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의 기도
주선미 선교사
9월 첫째 토요일 밤에는 장신대 뒤편 바위산으로 가서 산 기도를 하였습니다. 영락교회 4남 선교회에서 다음날 주일인데도 불구하고 차량 지원을 해 주셔서 함께 가 기도를 하였습니다. 밤의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부르짖는 기도와 찬양은 다음날 주일예배 시간만 아니라면 더 앉아서 오래오래 부르짖고 싶도록 느끼게 하였습니다. 주일날 교회에 가니 네팔 공동체가 산기도도 하고 대단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기도의 필요성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 시도하다가 차량이 없어서 못 가곤 하였는데 영락교회로 옮기면 가자고 하던 터에 드디어 가게 된 것입니다.
영락교회 50주년 기념관 7층에서 네팔 공동체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연중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빈 예배장소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7층의 한 공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교부와 선교 제자단에서 저희 예배 장소와 예배 후 간식을 위해 여러 가지로 애쓰고 섬겨 주셔서 교회의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네팔 형제들은 새로운 교회를 찾아오느라, 새로운 쉼터를 찾아오느라, 또 쉼터에서 교회로 지하철 타고 이동하느라, 예배실 이리저리 옮기느라 이것저것 적응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잘 따라와 주었고 처음으로 대하는 영락교회, 혹은 교회의 영성을 경험해 가는 눈치입니다.
10월 첫째 주일엔 희년 선교회 내 다민족 연합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네팔 공동체는 축구는 참석 안 하기로 하고 배구, 배드민턴, 탁구에 참여하여 정말 신나게 즐겼습니다. 배구하는 형제들의 면면을 보면서 그들의 활동성과 자유함, 사랑스러움을 느꼈습니다. 희년과 한민족 세계 선교회에서 잘 준비하시고 수고하신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10월 둘째 주일엔 추석이라 영락교회 설악산 기도원에서 40명의 형제들과 수련회를 했습니다. 토, 일, 월요일에 걸쳐 첫날은 낙산 해수욕장 까지 바로 가서 저녁 써늘한 기운을 느끼며 사진 찍고 숙소로 들어와 첫 번째 쌍카팀이 저녁을 짓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탁구를 치며 기다려 밥을 먹은 후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번 수련회 주제는 ‘새로운 삶’이었습니다.
첫날, 둘째 날, 셋째 날에 걸쳐 연속적으로 보즈 목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분명하게 이해되는 말씀이라 모두 깊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첫날 예배 후 게임을 하니 모두 즐겁게 몸을 부딪치며 가까워졌습니다. 아침에는 알비팀이 빵과 차를 준비하고 기도회를 마친 후 설악산 권금성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산악지대에서 온 네팔인이지만 설악산의 그 가파르고 아름다운 벼랑 위에서 아찔한 기분을 느끼며 즐거워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점심을 먹은 후 어제 봐 두었던 낙산 해수욕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물속에서 파도에 맞춰 꺅꺅 소리 지르며 놀기도 하고 지난번 체육대회 때 재미 붙였던 배구 비치발리볼도 하고 이리 저리 사진도 찍고 담소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돌아와 디비팀이 저녁을 짓는 동안 또 탁구치고 저녁 먹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장기 자랑을 하며 각자의 숨은 능력을 보았고 네팔의 재미있는 교대식 노래대결도 보았습니다. 그것은 한국의 쾌지나칭칭나네처럼 대중들은 후렴을 읊고 각팀의 대표는 즉흥적으로 가사를 지어 대화하는 식으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새로 온 자매가 너무나 잘 해서 모두 즐거워했는데 네팔에서는 남자 대표와 여자 대표가 이런 식으로 노래를 이어가며 2-3일 연속으로 하기도 한답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기도 한답니다. 셋째 날은 주일이어서 아침 일찍 주일 예배로 드리고 식사하고 모든 청소와 정리를 마친 후 마당에 널려 있는 밤들을 줍고 돌아왔습니다.
10월 셋째 주일에는 희년에서 준비한 건강 검진을 영락 교회 러시아 팀과 같이 받았습니다. 장소를 옮겨야 해서 그 주일에는 쉼터 옥상에 예쁘게 마련한 예배처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우리가 예배드리던 장소와 4층 한글반도 보면서 옛정을 나누었습니다.
영락교회 선교 주간에는 뮤지컬도 보고 바자회도 찾아가 옷도 사고 음식도 먹으면서 권사님들의 사랑의 섬김도 받았습니다. 따뜻한 가을 오후 선교 주제인 ‘실크로드’를 상징하는 큰 성문 모형 앞에서 위안의 시간들이 되었고 선교 전략 강의도 들었습니다.
신기도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금요 심야 예배 시간에 네팔인 2명과 함께 참석하여 네팔의 특송을 불렀습니다. 영락 교회에 네팔인 예배와 네팔인 사역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도 되었고 네팔 형제들에게는 한국 예배를 경험하는 귀중한 시간도 되었습니다.
10월 다섯째 주일에는 영락교회 4남선교회에서 주최하신 외국인 체육대회를 봉천동의 한국 관광고등학교에서 가졌습니다. 러시아, 네팔, 4남 선교회 A B 팀 이렇게 4팀이 축구와 농구, 줄다리기, 줄넘기, 3인 4각 달리기, 농구 자유투를 했습니다. 네팔인은 쉼터 옥상의 예배 처소에서 예배를 마친 후 13명이 참석하여 축구는 지고 농구는 우승을 하였고 점식 저녁 식사도 맛있게 하였습니다. 축구와 농구를 하면서 4남 이두희 집사님은 특히 네팔팀에 애정을 가져 주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석 후에 일자리들을 많이 찾아가서 쉼터는 한산한 편입니다. 그와 아울러 토요일 모임이 시들해졌습니다. 아무래도 먼 곳에 있는 형제들이 근무 끝나자마자 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일날 아침에 와야지 하면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게 되고 결국 예배 시간에만 맞춰서 오게 됩니다. 주일날을 포함해서 여기저기서 단속되었다는 말도 있고 쉼터와 예배공간까지 오가는 것도 번거럽고 교통비도 들고 또 추석 후 토요일 밤 늦게까지 혹은 주일까지 잔업을 하는 곳도 많아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결핵성 골반염증으로 투병하던 뿌런에게 반가운 소식이 왔습니다. 뼈의 염증은 원래 잘 낫지 않고 평생 가기도 한다했고 그 뿐만 아니라 골반강에도 농양이 그대로 있어서 그것을 치료하던 중이었으며 골반 뼈는 농양으로 부분적으로 삭아 없어진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골반강의 농양도 없어졌고 뼈 속의 농양도 없어졌고 삭아 없어졌던 골반 뼈도 잘 자라서 이제 더 자라면 붙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하나님께 찬양 드립니다. 그는 기도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며 감사하며 확신에 차 있습니다. 지금은 일해도 된다고 하여 보수는 작지만 토마토를 따는 농장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습니다.
레크미는 네팔에서 고교졸업 후 인디아에서 3년 과정의 신학을 공부하고 현지 훈련도 2년간 받은 후 네팔에 돌아갔는데 마침 중동 쪽의 크리스챤 네팔 형제들이 사역자를 원한다는 소식에 그곳에 가려 하다가 누님과 매형이 있는 한국에 신학을 공부하러 오라 하는 말에 한국으로 왔습니다. 사역자가 필요했던 인천 남동공단 선교회에서 1년반을 사역하고 희년으로 오게 되었는데 아직 신학교를 가지 못했습니다. 희년에서는 사역할 형편이 안 되므로 사역할 곳과 신학교를 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는 쉼터에 머물면서 자원해서 쉼터를 잘 관리하고 경건생활과 찬양을 늘 부르며 새로 온 형제들을 잘 섬기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진로를 위해 기도원에도 두 차례 다녀 왔습니다. 한글도 배워야 하고 기타도 배우고 싶어 합니다.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는데 안타깝습니다.
네팔에서 알비가 왔습니다. 그는 수만과 함께 희년 네팔 공동체 제 1호, 2호로 세례받은 사람입니다. 공동체 출범시 첫 멤버이었으며 회심하고 나서 줄곧 공동체를 헌신적으로 섬겨 왔습니다. 그가 네팔에서 결혼도 하고 선교사 사역을 돕다가 한국으로 온 것입니다. 더 성숙해진 것 같은 그의 삶에 하나님이 함께 하셔 바른 길로 늘 인도되기 원합니다. 그동안 일 관계로 오랫동안 나오지 못했던 수만도 동시에 나오게 되어 이제 공동체가 다시 활기가 돌을 것을 기대합니다.
네팔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들은 숙명적으로 형제들 가운데 있습니다. 서로 전화로 연락하고 문자 보내고 이메일 채팅을 주고 받으며 서로 하나가 되어 있지만 막상 출석하는 것은 예배 시간에만 출석하고 가버려 서운한 감이 있습니다. 분석해보니 쉼터에 오고 다시 예배 장소로 가는 것이 번거로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이제 더 힘을 받으려면 모이기를 힘쓰고 기도하며 말씀을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할 터인데 이 좋은 교회의 좋은 쉼터를 왔어도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영락 교회의 그러니까 교회 안에 들어온 것은 참으로 귀한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기도하시는 분들과 신앙을 굳게 갖고 계신 분들의 우러나오는 신앙의 향기로 저희들은 교회 영성에 전염돼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영락희년 네팔공동체 기도제목
1. 공동체가 모이기를 힘쓰고 복음의 말씀으로 성령 안에서 성장하도록
2. 보즈 목사님의 학업과 담임하는 네팔 현지 교회와 재정과 희년사역이 다 은혜 가운데서 풍성해 지도록
3. 레썸이 안디옥 신학에서 마지막 논문을 쓰고 있는데 지혜와 성령 충만함이 있게 하시고 재정이 채워지며 돌아가서 할 사역의 길을 인도하시도록
4. 레크미가 쉼터를 자원해서 돌보고 있는데 그의 사역지와 신학교가 준비되고 재정도 채워지도록
5. 주선미 사역자의 모친이 혈관성 치매로 어려움 가운데 있는데 회복되게 하시고 사역에 피곤함이 없이 충성을 다하여 섬기며 기도가 더욱 채워져 성령 충만한 사역을 감당하도록
6. 뿌런이 골반뼈가 마저 차올라 완전히 붙어 온전히 회복되게 하시어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7. 새해에는 영락교회에서 예배실이 확보되고 찬양을 할 수 있는 여러 악기와 음향 시설이 채워져 찬양을 통해 예배가 회복되도록
8. 사역을 위한 차량이 준비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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