 아랍인들에게는 무례한 의미를 갖는 동작이 된다.

⑧ 한쪽 팔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엄지 끝과 집게손가락 끝이 닿으며 나머지 손가락은 세운 모양이 된다. 즉 엄지와 집게의 동작은 원을 이루는 모양이 된다.
의미 : "정확하다" 또는 "완전하다"의 의미로 사용되며 아랍어의 mazbuut ??또는 tamaam 등의 어휘와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⑨ 위 [동작 ⑧]에서 처럼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원을 이루는 모양이 되게 하고, 나머지 세 손가락을 세워 상대방을 향해 가리킨다.
의미 : 위협조나 경고조로 "너 혼날래?", "조심해!"라고 말한다.

⑩ 한쪽 손을 머리 위까지 높이 올렸다가 상대방의 손바닥을 힘껏 내려치며 소리를 낸 다음 꽉 움켜잡는다.
의미 : 대화중 서로의 의견이 일치되었음을 나타내는 공감, 동조의 동작이다. 또는 친구 사이에서 인사를 위한 악수 동작이다.

⑪ 한 쪽 손의 검지를 자신의 양 눈 밑을 번갈아 가리킨다. 이때 min 'aynayya(내 두 눈에 걸어 맹세코)라고 말하기도 한다.
?의미 : 상대의 제의나 부탁 등에 대한 확신과 전적인 동의를 뜻한다.


4.2 제2형 제스쳐

① 가슴 앞에서 양손을 비비며 '손 씻는 동작'을 한 후에 양 손바닥을 위로 향하면서 양팔을 좌우로 멀리 벌린다.
의미 :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또는 "내 잘못이 아니다"의 의미로서 주로 어떤 일에 대한 체념조의 발언이 뒤따른다. 이 동작은 ?khalaas ?(끝났다)라는 표현과 함께 행하여진다.

② 오른 손을 편 채로 왼쪽 가슴에 갖다 댄다. 이때 머리를 약간 앞으로 숙인다.
의미 : ?흔히 la ?shukran(아니오, 고맙습니다)이라는 말과 함께 사양을 나타내거나 ?Aaasif(미안합니다)라는 표현이 수반될 경우 사과를 나타낸다.

③ 오른손 손바닥을 펴서 상대방을 향하여 팔을 들어 올린다.
의미 : 약식의 인사법으로 흔히 salaam(평화)이라는 말이 뒤따른다.

④ 위 동작과 비슷하나 들어 올린 손을 상대방을 향해 쭉 내민다. 특히 이 때 왼손을 사용한다.
의미 : 아랍인들의 미신인 흉안으로부터 재앙을 막는 일종의 부적처럼 사용되는 동작이다. 이때 khamsa fi 'aynak(너의 눈에 다섯 개)라고 말한다.

⑤ 왼쪽 손을 마치 턱수염을 쓰다듬는 것처럼 엄지는 왼쪽 뺨을, 나머지 손가락은 오른쪽 뺨을 스치면서 얼굴 아래쪽으로 당긴다. 손이 턱 끝을 벗어나면 엄지와 다른 손가락들이 맞닿게 되며 이 자세에서 손을 턱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앞으로 쭉 뻗는다. 이 동작은 양손 모두 사용 가능하다. 또는 위 동작과 유사하지만 턱을 짧게 잡아당기고 약간 손을 뻗는 동작도 가능하다.
??의미 : 아름다운 여자를 뜻한다. 이 동작은 말없이도 수행되지만 대개는 여자의 아름다움에 관한 찬사가 뒤따른다.
??

⑥ 턱 끝을 오른손 엄지와 집게 사이에 놓고 잡아당기는 동작이다.
??의미 : 어떤 언행에 대한 부정이나 비난을 뜻하며 흔히 'ayb(수치, 부끄러움)이라는 어휘가 따른다. ?이 동작에서 턱 끝은 아랍인들이 전통적으로 명예나 체면과 동일시하는 턱수염을 상징한다.

⑦ 양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양팔을 크게 위로 벌린다. 이때 머리를 약간 위로 쳐든다.
??의미 : 신의 섭리와 신의 존재를 믿는 아랍인들이 신을 찬미할 때 수반되는 동작으로 흔히 subhaana llaah(신에게 찬미를!)의 구절이 수반된다.

⑧ 집게손가락을 콧등의 중간 부분에 가로 얹는다.
??의미 : 흔히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동작으로서 상대방을 약올리는 의미를 갖는다. ?아랍어 관용구 raghma anf...(...을 무시하여, 상관없이)는 이 제스처의 의미에서 유래한 것이다.
?⑨ 약간 몸을 숙이고 오른 손을 왼쪽 가슴 위에 얹고 그 다음 입술, 이마로 손이 차례로 옮겨가게 한다.
??의미 : 아랍 남성들의 정중한 인사 제스처로서 아랍어의 인사말 Assalaamu 'alaykum wa rahmatu llaahi wa barakaatuh(당신에게 평화와 신의 자비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과 함께 사용되며 "당신은 항상 나의 마음속에, 내가 말하는 이야기와 나의 생각 속에 있다"란 의미를 갖는다.

⑩ [동작 9]와 동일하다. 즉 애정의 중심적 심볼인 가슴에 오른 손을 갖다댄다.
??의미 : 위 [동작 10]의 약식 인사법으로 Assalaamu 'alaykum(당신에게 ?평화를)이란 인사말이 따른다. ?또는 고마움을 표시하는 인사말을 할 때 이 제스처가 행하여 진다.

⑪ 양손 중 한 손을 반쯤 주먹을 쥔 상태에서 집게손가락을 펴서 머리를 가리킨다.
??의미 : 상대방을 경멸하는 동작으로 흔히 "당신은 제 정신이 아니오"란 말이 뒤따른다.
?

⑫ 가슴 앞에서 한 쪽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다음 재빨리 손바닥을 뒤집어 하늘로 향하게 한다. 이때 fi eh?(무슨 일이냐?)라고 말한다.
의미 : 놀라움이나 의문을 표시한다.


5. 꾸란과 하디쓰 속의 인사

4장(니싸아) 86절
“ 너희가 인사를 받았을 때 그보다 겸손히 인사하라 혹은 응대하라. 실로 하나님은 모든 것을 세심히 헤아리시니라.”

(Sahih Bukhari :http://www.usc.edu/cgi-bin/msasearch)


6. 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