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터 사랑
주선미 선교사
1월 말 네팔을 다녀왔습니다. 평화의 집 얼준 원장과 아이들, 라잔, 람, 싸테, 너레스, 쁘라카스, 비놋, 써리따, 너빈, 상감, 버추람, 뿌런, 박타, 야꿉을 만나고 몇몇 선교사님과 이쪽에 있는 네팔 형제들 레크미 전도사, 돌, 바산, 꾸마리, 메헤르만의 가족도 만났습니다. 네팔은 거기에 그대로 있었고 저도 그대로였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네팔 형제들도 머쓱해 하면서 반가운 제스처들을 나누었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변화는 제가 여왕 대접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다행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연륜이 깊어간 그들의 안정되고 의젓한 모습도 보기 좋았고 삶의 고민을 함께 나누어보기라도 할 양 조용하고 진지하게 나눈 대화도 좋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인데 동행인 없이 혼자 가서 네팔의 산하를 차근차근 돌아보며 그 옛날과 달리 변화된 모습으로 미소 짓고 마주 할 네팔 형제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시간에 쫓겨 ‘빨리 빨리’의 경박함만 쏟아 놓았던 발걸음을 미소로 대해 주었던 그들이 오히려 고마울 따름입니다. 글쎄 어떤 집에서는 차 한 잔도 안마시고 화장실만 갔다가 나온 경우도 있었거든요.
2월엔 설날 모임이 있었습니다. 배드민턴 대회, 각국에서 마련한 식사, 예배, 게임 등을 하였습니다. 설날이나 추석 명절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화려했던 과거 수련회도 있었지만 이렇게 조촐하게 모이고 또 네팔의 경우에는 낮에 어디 다른 네팔 프로그램 갔다 오면 저녁에 식구들을 맞이하고 밥 먹고 네팔 기독 영화 보여주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복음을 나누면 그것이 더 편안하고 좋은 명절보내기임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것은 이곳으로 온 뒤 생겨난 터득법이라 할 수 있겠죠. 참 우리의 쌍카, 어멀 형제가 일자리 구하러 가다가 그만 단속반에 걸려 출국 조치되었습니다. 그래서 명절 기간 동안 부랴부랴 성금을 모아 주고 하였는데 아무튼 홀연히 가는 그들을 보면 주의 날도 이러함을 매번 느끼게 됩니다.
3월엔 첫째 주에 한국인 대예배에 참석해서 통역을 통해 예배를 드렸는데 말씀에 은혜를 받았다고들 하는군요. 끝나면 우리의 장소로 돌아와 교제를 나누고 돌아갑니다. 매2개월 마다 그렇게 예배드리는데 예배에 대해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월엔 첫째 주일날 부활주일을 맞이하여 러시아, 몽골, 네팔이 한 곳에 모여 예배드리고 나서 민족별로 피자와 치킨을 먹고 부활절 계란을 장식하는 콘테스트도 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왔죠. 십자가 죽음과 부활, 그리고 12제자로부터 시작된 세계 선교 등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계란을 장식한 것을 보며 복음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을 봅니다. 이는 주일 아침에 ‘견고한 기초’ 책으로 성경공부 하면서 구약부터 신약까지 복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꾸준히 소개해오며 형제들 가운데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을 또한 떠올리게 됩니다.
4월 들어 쉼터의 문을 잠시 폐쇄했습니다. 내부 수리를 위해서 입니다. 쉼터는 필요한 이들이 나그네의 입장으로 머무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게 참 운영자로 하여금 갈등을 느끼게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장기화되면 처음 들어올 때의 안도와 감사가 퇴색되고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죠. 그러나 규정을 보여주며 이러하니 나가시오라고 하는 것도 한국인의 정서상 쉬운 일이 아닙니다. 네팔인 보다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원인이 더 크지만 이런 이유로 잠시 정비하려는 뜻으로도 폐쇄한 것입니다. 하나님도 역시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을 그냥 참고 보아주고 계시다가 제 생각대로 가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새로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터같이 우리의 잘못한 것에 기초하여 다시 수정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돌고 난 후라도 결국 목적지로 가게 하시죠. 또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도 이러하겠죠. 다칠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오히려 눈치를 보며 눈물을 삭히며 자녀를 바른 길로 안내하죠. 우리 쉼터를 만들고 외국인들을 섬기는 이들도 이 네비게이터 같고 사춘기 자녀의 부모 같은 아니 그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입니다. 단지 한결 같은 품위와 안도감을 주는 신뢰가 외국인 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이 외국인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예민해서 확대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내침을 당하는 서러움이 상처가 되고 무성한 소문과 심지어 다른 교회로 까지 가게 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외국인 사역의 어려움이 이런 모습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외국인 사역이 어떠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한결같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품위와 신뢰와 지혜가 있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기도제목
1. 내부 수리 관계로 잠시 폐쇄 중인 쉼터가 빨리 수리 되어 외국인들을 받을 수 있도록
2. 낙심하지 않고 네팔 예배에 대한 신뢰로 쉼터 개원을 기다릴 수 있는 형제들이 되도록
3. 형제들이 예배를 사모하며 환경적으로도 주일날 예배 잘 참석할 수 있는 여건이 되도록
4. 형제들의 문제를 위해
메헤르만.......당뇨병으로 혈당 조절 안 되고 합병증이 심한데 잘 치유되고 귀국하도록
어눕..............손가락 수술부위 잘 회복되고 추간판 탈출증이 잘 치유될 수 있도록
돌.................위궤양과 척추 어깨 목 근육통이 치유되도록
옴.................체불 임금을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조시.............회사 동료직원의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거나 잘 전직할 수 있도록
5. 네팔에 돌아간 쌍카, 어멀, 헤만따, 바추람, 뿌런, 라잔, 아난따 등이 신앙생활 잘 하도록
6. 레크미 전도사가 성령 충만으로 사역, 학업을 잘 감당하며 임신한 사모의 건강을 위하여
7. 주선미 선교사가 영육 간에 성령 충만으로 네팔 공동체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8. 정결한 교회(10만원 *1-3월), 이숙현(3만원 *1-3월)외 희년경유 후원자님을 지키시도록
(계좌번호우리은행 928-046206-02-101 예금주 주선미)
'국내 희년공동체 > 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주와 진주상자 [2011년 2월] (0) | 2024.07.14 |
---|---|
쉼터와 작은 예수 [2010년 8월] (0) | 2024.07.14 |
변함없는 행보, 조용한 행보, 매력적인 긍휼의 눈빛 [2010년 2월] (0) | 2024.07.14 |
하나님의 모략 [2009년 11월] (0) | 2024.07.14 |
저는 참 이것이 궁금해요 [2009년 8월] (0) | 2024.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