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저는 누구인가요? [2005년 6월]

희년선교회 2024. 7. 14. 14:42

저는 누구인가요?

주선미 선교사

 

 

공동체 속에는 저 필자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동체의 일원인 저에 대해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저는 누구인가요저는 크리스챤이고 여자이며 single입니다. 나이는 저 위에 상자 속에 써 있네요. 그리고 역시 상자 속에 있듯이 간호사이며 네팔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온 사람이지요. 그리고 희년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10년을 함께 해 왔습니다. 네팔에 있을 때도 자주 듣던 네팔 사람과 같다는 말로 저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이 욕인지 칭송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도 그 말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어느땐 네팔리 타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네팔인보다 더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 비난을 받으면 나 네팔 사람이잖아라는 말로 얼버무리기도 합니다. - 네팔 사람에게는 조금 미안하네요. 쓰다보니까.


여러 가지 성격 유형 검사가 있지요. MBTI에서는 INFP로 내성적이고 통전적이며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나오네요. 애니어그램에서는 9유형으로 '평화주의자'라는 그럴듯한 유형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그 말에는 함정이 있지요. 코끼리 같이 크고 힘이 있지만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 본능적인 사람이랍니다. 본능적이란 말은 감정적이거나 이성적인 사람, 그리고 본능적인 이 세 부류 중 하나를 뜻합니다. 물론 짐작하시듯이 혈액형은 B형입니다. 선교사가 되지 않았다면 해보았을 직업은 오지 탐험가나 자유 여행가입니다. 그냥 꿈이죠.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는 비록 한국의 흔한 길이라 해도 흥분이 됩니다. 한방에서 요일 체질을 진단해 주기도 하죠? 그 요일은 잊었는데 글쎄 거기서 독신 의료 선교사들이 많이 해당되는 요일 체질이더군요. 신기하죠? 얼마 전 한방에서 여러 검사를 하던 중 교감 신경 수치가 80이상이 나오고 부교감 수치가 20 정도로 나왔대요. 그것은 제가 상당히 예민하고 불안정하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상태라네요.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주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수치는 참으로 수치스러운 수치인 것 같네요. 모든 순환이 막혀 있고 노폐물이 가득하며 무기력하여 한마디로 몸의 상태가 상당히 안 좋은 것이라 하네요. 열심히 운동하고 살 빼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가지라 하시네요. 사실 저는 네팔인을 돌보면서 지쳐 있는 것을 느낍니다. 현재 어깨도 많이 아픕니다. 오십견에 걸려 버렸어요. 딱 오십세에. 무릎 관절이 안 좋아 계단을 오를 때 한발씩 한발씩 걸으니 지나가는 사람이 쳐다보네요. 이제는 어쨌거나 저, 아니 나를 위한 투자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좀 쉬기도 하고요. 계속 병행되는 일에 대한 욕심과 부담감을 잠시 내려 놓아야할 시점에 이르른 것도 같습니다.


저의 지도력 유형은 방임형입니다. 좋은 것이 아니죠. 그래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네팔 사람들은 우선 편안한 이런 유형을 좋아하나 봅니다. 그러나 그대로 두었다가는 같이 망하기 쉽죠. 네팔인에게 복음을 적극적으로 전하며 훈계해야 할 때 즉시 훈계하는 좀 살아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과 살아 있는 교제를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회복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기도 제목입니다. '평온한 얼굴 속에 감춰져 있는 일그러진 영육혼의 소유자'라는 것이 '저는 누구인가요'의 답입니다. 너무 과격한 표현이었나요?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