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참 아름다운 날 [2005년 6월]

희년선교회 2024. 7. 14. 14:46

[2005년 6월]

참 아름다운 날

주선미 선교사

 

이번 65일은 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 열린 외국인 노동자 문화 축제 에 참석했습니다. 오전 10시에서 저녁 10시가 넘어서까지 진행된 이 행사에 우리 네팔 공동체는 예배를 마친 후 참석하였습니다.

 

각국의 문화를 알리는 국가별 부스가 있었고 또 길 건너에서는 국가별 음식을 만들어 파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네팔인과 한국인의 결혼식도 치렀다고 하고 각국의 춤과 노래와 연주로 흥겨운 그야말로 축제의 바다와 같았습니다. 그저 신기하고 기쁘고 들뜬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평소에 단속될까봐 지하철 타기도 조심스러워했던 이들이 아 글쎄 이날 만큼은 지하철을 자신있게 무리지어 타고 가서 서울의 한가운데에서 주인공이 되어 그토록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을 것입니다.

 

파란 잔디가 주는 편안함, 도심 한가운데에서 마음껏 소리내고 즐길 수 있어 영웅이라도 된 느낌, 따갑고 감미로운 햇살이 주는 행복감, 친구들을 많이, 아니 전부 다 만난 것 같아 반가움에 들뜬 마음, 다른 민족보다 네팔인이 월등히 많이 모여서 '한 단결'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 한국이 웬일로? 하면서도 가슴 깊이 한국에 대한 고마움이 스며올라와 과거의 혹은 현재의 설움을 잠시 잊게 하는 치유받은 자의 말끔한 얼굴빛 같은 것이 그날 서울 광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장소는 사실 한국인들이 아니면 공감할 수 없는 가슴시리게 그리운 장소이지요. 한열이를 외치고 민주화를 외치며 대한민국 빠방빵빵빵을 외치고 촛불집회를 하던 눈물없인 앉아 있을 수 없던 그 장소 그곳에서 외국인이 드디어 환희의 눈물을 삼킨 것입니다.

 

저녁이 되자 콘서트가 열렸는데 베트남 가수의 멋진 열창이 가장 멋있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베트남 여가수는 단상에서 내려와 사람들 사이에서 감동을 전하기도 하였는데 열광한 것은 베트남 사람 뿐만 아니고 네팔 사람들도 춤을 추며 광장을 달구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서 집으로 오면서 보니 불꽃놀이도 멋지게 터지고 있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희년 예배에서 얼굴을 보지 못했던 많은 이들을 보며 서로 겸연쩍어 하면서도 기쁘게 회복된 말끔한 감정으로 다시 희년에서 볼 것을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