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공식처럼 따라오는 삶의 어려움 [2003년 1-2월]

희년선교회 2024. 7. 13. 21:19

[2003 1-2월]

 

 

주선미 선교사



크리스마스와 머헨드라


2002년이 홀연히 가고 2003년이 되었다. 그도 벌써 2개월째 되고 있다. 2002년 말 크리스마스가되기 두 주 전에 첫 번째 크리스마스라는 말씀을 하신 영락교회 신기도 목사님 이하 국악부와 여전도회에서 오셔서 창으로 또는 국악 연주로 찬양을 하였는데 매우 특색이 있었고 은혜로웠다. 원래 음악을 좋아하고 특히 타악기를 좋아하니 장고를 칠때 저절로 흥이 났다.

 

그리고 네팔 형제들이 크리스마스란……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한 스킷을 보여 주었다. 고민하며 삶의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사람(싸테 바스넷 분)에게 친구(크리스나 빠우델 분)가 다가와 왜 그러냐 나하고 같이 즐겁게 놀자고 해도 소용없고 예쁜 여자(미투 타망 분)가 와서 유혹해도 관심이 없고 성경 말씀으로 권면하는 전도자(수만 비케이 분)의 말씀도 소용 없더니 한 사나이(얼준 분)가 나타나자 그는 즉각 그 뒤를 따랐다. 그 사나이는 다리를 절며 걸었는데 그 뒤를 따르는 고민하는 주인공도 역시 다리를 절며 걸었다. 다리가 아픈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은 똑같이 다리 아픈 사람이어야 하듯이 우리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성육신하여 오신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라는 메시지가 담긴 연극이었다.

 

1223일에는 머헨드라가 일하다가 다리 뼈가 부러져 마송에 있는 푸른솔병원에 입원했고 24일에는 그가 수술을 받았다. 19991224일도 얼준이 3번째 수술을 받던 날인데……. 이날 낮에는 나는 병원 수술실 앞에서, 또 얼준과 구룽 디디는 크리스마스 준비로 셀로띠(쌀 도너츠)를 만들고 또 여러 가지 장식과 선물 교환 준비를 마치고 저녁 음식도 만들어 모두가 모였을 때 저녁 식사부터 하고 상감 장로님의 설교와 촛불 기도 시간, 선물 교환, 즐거운 게임 등과 네팔리 춤과 노래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한 사람 한 사람 신앙을 갖게 된 계기와 현재 신앙 상태에 대해서 나누고 두 형제, 곧 수만 다칼과 너레스의 영접 기도가 공동체 앞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수만 다칼형제는 지난 해 여름 제주도로 수련회를 갔을 때 너무나 흡족했던 제주도 여행과 더불어 그때 들은 말씀이 마음에 부딪쳐 제주도에서 돌아오고 난 후에도 매일 성경만 읽고 싶고 매일 찬송만 부르고 싶어하더니 결국 크리스마스를 기해 대중 앞에서 주를 영접하게 된 것이다.

 

너레스 형제는 처음에 잘 나오다가 먼 곳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어울려 놀고 하면서 희년선교회를 잘 안 나오더니 다시 잘 믿는 형제들과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매일 드리는 경건회를 통해 회복이 되고 그리스도를 영접하기에 이르렀다.


2003년 새해와 비노드

200311일에는 대야미역에서 들어가는 곳에 있는 에덴 기도원을 찾았다. 알비, 상감장로님, 수만 비케이, 엠 조시, 조세파 조시 그리고 나 이렇게 6명만 가게 됐지만 말씀과 기도와 일년 계획을 나누며 좋은 시간을 가졌다.

 

돌아오면서 2년간 희년을 나오지 못했던 데이빗 장로님에게 들러 새해부터는 교회에 꼭 나오라는 권면을 하였는데 자신도 그러기로 결심하고 있었던 터였다고 한다. 또 새해부터는 매년 실시하려다 중단되었던 연중성경 1독하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하여 성경읽기표와 주보의 성경 퀴즈 문제를 통해 열심히 격려하고 있는 중이다. 쉼터의 매일 경건회도 다시 회복하여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드리고 있는 중이다.

 

새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노드가 일하다가 예리한 도구에 손을 다쳐 영통성모정형외과에서 손의 잘라진 신경을 잇는 수술을 받고 입원을 했다. 그는 몇년전에 허리 디스크수술을 받고 회복되면서 희년과 연관되어 복음을 영접한 친구였다. 다른 것에 비해 큰 것은아니고 수술도 잘 되었다해도 몇 주 동안 옷도 못갈아입고 목욕도 못 할 동안 느끼는 환자의 어려움은 참 가슴 아프게 하는 사연이다.


설날 수련회와 얼준

이번 설날 수련회는 희년 네팔 공동체에서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연합하여 했는데 그것도 사실상 N. C. G. F.(온누리교회 네팔 공동체)에서 준비하고 계획 세운 것을 네팔 공동체 연합회에서 함께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만큼 네팔의 훌륭한 목사님을 초청하여 부흥사경회를 갖는 것은 참으로 귀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주강사인 파탁 목사님과 토마스 목사님의 말씀으로 계속 이어진 세미나와 부흥 예배를 통해 많은 이들이 힘을 얻고 큰 은혜를 받았다. 우선 연세가 80, 70대로 40년간 네팔을 힘있게 인도해오신 목사님의 인품에 존경심이 가고 호칭도 ‘pastor 구루 부아’(아버지 스승목사님)라고 할 만큼 머리가 숙여지는 분들이고 선포되는 말씀도 힘있어 마음이 모두 뜨거워졌다.

최근 명절연휴 때마다 각 고향의 향우회나 노래 컨테스트등 여러 모임이 많이 일어나는 추세여서 과거 유일하게 교회 단체 중심으로 열린 명절 수련회에 가졌던 관심도는 시대적으로 많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믿지 않는 그들에게는 향우회나 여러 모임, 또 친척 친지가 반갑고 꼭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여러 가치관 속에서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내야하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3일 밖에 없는 연휴 중 3일 세미나 기간내내 한번도 안 빠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사람은 오히려 희귀할 정도이다. 그러한 희귀한 사람들이 이번에 은혜를 많이 받았다.

 

첫째날은 오전부터 시작된 세미나, 주안교회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 오후의 세미나, 희년선교회가 준비한 저녁 식사, 자작시 낭송과 찬양과 춤, 간증의 Talent Night으로 진행됐고 둘째날은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성경 공부, 아침 간식, 세미나, 온누리 N.C.G.F.가 준비한 점심, 저녁식사, 그리고 초청 전도집회, 세미나 이렇게 진행되었는데 초청 전도 집회는 네팔 여러 단체에 미리 편지를 보내 그 시간에 꼭 오도록 초청했기 때문에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 프로그램 중에는 영락교회 샤론 발레선교단의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묘사하는 발레가 있었는데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하였다. 또 나갈 때는 공동 모금회에서 희년을 통해 주신 티셔츠를 나누어 주었는데 옆방에 있던 이란인도 슬그머니 와서 받아가는 통에 네팔 사람도 다 주지 못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저녁 집회에는 예상대로 초청된 사람들과 대부분의 네팔 형제들이 썰물처럼 나가고 50명 정도만 남아 집회를 했는데 예상 외로 주님께서 큰 은혜를 주셨다. 집회의 끝시간에 기도받기 원하는 사람 나오라고 했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다 앞으로 나와서 기도 받고 그때 마음의 감동을 받아 대중 앞에서 영접 기도를 하는 형제가 두 명 있었다. 희년선교회의 샴 쉐르천 형제와 군포교회 소속의 형제가 그들이었다. 특히 영접을 한 희년의 샴 형제는 평소에 착하기는 하지만 자기 주관이 있어 쉽게 영접할 만한 형제가 아니었는데 고백을 하러 앞으로 자원해서 뛰어나갈 때의 심정은 무척 떨리고 가슴은 벅차 올랐으리라 생각된다. 또 목이 아팠던 자매와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나음을 얻었다.

 

이날의 감동은 다음날로 이어져 주일예배로 모든 세미나 일정을 마친 뒤에 반월 저수지에서 얼음을 깨고 이룬 사건으로 그 절정을 이루었다 하겠다. 그것은 바로 필립 목사님과 팀시나 목사님의 집례로 희년의 레섬 형제와 N.C.G.F 자매에게 베풀어진 세례식이다. 이것이 하늘로부터 환영받는 사건 중의 사건이지 않겠는가.

 

레섬 형제는 미등록 외국인이라도 공부할 수 있는 수지 소재의 안디옥 신학교에 입학하여 1년 과정의 신학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 외에도 다른 많은 이들이 목사님의 말씀에 큰힘과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는 고백을 하였다. 위에서 말한 수만 다칼형제는 원래 믿지 않고 어울려 노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친구들이 쉴 새 없이 불러대는 통에 세미나 중간 중간 지하철역까지 나갔다가도 왠지 도저히 가고 싶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하며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하였다.

 

설날 세미나가 끝나고 작년에 신고한 사람 중 한국 체류 3년 미만자에게 주는 체류 연장 신고 마감일 222일까지 신고할 사람은 신고하고 여권 찾을 사람은 찾고 비행기표 환불할 사람은 환불하며 특별한 사유가 있는 사람은 심사 후 체류 연장 허가도 받는 등 바쁘게 보낼 때 얼준 형제가 많이 도와주었다. 그리고 마지막날 본인의 질병과 관련하여 6개월의 체류 연장 허가를 받던 날 그는 몹시 아팠다. 대림 성모병원과 이대 동대문병원 응급실을 경유하여 입원한 얼준은 신장 결석 통과로 인한 급성 신우신염이라는 진단명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그의 질병경력은 화려하다. 다리 관련 수술8, 신장 결석 제거 수술 1회 총 9회의 수술을 받고 충격파 쇄석술은 7, 염증으로 인한 입원 2회 총 입원 11회째다. 출입국 관리소에서 그를 심사하던 직원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고개를 흔들 만큼. 바보처럼 병실에 누워 할 말을 잃고 있는 그에게 용기가 필요할 때다.

크리스마스 예배와 새해 설날 세미나처럼 기쁘고 영적으로 충만한 후에 공식처럼 따라 오는 삶의 어려움, 이것이 신앙생활의 길이겠거니 해도 역시 고통과 안쓰러움은 지울 수가 없다.공동체와 선교회와 지도자, 그리고 교회는 그래서 필요한 것일 거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여러 가지 위협에 싸여 있어 위축되고 절망적인 국민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의 중심 국가로 일어서자는 취임사를 하며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보여줄 때 느끼는 깊은 감동과 같은 것을 우리도 이 형제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주관하시고 삶을 주관하시는 우리의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데 깨닫지 못한 자는 결코 알 수 없는 이 신비한 기쁨을 빨리 이들에게 일깨워주자. 어서 손잡고 이 감동을 함께 누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