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6월]
그날, 그때, 그는 오늘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송은순 선교사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하셨습니다. 주님! 주님! 어떻게 참으셨나요? 제가 반역하고 훼방하며 원망하고 불만을 토론하며 내 정욕대로 행할 때……. 자랑하고 아첨하며 거짓된 웃음을 흘릴 때……. 자고하며 기분 내키는 대로 지껄일 때……. 처음이며 나중 되시며 심장과 폐부를 감찰하시는 당신께서 그 역겨움을 어떻게 삭이셨나요?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져서 미련한 마음과 어두워진 마음에서 쏟아내는 바다의 거품 같은 오물들을 어떻게 마음에 묻으셨나요? 제가 죄인 되었을 때에...
나의 연약함과 주님의 온전하심이 대조를 이루는 이 빛이 가슴이 시리도록 비쳐옵니다. 쉼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중에, 특히 오래전부터 희년과 쉼터를 이용해 오던 사람들 중에는, 즉, 소위 오래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 특히 쉼터를 제 집 드나들 듯한 사람들 중에는 쉼터에 새로운 규칙과 운영개선을 위한 절제를, 혈기를 부리며 반대하고, 정면으로 공격해 오며, 때로는 합세하여 대항하기도 하고, 구습으로 되돌려 놓고, 옛 것들을 수호하기 위해, 얼마나 끈질기게 괴롭히는지... 맞서서 부딪힐 때도 있고, 차근차근 이해를 시키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참아야 할 때는 정말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감수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훼방하고, 대적하며, 원망과 불평을 쏟아놓으며, 감사치도 아니하고, 죄와 교만으로 가득한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독한 말들은, 창자를 끊어내는 것 같은 아픔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을 우러러 보며 하나님의 마음을 살피면, 주님은 저의 상한 마음에 연고를 발라 주시며 속삭이십니다. 음... 나도 그렇게 아팠었단다. 그러나 그로인해 나는 영광을 얻었고, 나의 사람들을 내게로 돌릴 수 있었지. 너도 나로 인해 잘 참고 이기면 그런 날을 볼 수 있을꺼야.
네팔의 형제들, 자매들 너무도 사랑스럽고 대견합니다. 제 나라에서는 그래도 엘리트 그룹에 속해서 손도 대보지 않았던 일들을, 그렇게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정상 근무가 열두시간이고 O.T (Over Time)를 더 하면 일일 열여섯 시간 (아침 8~ 밤 12). 휴일이 없는 공장도 있고, 월 2회만 쉬는 공장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비인격적인 대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쉴 시간, 세탁할 시간, 잠잘 시간 제쳐두고, 서너 시간씩 대중교통을 몇 번씩 갈아타고, 예배드리기 위해 목숨 걸고 찾아오는 형제들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버선발로 뛰어나가 얼싸 안아주고 싶습니다. 훈련병 마치고 돌아오는 아들을 맞는 어미의 심정이 되어 토요일 밤 쉼터는 이런 감격의 만남과 흥분으로 들떠 있습니다.
람 컬까는 우리 교회에서 유일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유일한 찬양 인도자 입니다. 그는 네팔에서 큰 교회의 찬양인도자였으며 많은 찬양 콘서트와 순회 집회로 많이 알려진 찬양가수 였습니다. 자신이 작사 작곡해서 보급한 여러 개의 찬양도 있습니다. 네팔 OM의 사역자이기도 했고, 안정적으로 주의 사역을 하기 위해 그 준비 과정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영혼인지 모릅니다. 람 컬까 형제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네팔리 형제 중에 허리와 쉘파 형제가 있습니다. 한달에 한두 번씩 교회에 오고 있는데 쉘파 형제의 가족은 라마 불교 신자들이고 그의 종족의 99%가 섬기고 있습니다. 그도 독실한 신자였으며 큰아들을 라마 불교의 절에 중으로 보내고 공부 시키고 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학비 안 들이고 공부 시켜준다 해서 했다고 하지만, 추측컨대 그렇게 하면 주위에서 존경받고 무언가 영적인 기득권을 기대하고 한 것 같습니다. 아들을 보내고 일년이 되지 않아서 갑자기 들어오게 된 형제 입니다. 종교는 다 통한다하며 성경을 사가지고 가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성령께서 역사하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허리라는 친구도 람과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친구인데 어느 날 공중에 달려있던 무거운 철 크레인이 떨어져 그 밑에 깔려 소장이 파혈되어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는데 한 달 이상 병원에 입원해 있었지만 한번도 회사에 사장이나 관계자들이 방문한 적이 없었고, 외로운 병상 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쾌유를 위해 기도해 오다가, 네팔리 자매와 함께 병문안을 갔습니다. 이미 퇴원을 해서 회사 기숙사에 누워 있어서, 네 시간정도 버스와 전철을 네 번이나 갈아타고 산속까지 걸어 들어가 회사를 찾아갔지만, 무언가 꼬투리를 잡힐 것이 있었는지 회사 상무가 회사 문안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환자를 밖으로 불러내서 잠시 만나고 과일을 전달해주고, 대우가 어떤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는 중에도, 그는 연신 상무의 사무실 쪽을 훔쳐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그 전날 제가 간다고 상무에게 전화하였더니 람을 찾아와 왜 오느냐고 화를 내며, 허리에게도 무엇이든지 제가 물어보면 다 해주었다고 말하고 해줄 것이라고 말하라고 주먹다짐을 해 두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허리는 그렇게 벌벌 떨며 “다 괜찮아요. 다 해주었어요, 다 해준대요.” 하며 그 말만을 되풀이했습니다, 진정 시키며, 안심 시키고, 무엇이든 도와줄 수 있다고 위로하고, 기도해주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허리가 나오기 전에, 문밖으로 걸어 나오는 람에게, 상무가 못 내보낸다고 했기 때문에, 람이 문밖으로 나오는 것을 만류하자, 그는 우뚝 멈추어 서며, 그가 던진 말 한마디가 저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입니다. “누나, 누나의 나라는 이런 나라인가요? 인정도 도리도 없는…….” 하며 그는 홱 돌아서서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는 흡사 포로수용소에 갇힌 죄수 같았고, 그 문은 삼팔선 같았습니다. 눈앞에 보면서도 건너 갈수 없는 한계선 같은 것 말입니다. 함께 갔던 네팔리 자매는 충격에 의해 체해 버려서 속이 울렁거리고 아프다고 하며 연실 눈물을 찍어 내고 있었습니다. “언니, 왜 하나님을 우리에게 이렇게 헛수고를 하게 하실까요? 이곳까지 왔는데 왜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쫓겨나게 하실까요?” 라고 했습니다. 저는 “동생 이것은 쫓겨나는 것이 아니야. 하나님께서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려고 잠깐 우리로 수치와 멸시를 당하게 하시는 거지. 허리가 구원받게 되는 날, 그는 오늘을 기억하게 될 거야. 죽어라 일해주다가 회사의 실수로 사고를 당하고, 수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도 한번도 찾아오지 않는 회사사람들에 비해, 그 먼 곳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 8-9시간을 고생하며 한사람을 위해 찾아와준 것이, 곧 예수님의 마음이고 사랑인 것을 알게 되는 날, 죽을 고비에서 기도해준 사람들로 인해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것과, 하나님이 우리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날이 오면, 그때 허리를 통해 주님이 영광 받으시고, 우리는 그날이 보상 받는 날이지.” 하고 달래며 밤늦게 돌아왔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날 그 회사에서는 우리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답니다.
한국인들, 외국인들. 그들은 한결 같이 심하게 대한 상무에 대해 비난을 했고, 그렇게 대우 받고 간 우리에게 감사와 연민을 표했답니다. 그 사건 이후 상무와 회사 관계자들이 네팔사람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부드러워졌다고 합니다. 람과 허리와 쉘파도 기를 펴고 살고 있답니다. 지난주에는 세 사람이 돈을 모아 수박이랑 바나나랑 한보따리를 사가지고 쉼터에 즐겁게 환담하며, 저는 그때를 회상하며 맛있게 나누워 먹었습니다. 허리와 쉘파는 아직 믿음은 없지만 이곳에 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답니다. 한달에 두 번 정도 오고 있습니다. 너무 멀어서 저녁 7시에 일이 끝나면 씻고 출발하면 쉼터에 10시 반에 도착합니다. 예배도 끝나고 한글 배우는 시간이 끝났어도 아쉬워하며 그들은 늦은 저녁을 먹으며 마냥 즐거워합니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쉼터에서 예배 형식으로 드리던 모임을 성경공부 모임으로 바꾸었습니다. 단계적으로 신앙이 성장하도록 가르치며, 일터에 돌아가서도 혼자 풀어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역별로 모여서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시작을 했습니다. 네 명으로 출발했지만 갈수록 더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일대일 제자 양육도 시작하려 합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계속 자라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제자를 키울 수 있는 제자들로 키워지도록 기도해 주세요.
기도제목:
1,네팔 공동체와 쉼터가 합쳐진 독립적인 교회가 되어 효과적으로 사명을 감당하 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영적인 사역과 구제가 균형을 잡도록)
2,영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게 훈련을 시키고, 잘 순종하고 열매맺도록 (제자훈련, 일대일 양육, 전도훈련)
3,심방을 위한 차량을 주시도록
4,전남 광주 지역의 네팔인들을 위한 선교가 선하신 뜻대로 인도되도록 (7월 3일 세미나를 인도합니다. 성령께서 각 사람들을 만져주시도록)
5,주선미선교사의 훈련의 유종의 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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