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정말 그렇습니다 [2004년 1-2월]

희년선교회 2024. 7. 13. 22:05

[2004 1-2]

정말 그렇습니다

주선미 선교사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된 밀고 당김의 눈치 작전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장님, 외국인, 외국인 보호단체, 출입국 관리 사무소, 경찰 모두가 수시로 바뀌는 각본에 따라 무대 위에서 바쁘게 출연했다가 바쁘게 사라지고 출연자 중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은 누구보다도 연기를 잘 합니다. 관중을 웃겨 주는 일도 곧잘 하는데 예를 들면 세콤 차를 보고 지레 겁먹고 당황하여 도망쳤다고 한 사람이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은 경찰 앞에서 당당히 자연스럽게 걷는 법을 보여주며 이렇게 걸으면 단속을 안 하거나 쳐다보기만 한다고, 그리고 만일 단속이 되면 도망갈 길을 재빨리 감지한 후 뒷주머니에서 여권을 꺼내는 듯한 행동을 하다가 도망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줍니다. 이 주연들 뿐만 아니라 가끔 조연들도 해프닝을 일으킵니다. 푸드 뱅크를 운영하는 예수 사랑 선교회 목사님이 전에도 오셔서 참치며 돈까스며 주시고 복음도 전하시고 하셨는데 이번에 바나나를 주러 쉼터에 오신 것을 제가 전화 받느라고 못보고 있다가 물건을 옮기기 위해 갑자기 큰 소리로 외국인들을 나오라고 하여 순간적으로 출입국관리 사무소 직원이 열린 문을 통하여 단속하러 온 줄로 알고 그 분을 맴돌며 경계했다가 제 정신이 돌아와 큰 실수를 했음을 알게 된 일이 그 해프닝입니다. 그 목사님께서 진짜 예수님이 오셔도 못 알아보겠네라며 놀리셨는데 아무튼 이 조연들도 만만치 않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이제 2월말이면 모든 불법체류자들이 출국하기 바라고 6개월 후면 올 수 있게 해준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으며 일부 외국인 단체에서는 그에 협조하기로 한 상태에서 정말 가면 돌아오는 것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도 연극의 일부겠지 하는 감상에 젖어 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성탄 행사를 아현 감리교회와 저희 희년 교회에서 했습니다. 아현 감리교회에서는 신기도 목사님의 돌아온 탕자에 대한 말씀과 아현 감리 교회 청년부의 찬양, 그리고 맛있는 음식과 선물로 좋은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희년 교회에서는 신촌에 있는 하나교회의 청년들이 동참하여 예쁘게 장식을 한 가운데 보즈 목사님의 말씀에 이어 촛불 간증도 하고 너레스, 디비 두 형제의 세례식과 즐거운 게임, 그리고 선물 교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맛있는 음식도 먹고요. 그동안 단속이 될까 참석하지 못했던 친구들을 오랜만에 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해가 바뀌고 설날 명절이 되어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여주에 있는 산돌 기도원에서 42명이 참석한 가운데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주제로 흰눈이 쌓인 그곳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날은 보즈 목사님이 게으르지 말고 깨어라는 요지로 말씀해 주시고 이어서 그룹별로 촌극을 하였는데 얼마나 재미있던지 비디오로 보고 또 보아도 즐거울 정도였습니다. 돌아온 탕자, 솔로몬의 판결, 삭개오를 부르심, 부자와 나사로, 베드로의 부인과 닭울음 이런 주제로 했는데 숨어있던 개인기가 나와 모두를 즐겁게 했습니다.

 

둘째날은 그룹별 QT로 하루를 시작하여 진지하게 QT를 나누고 어떤 그룹은 그것을 그날 실천하는 모범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성경공부는 짓 갈레 목사님이 인도하셨고 점심 후에는 흰눈 속에서 삼삼오오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동체 훈련 시간을 통해 서로의 친밀함을 확인하며 우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주의 지체인지 경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송은순 선교사(조띠 디디)의 중보 기도에 대한 강의 시간도 좋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 보즈 목사님의 엘리야의 불에 대한 설교를 통해 언제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하려는지 네팔 사람들의 결단성을 촉구하는 말씀으로 많은 사람이 은혜를 받았습니다. 예배 후에는 새롭게 살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 기도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숙연한 그 상태에서 성경에 대해 신앙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셋째날은 QT후에 한국에 방문하신 라즈꾸말 목사님의 설교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한 후 모임에 대한 나눔과 감사의 시간을 가진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두 만족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현실로 돌아와서는 다시 일자리를 찾는 전쟁에서 무거운 가방을 패잔병처럼 질질 끌고 우리의 사랑하는 쉼터, 희년 쉼터의 품을 찾아 오기도 합니다. 3개월 혹은 1개월간 일자리를 찾지 못했던 친구들이 드디어 일자리를 얻어일을 하면서 그동안 풀어진 근육 때문인지 눈앞에 유채꽃이 보인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그말은 우리말로 눈앞에 별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이죠. 쉼터에 있으면서 경건회와 QT와 복음 전도와 사랑의 모습으로 하나 된 것들, 서로 헤어지기 싫어서 같은 직장에 가려고 일부러 직장을 놓치기도 하는 모습, 필요한 음식은 자율적으로 알아서 사서 준비하고 청소당번, 쓰레기, 빨래도 당번이 필요없을 정도로 알아서 하고 퇴근하고 오는 릴라는 간식으로 주는 빵과 우유를 들고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들고 오는 엄마처럼 즐겁게 문을 들어서고.... 이런 모습들을 바라보는 쉼터는 빙그레 미소를 지을 것 같습니다. 비록 자신은 많이 아파서 13년간 축적된 물이 방바닥에서 참지 못하고 흘러나오는 일을 당했지만. 결국 냉 온수 파이프와 작은 방 온돌 파이프 교체 작업을 하는 대공사를 하였습니다. 인근의 임마누엘 교회 목사님이 실비만 받고 공사를 해주셨는데 목사님이 외국인들을 좋아하고 좋은 말씀을 나누셔서 3일간의 공사와 일주일간 어지럽게 널려졌던 살림들로 불편했을 시간들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쉼터가 이렇듯 사랑의 공동체로 하하호호 웃으며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가슴 한켠에서 늘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네팔에 있는 얼준입니다. 한국에서 사고 후 6년 동안 11번의 수술을 겪으며 투병생활하고 불편한 몸으로도 희년과 네팔 공동체를 위해 열심히 섬기다 네팔에 일시 귀국한 얼준, 그것이 일시가 될지 영원한 것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제 그의 삶의 한 형태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재기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헌신하고자 하는 아름답고 소중한 그 형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형제와 함께 다시 손을 잡고 기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사람 소중한 사람 가운데 하나는 박양숙 자매입니다. 2년 반 동안 네팔 공동체를 섬기며 사랑과 기쁨을 전해 주었던 자매님이 결혼을 하고 남편과 함께 같은 선교 단체 소속으로 섬기고자 훈련 중에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소개합니다. 송은순 선교사님은 네팔에서 5년간 선교사로 섬기다가 귀국하고 안식의 시간을 가진 후 희년 네팔 공동체에서 함께 섬기고 있습니다.선교사님의 구령의 열정과 활달한 성격으로 모두 입을 벌리고 새로운 기운을 흡입하는 듯 합니다.

 

바라기는 희년 네팔 공동체가 주위 환경과는 상관없이 날마다 새로워지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고 네팔을 복음화할 역군으로 잘 길러지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네팔 근로자의 아픔과 한국인 근로자와의 이해와 우정을 담은 연극 나마스떼를 소수가 보아서 안타까운데 아무리 보아도 네팔 사람들은 사랑스럽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기도제목(네팔 공동체)

 

1.기도와 성령으로 새롭게 되어 흩뜨러진 공동체가 다시 잘 세워지도록
2.네팔에 있는 얼준의 진로를 열어 주시며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되도록
3.비놋이 한국에서 신학 공부할 길이 열리도록
4.일자리를 못 구하거나 일자리가 불안정한 사람에게 안정이 이루어지도록
5.주선미, 송은순 선교사가 공동체를 잘 섬기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