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미사)
주선미 선교사
2007년이 아직도 생소한 것 같은데 4개월이 지났고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hi seoul festival"이 찬란한 서울의 봄에 충동질합니다. 개막식 때 쉼터의 형제들과 여의도 야외 공연장에 가서 63빌딩이 쏘아 주는 빛을 맞으며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꽃놀이를 구경하였습니다. 오면서 우린 서로를 확인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인파 속에서 밤길을 걸었습니다. 봄 야외 예배가 4월 29일에 있었는데 하이 서울 페스티발과 같은 시기여서 몇 가지 프로그램도 참여하게 되어 재동 초등학교에서 조선시대 체험도 하고 비록 발을 담그지는 못했지만 한강물 위를 그냥 걸어보는 미라클 수중걷기도 지켜보고 정조행차행렬도 지켜보았습니다. 평소엔 20-30명 모였었는데 이 날은 55명이나 되는 대부대가 서울 숲에서 점심을 먹고 한강 유람선도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의도 선착장에 도착한 후 해산기도를 마치고 각자 갈 길을 향해 돌아갔습니다. 머리카락 흩날리며 행복을 안겨준 한강의 봄바람을 음미하면서.............
부활주일이 얼마 전에 있었지요.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드라마 “결정의 시간”을 했습니다. 모두 어설프긴 했지만 예수님, 사탄 1.2, 사업가, 강도, 마약 중독자, 우상 숭배자의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저도 사탄 2 배역으로 들어갔지요. 이것을 통하여 자기 맘대로,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과 예수님의 끊임없는 보혈의 초청, 그리고 그들의 거절 혹은 영접, 마지막에 이들을 구하고 싶어도 더 이상 기회가 없어 아쉽게 멀어져 가는 예수님, 그리고 결국 사탄에게 질질 끌려가는 거절자들..... 이런 배역들의 감정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지금이야말로 결정의 시간입니다. 우리 네팔 형제들은 정말 아직도 초청에 응하지 않는 자들이 너무 많아 그것이 늘 아쉬움을 주었었는데 깊이 생각게 하는 드라마였습니다.
3-4월엔 또 마침 두란노 경배와 찬양이 쉼터에서 가까운 연세대학교에서 있어 매주 참석하며 뜻을 모르는 이 젊은이들과 함께 알 듯 말 듯 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사실 멀뚱멀뚱 쳐다보는 형제자매 옆에서 눈을 감고 찬양에 빠지기는 좀 힘이 들지요. 그들의 모습에서 타문화권 선교의 애로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도 한국의 경배와 찬양을 보게 해 주고 싶었거든요. 말을 몰라도 착하게도 몇 시간을 서 있었던 형제자매들과 어울려 밤길을 걸어오다 보면 학창시절의 봄밤 공기가 떠올려지며 순수한 때의 새큰한 감정으로 행복해졌습니다.
3월초의 일입니다. 그동안 신학 공부하길 기다리던 레크미 형제가 드디어 프레이즈 신학에 들어갔습니다. 과는 워쉽리더과 입니다. 이번에도 신대원에 입학이 안 되면 연주하는 것이라도 배우게 해달라는 소박한 간청이 학부 편입으로 드디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는 요즘 매우 즐거워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학교 과정의 하나로 중국에 미션 트립을 다녀왔습니다. 상대적으로 피곤하고 쉼터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의 성실성으로 인해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쉼터가 움직여지고 있는 것을 봅니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 2월 설날엔 네팔 연합수련회를 영락교회 기도원에서 가졌습니다. “나그네의 삶”이라는 주제로 보즈 라즈 목사님이 주강사가 되어 10여개의 교회 네팔 공동체 2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시간 시간마다 은혜로운 말씀도 좋았고 비디오로 본 네팔인 힌두제사장으로부터 회심한 사람의 간증과 그의 힌두 신들에 대한 설명과 지적은 힌두권에 있는 사람들이 복음을 깨닫기에 아주 효과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담배 사건으로 기도원에 걱정을 많이 끼쳐 드리고 화재가 날까 정말 아찔하기도 하였습니다. 기도원이 산에 둘러싸여 있는데 사람 눈에 안 띄는 기도원 뒤편에서 담배꽁초가 수없이 많이 나온 것입니다. 기도원에 온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모습이지만 외국인들의 수련회에는 늘 이런 덕스럽지 못한 일들이 생깁니다. 안 믿는 형제들을 많이 초청하는 자리이다 보니.
지난 2월엔 네팔 보육원 평화의 집을 운영하는 얼준 형제가 귀와 다리의 상태를 점검하고자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진찰을 받아 보니 네팔에서 열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오른쪽 청력이 상실됐는데 신경이 다친 것이라 한국의 병원에서도 어쩔 수 없다 했습니다. 오랫동안 붙지 않아 아예 포기했던 대퇴골은 이번에 다친 지 10년이 돼가는 시점에서 드디어 붙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또 그동안 기도와 후원으로 돌아보아 주신 분들을 뵙고 감사의 인사를 나눈 것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얼준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느낀 것은 정말 현재의 네팔인 교회가 과거의 교회를 이어 받고 미래의 교회로 목표를 가지고 연결해서 열매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계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얼준을 모르고 그의 사역을 모르고 옛 공동체와 전혀 관련이 없는 현재의 네팔 공동체가 어찌나 속절한지. 그리고 옛 공동체원이 느끼는 비감은 어떠한지. 작년에 다시 한국에 온 R형제는 희년 네팔 예배 공동체의 초창기 멤버이면서 그가 귀국할 때 까지 헌신적으로 섬겼던 형제입니다. 그런데 그가 아직은 우리 네팔 공동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한국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S형제도 처음부터 R형제와 함께 섬기던 형제인데 중간에 본인의 사정으로 출석을 안 하다 최근 다시 나오기 시작하는데 소속감은 한국 교회에 있는 채로 시간을 내어서 네팔 예배를 잠시 참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다른 R 형제는 어떠한가요. 그는 희년 네팔 공동체의 아웃사이더로 계속 존재하다가 결국 다른 선교회와 연결되어 그의 사역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또 최근에는 쉼터에 왔던 이들이 두 번째 올 때에는 다른 곳으로 가게 된 사례가 많습니다. 쉼터가 인원이 다 차서 그렇기도 하고 저 자신 끌어당기지 못한 면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이가 속절없이 떠나갔습니다. 찬양을 인도하는 형제는 어느 땐 열정과 비전이 넘쳤다가 어느 땐 쉽게 좌절하기도 합니다. 모두 비슷하게 희년 네팔 공동체에 대해서 비감을 갖고 있음을 느낍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현재 예배와 행사를 꾸려 가느라 급급했던 본 사역자는 그만 역사의 중요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또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친밀함 을 이어 나가지 못한 것입니다. 지도자가 마땅히 보여 주어야 할 비전을 제시 하기는 커녕 스스로도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이 글을 굳이 쓰는 것은 새로운 자세로 임할 것을 다짐하기 위함이며 기도 요청을 하기 위함입니다. 공개적인 회개죠. 이제는 한국에 온 네팔인을 상대로 더 이상 시행착오를 하지 않아도 되는 때인데 참 그들에게 미안합니다. 우리 네팔 공동체에 참 미안합니다. 그들의 헌신의 의욕을 꺾고 그들을 쓸쓸하게 방치하며 그들에게 주님에 대한 갈망을 심어주지 못한 것 정말 미안합니다.
최근에는 저희 영락 교회 쉼터를 다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네팔, 러시아, CIS, 몽골, 모로코 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섬기고 있습니다. 부담감이 좀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가 안 통하니 너무 답답합니다. 그러나 전에 피상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던 배타성이 없어지고 그들이 착하고 사랑스럽게 보여 지는 것은 참 좋은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아울러 그 나라 언어가 안 되는데도 외국인 사역을 하시는 이 땅의 모든 분께 진정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언어가 안 되지만 최선을 다해서 외국인들을 섬기고 계시는 분을 향하여 나처럼 언어가 되는 분이 사역해야 진정한 이해가 가능할 텐데 하며 속으로 생각한 것을 또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개합니다. 이 모든 짐을 저 혼자 지고 너무나 힘들어 하며 주님을 의지하지 않은 죄를요. 이제는 주님의 이 말씀을 순종해야겠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근데요. 사랑합니다. 저 사실은.......... 네팔 공동체를................. 사랑합니다.
네팔공동체 소식
1. 4.29에 봄 야외예배를 서울 숲과 한강 유람선에서 가졌습니다.
2. 5.6에 네팔인 연합 예배를 주안장로교회에서 300명이 모인 가운데 드렸습니다.
3. QT집 “매일의 양식” 네팔-영어판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4. 그동안 섬겨 주시던 이재숙 선교사님은 네팔 장미회 노인학교 사역으로 떠나셨습니다.
5. 후원해 주신 분 감사합니다
정결한교회 50만원(일시금), 40만원(1-4월), 시냇가에 심은 나무-20만원(2월)
이숙현-6만원(3-4월)
계좌번호1002-316-882807 우리 은행(예금주 주선미)
네팔공동체 기도 제목
1. 네팔 형제들이 예배 가운데 예수님을 만날 수 있게 예배가 잘 준비되도록
2. 사역자와 찬양팀과 예배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이 성령 충만함으로 이끌도록
3. 쉼터에 필요한 것이 잘 채워지고 쉼터 생활을 통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4 .러츠만 카키......발의 염증에 대한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고 치료비가 채워지도록
꺼멀 기왈리......골절된 손목이 잘 아물도록
러츠미...............폐결핵 중증, 늑막염으로 서북병원 입원 중인데 완쾌되도록
임금 체불된 자, 퇴직금 받지 못한 자들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5. 사역자 주선미 선교사의 모친이 치매에서 회복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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