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기쁨을 이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2005년 7월]

희년선교회 2024. 7. 14. 14:53

 

기쁨을 이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주선미 선교사

 

 

노동절이기도 한 이날 주일 낮에 저희 네팔 연합 공동체는 영등포 역전에서 노방 전도 집회를 가졌습니다. 외국인이고 또 미등록자도 많은 상태에서 사람들과 차량들이 다 지나가거나 지켜 서서 구경하는 가운데 참 하나님을 증거하기 위한 이런 집회를 갖는 것 자체가 상당한 감격을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장소 무대를 빌리는 것, 모임 자체를 두려워하는 네팔 형제들, 앰프 시설, 음식 등을 준비하기 위한 재정...........하지만 하나님은 그 뜻을 이루셨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도도 있었고 소망도 있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의 소리도 지속적으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생각지도 않게 많은 분들, 영등포 경찰서, 롯데 백화점측에서 도와 주시고 또 우리 네팔 공동체들을 섬기는 교회에서도 합심하여 온누리 교회의 차량과 시흥 남문 교회, 세신교회의 후원금과 서교동 교회의 드라마, 영동 중앙교회의 워십 댄스 찬조 출연과 사람들을 동원해 주시고 네팔 형제들 스스로의 열심도 있고 하여 멋진 연합 전도 집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영등포는 네팔 가게와 식당과 지방에서 열차타고 올라온 이들의 만남의 장소입니다. 영등포가 괜히 익숙해서 다른 곳을 갈 때도 그 곳을 거쳐가야 쉬운 길로 여겨집니다. 그런 만큼 그 곳에서 평소 일요일이면 네팔 사람들 300명 이상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지요. , 바로 그 곳은 황금 어장이기도 합니다. 네팔 사람들은 처음에 한국에 와서는 의지할 곳이 필요하므로 교회와 선교회에 형성된 네팔 공동체를 찾아 옵니다. 아예 네팔에서 떠날 때에 이런 곳의 전화번호를 가져오고 주디디와 쥬빌리의 이름 정도는 듣고 옵니다. 물론 다른 데도 마찬가지구요. 이런 사람들이 초기의 정착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자기가 일을 보러 다니고 만나서 해결할 곳이 많아져서 굳이 교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그래도 교회에 꾸준히 나오는 사람은 정과 친분으로, 그리고 아주 소수만이 복음에 반응하고 나오는 사람입니다. 복음이 이토록 새어 버리는 것에 대해 많이 안타깝지만 우리는 계속 이런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와 함께 지속적인 개인 양육도 이루어야 하구요.

우리는 이날 300명에게 복음의 찬양과 메시지와 드라마와 춤과 육의 양식까지 나누어 드렸습니다. 이들이 모두 반가워하는 네팔 쌀도나츠(셀로띠)와 감자무침과 네팔차가 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다음에 희년 네팔 공동체에는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믿음으로 해낸 것에 대한 감사와 감격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놀라웠습니다. 음식을 나누는 한 옆에서 손 닦으라고 물휴지를 나눠주던 이는 2003년 여름 수련회에서 주님을 영접한 써시입니다. 그는 네팔에서 학생 운동을 하던 간부로서 영리하고 리더쉽이 있지만 복음에는 관심이 없던 교만한 형제이었으나 주님을 영접하고 어떤 시련기들을 거친 후에 겸손한 봉사자로 서게 됐습니다. 그전에 네팔에서 그에게 복음 전하다 거부당했던 사람이 그의 물휴지를 건네 받으며 어떻게 그가 복음을 영접하고 이렇게 겸손한 모습으로 봉사하게 됐는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아직도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많은 그는 발가락을 잃은 수만과 함께 쉼터에서 기쁨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써시는 골절되었던 다리에서 핀을 제거하기 위해 재요양 신청을 넣고 기다리는 중이고 수만은 발가락 두 개를 잃은 후 물리치료와 추가 수술 관찰을 위해 통원하며 쉼터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두 사람을 보면서 카리스마 있는 리더쉽과 겸손한 리더쉽을 비교해 보게 됩니다. 두 리더쉽은 서로를 보완해가며 과거의 모델을 회상하고 그 때의 행복과 활기를 회복하려 합니다. 그 당시에는 어리고 갓 예수를 믿고 인도함을 받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얼준도, 알비도, 상감도 돌아가고 비시누도 멀리 지방에 숨어 있고 몇몇은 다른 이유로 오랫동안 교회에 오지 못하여 이제는 이 형제들이 이끌어 가야할 만큼 세대 교체의 시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아름답던 시절은 빨리 갔지만 이민교회도 아닌 임시 교회와 같은 이곳에서도 사역은 꾸준히 이어질 것입니다. 성령님이 직접 운영하시니까요.

요즘 연수생이 주로 쉼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평균 12-19명 까지도 이용하는데 처음에는 제발 있게만 해달라는 생각으로 들어왔지만 아무래도 쉼터에 처박혀 있는 생활은 지루하기도 하고 울적하기도 합니다. 아침에 드리는 Q.T.나눔과 저녁에 드리는 예배시간에 찬양과 말씀으로 은혜를 받고 수만이 인도하여 저렴하게 서울랜드도 다녀 오고 도시락 싸가지고 제부도도 다녀 왔으며 탁구도 자주 치면서 병원과 건강 검진을 위해 보건소도 다니고 가끔씩 특별 음식도 해먹었습니다. 킬이라는 우유죽과 뿌리라는 밀가루 전병, 양고기, 닭똥집 튀김, 삼겹살도 구워 먹었습니다. 연수생 송출 회사를 부지런히 다니며 새 직장을 위한 갈망의 눈빛을 감출 수 없어 하는 젊은이들을 자신의 문제로도 벅찰 듯한 수만과 써시 형제가 이렇게 잘 돕고 있습니다. 매끼마다 2,000원씩 걷어서 식생활을 해결하는데 자기들끼리 얘기하기를 이 걷은 돈 중에서 주디디(누나)에게 하루에 하나씩 토마토 쥬스를 사드리기로 했다며 매일 갖다 주다가 어떤날은 안 주기도 하는데 얼마 지나서 바로 큰 병으로 된 쥬스를 갖다 주는군요. 먹어서 맛이 아니라 참 재미있어서 맛이군요.

토마토 쥬스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 필요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습니다. 바로 써리따 사모이지요. 인천 남동공단에서 사역하고 있는 동생 레그미 전도사와 희년 선교회와 남편 크리스나 전도사가 사역하는 전북 정읍의 교회를 왕래하며 사역을 돕다가 그만 병이 나서 자리에 앓아 눕게 됐습니다. 1개월 요양하면서 미역국과 닭죽과 네팔 음식도 먹고 또 토마토 쥬스도 먹고 링거스 수액도 맞으며 좀 회복이 되어 네팔에 다니러 갔습니다. 토마토 쥬스를 보니 우리를 열심히 섬겨준 네팔 형제들의 사랑의 수고가 배로 느껴집니다.

5월 셋째 주일에는 에버랜드로 가서 야외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때도 특별한 음식을 만든다고 플라우라는 기름밥을 만들고 양고기로 준비한 점심을 먹고 인체의 신비 관람하고 에버랜드 처음 온 사람이 대부분이라 뭐 타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화려한 그 랜드를 만끽하며 과거에 함께 했던 네팔 친구들을 그리워 하는 마음도 여름 향기에 실어 보냈습니다.

6월 첫째주일에는 ‘migrant's Arirang'이라는 주제로 시청앞 서울 광장에서 열린 외국인 노동자 축제가 열렸는데 예배 끝난 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네팔 사람들은 이런 데 모이는데항상 앞장서는 것을 봅니다. 모든 외국인들 자기 나라의 부스에서 나라와 민족, 민속을 소개하는 곳을 다 돌고 나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며 반가워 하다가 각국 음식 코너에 가서 음식도 맛보고 또 밤에 열리는 콘서트에서도 열광하며 만끽하는 그들...... 좋았습니다. 언제나 그들이 한국에 있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희년에 더 이상 안 나오게 된 사람을 많이 만났고 안부를 묻고 교회 나오라고 권면하면서 그들이 아주 잊혀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그들을 위한 관심과 사랑과 기도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6월 둘째 주일에는 미얀마팀과 축구시합을 하였습니다. 결과는 진 게임이었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신나게 땀흘리며 뛰는 선수들과 응원인지 코치인지 모를 소리를 함께 지르며 네팔 사랑을 누린 게임이었습니다. 함께 참여하여 네팔팀에 합류해준 시흥 남문교회 청년들과도 호흡을 맞추고 가까워지는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네팔팀이 개인기는 잘 하는 편인데 조직력이 좀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축구 게임을 하고 끝나고 고기도 구워 먹었으면 좋겠다는 즐거운 계획도 세웠습니다.

상감도 빔 기리도, 써리따도 갔습니다. 써리따는 다시 올 것이지만 아무튼 이들이 가는 것은 교회를 위해서는 너무 섭섭하지만 자기 나라에서 하나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아름다운 결단이 있기에 축복하며 이별의 손을 흔듭니다. 상감은 원래 네팔 교회에서 장로로 섬겼고 헌신된 형제라서 줄곧 한길을 걸은 보이지 않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귀한 믿음의 동역자였습니다. 이제 희년은 젊은이들과 초신자로 가득하지만 언제나 가능성 있는 아름다운 영혼이기에 주가 함께 하시는 아름다운 희년네팔교회의 앞날을 기쁨을 누르면서 바라 봅니다.

인천석천제일교회에서 네팔에 가 있는 얼준이 보육원 사역하는 것을 도우면서 필자를 그 교회의 네팔 선교사로 여겨 주셨습니다. 그 교회와 그 교회의 내 친구 이 권사님과 후원하는 동역자분들이 계속 거듭해서 보여주신 사랑에 어느날 저는 이상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치 우물가에 서 있던 여인이 아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채로 살고 있었던 외로왔던 그 세월들을 한 순간에 벗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소망이 없는 것 같고 변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섬김과 수고로 퍼올린 네팔인들은 손가락 사이로 새는 물처럼 허무하게 느껴졌던 네팔인 사역에서 저는 그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품고 내가 어느날 홀연히 깨닫듯이 그들이 홀연히 변할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랑이 최고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여 줬던 사랑이 결실할 날이 올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먼 훗날에 이루어 지더라도 말입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 가슴이 벅차고 기쁨을 이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기도제목:
1. 네팔 공동체가 건강하게 양육되고 성장될 수 있도록
2. 돌아간 상감 장로가 현지 교회에서 잘 섬기며 주 안에서 나아갈 길을 인도함 받도록
3. 공동체를 이끄는 보즈 목사님에게 영성 충만, 가족 건강, 재정이 채워 지도록
4. 안디옥신학 과정 중인 레섬(스리)이 학업과 영성이 충만하게 하시고 재정이 채워 지도록
5. 사역자 주선미 선교사가 영육간에 강건하도록
6. 네팔 공동체 장소 이전 하는데 인도함을 받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