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럼/이헌용

이란인 H의 트라우마

희년선교회 2024. 1. 8. 21:57

 

(2024. 1. 2)

란인 H의 트라우마

이헌용

 

이슬람 신도였던 이란인 H 씨는 지인의 소개로 성경을 읽으며 예수를 믿게 되었다 한다.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던 중 종교경찰에 발각, 수감되어 취조와 구타 후  잠시 풀려났다가 또 불려가 취조 ,구타 후 수감. 보석 신청으로 잠시 풀려났지만 매주 경찰서에 가서 얼굴 보이고 서명한 후에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렇게는 계속 살수 없다는 판단에 자유를 찾아 다른 나라로 피신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아내와 아들 남겨둔채 홀로 한국에 피신해왔다.  바로 난민신청을 하였지만 거부되었다. 이란 경찰서에서 취조받은 기록을 증거물로 제출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일까?  결국, 대법원까지 갔지만 패소하였다.

덩치가 큰 H는 보기와 다르게 마음이 여리고 겁이 많았다. 그는 그동안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비자 연장받으러 갈 때마다 두려워했다. 나중에 깨닫게 된 것이지만 종교경찰에 끌려가 받았던 고통스런 경험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그를 겁쟁이로 만들었던 것이다.  소송에 진 H는 크게 낙심하여 더 이상 법적 다툼을 시도해보지 않은채 잠적하여 미등록체류자(불법체류자)가 되었다.

 

그 이후 자꾸 H 가 생각났다. 그를 다시 찾아불러내어 증거가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 미안하지만 나도 모르게 쥐잡듯 취조하였다.  어떻게하든 그를 살려 보려는 마음이 앞섰다.

 

오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신청서류를 접수하였다. 그동안 계속된 난민 소송에 늘 패소해 왔지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굳쎈 마음이 불끈 솟는다. 2024년 새해, 첫 다툼이다!

  

202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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