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사역을 정리하며 - 송은순 [2004년 9월]

희년선교회 2024. 7. 13. 22:52

[2004 7-8]


사역을 정리하며



송은순 선교사


저의 6개월간의 시한부 사역은 이제 2주정도 남기고 있습니다, 정리와 결산의 시간입니다. 그 목적과 임무에 따라 부름 받은 자로써, 또 보냄을 받은 자로써, 저를 보낸 주인에게 여름날의 시원한 냉수가 되어드리기 위해 충성을 다하려고 몸부림쳤습니다. 저를 단장 시켜주셨던 보화들과, 제 손에 쥐어주셨던 도구들을 사용하여 부수고 자르고, 고치고, 세우는 일들을 하느라 공사장이 시끄러웠습니다. 그 공사장의 진동과 소음과 먼지와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쪽 구석에도 새 생명이 탄생되고 자라고 변화되는, 기적의 산실이 있었기에 하루가 천년 같았던 인고의 시간들을 넘어올 수 있었던 소망의 문이 되었습니다. 저의 믿음의 분량과 무게보다 큰 사역이 맡겨져서 때로는 전의를 상실할 심한 타격을 받아 낙심 될 때도 있었지만, 그분은 그의 복음과 이름을 위해 친절하게 붙들어 일으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힘들지? 그러나 너는 지지 안는다. 내가 너를 결코 떠나지 않으니까.’ 은혜로 다시 정비하고 수습하고, 정사와 권세들과 하늘의 악한 영들과의 영적 전쟁에 다시금 임하게 되었고 평안의 복음의 신을 다시 신고 행진해 나갔습니다. 마땅히 더 엎드렸어야 했을 기도의 시간과 분량을 다 채우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움이 남고, 새벽기도를 위한 특별대책과 중보 기도자들을 더 세워야 할 것과, 함께 분담해서 사역해야 할 동역자들이 필요합니다.

쉼터에 상주하며 쉼터 사역과 공동체의 영적인 목자 사역을 동시에 겸하여 한다는 것은 얼마나 영과 육과 정신적인 건강을 고갈시키는지요, 좀더 능률적이고 효과적으로 검토되고 점검되고 보충하지 않으면 사역자 혼자서는 건강한 사역을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영적인 사역자는 기도와 말씀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되는데 쉼터는 언제나 소란하고 바쁘고 일이 많습니다. 쉼터에 머무는 사람들이나 노동현장에 있는 형제자매들이 각가지 문제들을 해결해 달라고 호소해옵니다. 전화상담, 문의, 방문, 통역, 인솔, 동행, 심방, 출장 등. 외근도 많고 쉼터가 영적이고 안정되고 질서가 잡히고 새 생명이 탄생되는 산실이 되게 위해서는 끊임없이 유지를 위한 땀과 수고와 기도와 말씀준비가 뒤따라야 합니다. 아침저녁 드려지는 예배와 기도회, 입소자 오리엔테이션, 작업 분담 및 지도, 점검, 정리정돈, 식품공급을 위한 쇼핑, 공과금납부, 회계장부정리, 임금체불문제, 비자여권문제, 직업알선, 일반 상담, 신앙 상담, 전도, 의료질병문제 등 전문사역이 필요하고 교회 공동체의 사역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역입니다. 예배, 말씀선포, 목양, 제자 양육, 심방, 전화심방, 전도, 무료진료 통역봉사를 통한 관계형성과 전도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인 상태로 진정 더 심도 있게 투자했어야 할 중요한 부분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6개월간 주일 네팔리 예배에 참석했던 네팔 형제자매들은 약 672명이었고 쉼터에 머물거나 방문했던 인원은 약 1,215명이었으며, 토요일 저녁에 있는 토요 예배에 참석했던 인원은 약 335명이었으며, 쉼터에 머물면서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은 7명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쉼터에 와서 복음을 처음으로 들어보았다고 간증했으며, 성경책을 처음으로 읽어본 사람도 상당수였습니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들을 수도, 믿을 수도 없었고, 어떤 사람들은 외국종교라고 심하게 핍박하고 매국노라고 정죄했던 사람들이 쉼터에 머물면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고 복음을 위해 살겠다고 돌아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을 이곳에 보내신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네팔은 많은 종족들(언어가 다른 100개가 넘는 종족이 있음)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자기 나라 사람 조차도 서로 말도 잘 안 통하고, 너무도 다른 관습과 전통으로 인해 협력이 잘 안 되기도 하고, 계급제도(카스트 제도)로 인해 상하간에, 내부간에 불신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나라입니다. 정부와 국민, 정당과 정당, 종족과 종족, 계급과 계급, 공산이념과 민주이념, 종교와 종교, 크고 작은 왕국들간의 내란과 골육상쟁이 수 천년 동안 계속되어져 왔고, 왕가의 가족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혈투가 점철된 역사와, 힌두교의 의식화로 인해 노동을 천시하고 지식과 말을 통해서 조종하고 지배하려는, 지식과 학문 숭배사상에 물들어 있어서 그 나라에서는 배운 사람들은 대부분은 굶어도 육체적인 노동은 안 합니다. 많은 지식층의 사람들과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엄청난 빚을 지고 몰려들어 왔지만, 한국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3D업종에서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힘겨운 일들과, 손이 잘려 나가고 다리가 절단되는 크고 작은 산업재해를 입고, 한번도 들어 보지 못한 심한 욕설들, 비인격적인 대우는, 자신들이 그렇게 천시하고 학대 했든 천민계급 사람들의 아픔을 상기시켰을 것입니다. 이들은 뼈저리게 배우고 느낄 것이고, 노동으로 인한 돈의 가치와 땀의 가치를 배울 것입니다. 일 잘하는 한국사람들을 통해 노동은 귀천이 없고 하나님은 일 잘하는 사람을 기뻐하시고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는 진리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권위를 우습게 여기는 풍조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이 지키겠다고 서명한 계약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도주하여 몇 푼 더 받겠다고 신의를 쉽게 저버립니다. 왜 권위에 순종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자신만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데모, 탈출, 단식 농성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악덕 사주들도 있지만 불법체류자가 되는 상당한 이유 중에는 몇 푼 더 받기 위해 신의와 약속을 저버리고 쉽게 도망 나와서 회사를 쇼핑하듯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 모든 구습과 얽매여 있는 죄를 벗어버리게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사업장들과 우리의 크리스챤 쉼터와 교회들을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계시고, 그들을 요셉과 같이 훈련시키서 네팔을 변화시키고 복 주고, 이런 훈련과 깨우침과 회개를 통해, 새 생명, 새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시기 위해 한국의 일터로, 쉼터로, 교회로 불러주셨음을 믿게 됩니다.

저는 하나의 사건을 통해 저의 편견의 눈이 뜨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며 편향된 자신의 신념과 한쪽에 치우친 편애를 싫어하신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723일 저는 주일 설교준비를 위해 조용한 서울대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울리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가 쉼터를 출발하기 전에, 소개소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조건이 좋은 회사로부터 불법도 상관없다 하면서 두 명을 소개해줄 것을 부탁 받았습니다. 쉼터에 가장 오래 머무른 두 명과 함께 한 형제를 딸려서 (두 명중에 한 명이 힘들어서 못한다고 하면 젊은 형제가 대신하라는 생각에서) 구로공단 역 부근에 있는 소개소로 보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전화하면 소개소에서 나온다 해서 전화하라고 일러서 보냈는데 한 형제가 자신이 안다고 하며 이리저리 데리고 헤매다가 출입국사무소 경찰들에게 잡혀서 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세 명중 한 명은 만기 되지 않은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서 즉시 풀려났지만 다른 두 명은 여권과 등록증을 회사에 맡긴 채로 도주했기 때문에 등록증이 없어서 현장에서 체포되었던 것입니다. 불법 체류는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그 주에 설교를 롬13:1-7 '위에 있는 권세와 권위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다'를 준비하면서 마음에 부담을 안고 있었는데 내가 소개한 불법형제들이 체포되면서 저는 다시 한번 더 각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주에 설교를 담대하게 선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불법형제들 취업 알선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과 적어도 영적인 지도자는 말씀을 말씀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과 신앙인은 이 나라의 법도 존중하고 지켜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사실을그 사건은 나의 실책이 가장 컸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교회 앞에 용서를 구했으며 법을 지켜 줄 것을 호소하고 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했습니다.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출입국사무소에 담당자도 만나고 소송을 해서라도 구해내려고 진술서를 받아보자, 소송을 해도 이길 수 없는 이들의 실책을 발견하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본인들도 인정하고, 도주하여 받지 못한 임금만을 회사와 접촉하여 받게 주선하고 그들은 네팔로 돌아갔습니다. 두 명 모두 체포되기 3일 전에 예수님을 영접했는데 그 중에 한 명은 그 보호소의 환경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극도의 정신쇠약 증세를 보이면서 울면서 빨리 보내 달라고 호소했지만, 한 명은 이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고 시인하고 믿음으로 반응하며 가는 날까지 성경을 열심히 읽고 담력을 얻어 환한 얼굴로 면회장에 나와서 오히려 위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네팔에 돌아가면 열심히 교회에 나가고 믿음생활 잘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도와준 것과 기도해 준 것에 감사하며 떠났습니다. 이 형제는 체포된 것을 통해 하나님을 체험하고 은혜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고, 그는 장차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전라도 광주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조선대에서 과정을 밟고 있는 네팔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외국인 선교 센타와 교회가 연합하여 세미나를 열고 저를 강사로 초청했습니다. 기도해 주신대로 세미나는 그들로 네팔인들을 어떤 방향으로 섬겨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 역활을 했고 '건너와서 도우라'는 간청을 받고 두 차례 광주를 방문하여 네팔언어로 예배를 인도했는데,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만난 것같이, 알지도 못하는 찬양을 감격과 열정을 다해 부르는 그들을 바라보며, 오히려 그들의 순수함에 감동되어 제가 더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복음에 대한 목마름도 커서 제 주위를 떠나지 않으며 계속 질문을 하고, 응답이 주어 질 때마다 고개를 끄떡이며 짖는 함박 웃음은 제 영혼을 따듯하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선한 계획과 뜻을 멈추지 마시고 이루어 가시길 기도해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