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혁명 중이에요
이헌용
아직도 막바지 더위는 여전합니다. 모두 평안하신지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한국이 이뤄낸 경제적 발전을 부러워 하는데 다른 이유로 한국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입니다. 한국이 경제발전을 이루어 선진국에 진입하여서가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들 중 제대로 민주화를 이룬 나라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장서 싸워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사실이 이들을 크게 고무시키고 있습니다.
미얀마 청년들에게 요즘 미얀마 내전 상황 어떤지 물으면, '내전 아니에요 혁명이에요!' 하며 정색합니다. 아웅산 수지 여사의 지도력으로 부분적이나마 이룬 민주화를 경험한 미얀마의 MZ 세대는, 2021년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가장 먼저 극렬히 저항하였습니다. 비폭력 저항에 동참한 동료들이 군부의 무자비한 총격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들은 미얀마 소수민족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연합하여 세운 국민통합정부(NUG)의 저항군인인 인민방위군(Peoples Defence Force)에 가입하기 시작해 이미 수만명이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지난 60년 동안 미얀마를 통치해 온 군부를 정치에서 영구적으로 몰아내고 오랫동안 억압되어 온 여성과 소수 민족을 포함,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연방 민주주의 국가를 이루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2만 6천여 미얀마 노동자들과 유학생들도 혁명에 참여하고 있는 고국의 동료들, 고통스런 상황을 견디고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학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본분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우면서도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을 응원합니다.
버마 공동체도 때마다 닥쳐오는 어려움들을 극복해 내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입니다. 우리에게 동등한 인권(人權)을 부여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신 것과 희년(禧年)의 참된 혁명을 일으키신 예수님을 깊이 알아가는 공동체 되기 소망합니다. 소식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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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들이 한국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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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미얀마에 살던 민뚜 목사의 초등학교 두 자녀는 시민불복종운동으로 인해 지난 2년간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을 이대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작년 말 가족 모두 한국에 입국하였습니다. 가족이 모두 함께 살게 되어 너무 좋지만 좁은 집과 아이들 적응 문제, 비자, 안정되지 않은 삶 그리고 공동체를 위해 틈만 나면 기도의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두 자녀는 SG Korea*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한국어 기초학습을 마친 후 부평 센터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하여(3학년, 6학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갑자기 늘어난 가족과 공동체 모임을 위해 월세 60만원의 조금 더 넓은 집(센터, 복층 원룸)으로 지난 4월2일 이사하였습니다.
* SG Korea (에스지교차문화청년지원센터) : 이주배경 청년들의 개인의 역량과 정서적 필요를 구체적으로 지원함으로서 그들의 잠재력을 계발시켜, 직업과 생활을 통하여 건강한 사회인으로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비영리 민간단체. 가산디지탈역 소재. 대표 남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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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멤버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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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지역에 흩어져 공장 노동자로 일하는 기존 멤버들과 함께 오랜 만에 나들이를 다녀 왔습니다. 살짝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기존 멤버들이 새로 온 민뚜 목사 가족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데리고 남산 타워를 구경 시켜주고 맛있는 식사도 대접하는 한국 생활 '선배' 역할을 톡톡이 해 주었습니다. '가족적인' 분위기로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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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우리들의
새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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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버마 공동체에 새 멤버들이 들어왔습니다. 인천 남동공단과 김포 공단, 멀리는 안산 공단에서 일하는 미얀마 청년들(E-9 고용허가제 근로자) 9명이 부평역에 위치한 저희 센터의 새 회원이 되었습니다.
어느 덧 3개월째 접어든 새 멤버들은 카잉와 자매가 가르치는 한국어 교육에 참여하여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같은 버마인이라는 한가지 이유로, 아무런 댓가 없이 몇년 째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치고 있는, 믿음의 가족 카잉와 자매가 너무도 귀합니다.
한국어 수업이 끝나면 니니리 사모가 준비해 놓은 소박한 음식으로 밥상교제를 시작합니다. 밥 하나 반찬 두 개. 아주 검소한 식탁이지만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노동의 피곤, 내전의 아픈 소식을 잠시 잊고, 친지 가족이 모인 듯 모두 즐겁게 밥을 나눠 먹습니다. 초등학교 딸 둘이 있는 민뚜 목사 가정은 이들이게 고향의 가족처럼 푸근함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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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육신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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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면 민뚜 목사는 찬양과 함께 특별한 '말씀'을 전합니다. 어릴 적부터 불교의 가르침과 가치관으로 무장된 이들에게 직설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보다는 (가끔 그렇게 전하기도 하지만) 성경의 가치관을 담은 이야기로 대화를 풀어 갑니다. 이야기를 전한 후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데 진리를 탐구하는 마음을 가진 몇몇은 대화에 깊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직 수동적인 모습입니다.
요즘은 한국어를 잘 가르쳐 주는 기관이 여기저기 많은데 이렇게 복음을 전하는 곳에 와서 참여하고 있는 것만해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라 생각됩니다. 말씀이 이들을 변화시켜 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이들을 환대하며 항상 즐겁게 맞이하는 민뚜 목사가 참 대견스럽습니다. 버마 민족을 깊이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주께서 이 민족에게 큰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3. 8. 20
이헌용 드림
기도 제목
1) 미얀마에 속히 정치적 평화가 오게 하소서. 한국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들, 미얀마 공동체들이 한 마음으로 평화를 위해 연합하게 하소서
2) 민뚜 목사의 버마인들을 향한 구령의 열정에 성령께서 함께하여 주시고, 민족들을 위한 일에 지혜를 더하여 주소서. 그의 아내 니니리가 미얀마 노동자들의 엄마가 되어 공동체 섬기는 일에 사랑과 믿음으로 충만케 하소서.
3) 카잉와 자매를 위하여 – 버마 공동체 믿음의 첫 열매인 카잉와 자매는 한국어학과에 석사 과정 중에 있는데 공동체를 위해서 주일마다 한국어를 회원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충성된 자매입니다. 학비, 생활비 등 필요한 재정을 공급하여 주시고, 주일 한국어 강의에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하게 하소서.
4) 관계를 유지하며 오랜 기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6명의 기존 회원들이 그동안 꾸준히 들어온 복음에 반응하여 믿음을 갖게 하소서.
5) 새롭게 이전 한 장소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9명의 새 멤버들이 공동체 안에 잘 정착하게 하시고 말씀을 듣고 배우며 서로 관계를 맺어갈 때 예수님을 알게 하소서.
6) 군부의 압제와 폭정에 시달리는 미얀마 젊은이들이 계속 피난처를 찾아 미얀마를 탈출하고 있는데 한국에 오는 미얀마인들을 한국교회가 주의 이름으로 환대하게 하소서.
7) 민뚜 목사 두 자녀(초6, 초 3)의 한국학교 생활과 학업을 위하여. 민뚜 목사가 박사학위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혜 더하여 주소서 (2024.2월 예정)
8) 후원에 감사드리며 월간 정기후원 현황 보고 드립니다 ; 서울영동교회 50, 아시안미션 20, 서울중앙교회 20, 산오름교회 10, 샬롬교회 3
이 사역을 귀히 여겨 후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교회와 여러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편, 엄마와 두 자녀가 한국에 입국하여 함께 생활하게 됨에 따라 현재 민뚜 목사의 가족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여러분께 나눕니다. 낯선 타국에서 오직 하나님을 바라고 있는 이 가족을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3. 8
이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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