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하나님의 모략 [2009년 11월]

희년선교회 2024. 7. 14. 16:20

 

하나님의 모략


주선미 선교사

 

 

 

초대받지 않은 손님
이번에 네팔의 띠할이라는 명절이 있었는데 안 믿는 모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음식도 먹고 네팔의 형제들이 자매들에게 찾아가 자매들의 축복 띠까를 이마에 받고 준비해 간 선물을 주는 명절을 지키는 날입니다. 집집마다 불을 밝혀서 부의 여신인 러츠미를 맞이하고 또 노래와 춤을 추면서 집집마다 돌고 선물도 받아가는 모양새가 크리스마스 불 밝히고 새벽송을 도는 것과 흡사하죠. 아마 작년 이맘 때 였나 그 때 이런 날에 주일날 한명만 교회에 온 적이 있었었죠. 모두 그 형제자매 모임에 가서 이마에 힌두식 티까 받고 선물 주고 음식 먹느라 교회는 오지 않은 거죠. 네팔의 교인들은 띠할 명절 때 형제들이 띠까는 안 받고 자매들에게 선물만 준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띠할 명절이라도 모두 교회에 예전처럼 와서 예배를 드리는데 외국에서의 예수 안 믿는 사람들의 교회란 이럴 때 본 모습을 보여 교회에는 아주 적은 수만 왔습니다. 이번에도 셀로띠라는 쌀도나스와 양고기, 무무침, 콩조림 등을 만들어 썰렁하지 않을 정도로 준비했는데 말이죠. 안 온 이유 중 어떤 형제는자기를 초대하지 않았다고 마음이 상해서 오지 않았다더군요.


참 그러고 보니 생일축하 문화가 떠오르네요. 보통 한국은 자기 생일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챙겨주는 것인데 이들은 자기 생일 음식을 자기기 준비하고 초대하면 초대된 사람은 선물을 가지고 찾아오고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안 가는 문화였어요. 얘길 들어보면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우린 당사자는 가만히 있고 주위 사람들이 알아서 깜짝 축하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말이죠.


추석 지나고 K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먼데서 일한다는 이유로 뜸해지더니 아주 소식이 끊어질 지경이 되었고 그동안 주님 없이 혼자 살다 갖은 고생을 다한 모양입니다. 말하자면 욕심으로 인해 받은 수모와 고통이죠. 나이 많은 한국 여성과 같이 지내며 돈을 많이 뜯기고 올무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인데 접근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가 이곳이 그리워 추석 때 오고 있는 중인데 우리가 염소 잡는다는 소리를 듣고는 도로 돌아갔답니다. 왜 그랬을까요. 수치심 때문인데요 만일 주디디가 이번에 염소를 잡고 하니 오라고 초청했다면 즐겁게 올 수 있었을 텐데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뻔뻔스럽게 온다고 스스로 느낀 모양입니다. 그래도 이곳이 그리워 향했던 발걸음이 얼마나 소중한 발걸음인데 그걸 돌렸을까 하며 계속 마음에 아픈 여운이 남습니다.



행사 동원

또 반대로 교회에서 이런 저런 행사를 한다고 오라고 연락을 하면 행사 동원 외에 자기네들을 인격적인 관심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해요. 머릿수 채우려 한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그들 스스로 교회에 출석해 주어 높은 자리에서 낮은 하나님과 교회를 내려다보는 형국이 되기도 하죠. 하나님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이번에는 사역자의 가슴이 아프기도 하죠.
이번에 교회 4남선교회에서 주최한 외국인 체육대회를 영락중학교에서 했습니다. 축구와 피구, 여러 가지 게임, 릴레이 달리기가 있었는데 모두 좋아했습니다. 풍성한 두 번의 식사도 좋았고 선물까지 챙겨주시니 또 좋았습니다. 선수가 된 형제들의 모습을 보니 대견하게보입니다. 또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가진 외국인 크리스챤 연합모임에 참석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분과강의도 좋았고 한국을 대표해서 회개하는 시간도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인기 없는 행사
추석 모임도 가졌습니다. 추석에는 특별한 수련회를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네팔식 추석의 상징인 염소고기 요리를 중심으로 하여 토요 주일 성경공부시간을 갖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매번 추석, 설날 명절 때마다 네팔인 들은 어김없이 각 향우회, 혹은 종족모임 주최로 네팔의 유명한 연예인 초청 콘서트를 엽니다. 연휴 3일간 꽉 짜여진 스케줄에 모두 참석하고 표 팔고 하느라 정신이 온통 거기에 가 있죠. 쉼터에는 거기 참석한 사람들이 자러 오는 정도입니다. 우린 그들에게 정성스럽게 염소고기를 준비해서 먹이고 낮에 네팔 콘서트 보러 다니느라고 수고했다. 잠자러 왔으니 이 곳 교회에서 잘 먹고 푹 쉬어라. 또 내일 다른 네팔 연예인 콘서트에 잘 갔다 와라 이런 식이었습니다. 저녁에 준비한 구원론,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특강과 네팔 복음 영화를 보여줬는데 이것이 보석인줄 아는지 모르는지 듣고 그들의 무의식의 깊은 바닥에 일단 저장해 놓는 시간으로 만족해야 했죠. 하지만 그냥 편안했습니다. ‘영육간의 쉼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친정집에 다녀가며 바쁜 그들에게 아쉬운 눈빛으로 배웅의 손을 흔들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난한 마음이 사라진 이들
EPS(고용허가제)로 온 사람들은 3년이 지나면 일단 출국했다가 1개월 후에 다시 고용되어 와서 또 3년을 일할 수 있다니 참 예전에 비하면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불안하게 쫓기는 일이 없이 집도 다녀올 수 있으면서 6년이나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안정된 일이죠. 불법으로 빠질 이유가 없죠. 선배들의 고생이 밑거름이 된 거죠. 그 사람들이 요즘 3년이 되어 속속들이 집에 가고 다녀오고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출국하노라고 감사를 표하고 낑낑대며 공항 동행해주기 원하고 하였지만 요즘은 다음날 출국해도 교회에 오지도 않고 출국준비 바쁘다며 알아서 잘들 갑니다. 옛 시절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안정된 자로서의 거칠 것 없는 모습인거죠.

그냥 사라진 사람
지난번 소식지에 쓴 B형제는 약간 불안했었는데 역시 예의 그 모습대로 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공동체에서 사라져 간 많은 이들 중 마지막 주자인 셈이죠. 아마 개인적인 어려움도 있고 고민도 있고 섭섭함도 있었을 것인데 그가 다시는 방황하지 말고 어디 가든지 신앙생활 굳건히 하며 하나님만을 의지하여 승리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모략
초대하지 않았다고, 또 초대하면 행사 동원이라고 폄하하며 행사에 거만하게 와주는 이들, 가난한 마음이 사라진 이들, 그냥 사라진 이............이들이 어려울 때나 형편이 좋아져서 가난한 마음이 사라졌을 때나 우리 주님과 사역자들은 한결같이 손을 벌려 품어 주기도 하고 반응 없이 외면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여전히 여운을 남기며 벌리고만 있죠. 그것이 하나님의 모략인 줄 사람들은 모르죠. 그들의 심령 깊은 곳에서 진한 여운을 퍼 올려 다시 달려와 와락 안길 시간을 기다리며 지금의 존경받지 못하는 모습 그대로 그들을 기다리다 어느 날 영화롭게 변화될 그 깜짝쇼를 품고 있는 게 바로 모략인데.............

아 지금도 여전히 가난한 마음들이 저를 찾고 있어요. 공항입국의 어려움에 대해서, 산재처리에 대해서 등등. 그리고 저희 어머니의 병환에 대해서도 따뜻한 마음의 표시를 해 주어서 감격하기도 하고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단지 하나님의 모략을 무시하지 말고 지혜롭게 삶의 선택을 하길 바라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죠.



감사와 기도제목


1. 네팔 형제들이 복음을 듣고 주님을 영접하며 거룩한 성도가 될 수 있도록
2. 예배 공동체가 성령으로 충만하고 교회의 모습을 갖추도록
3. 사역자 레크미 전도사가 더욱 힘써 배우고 사역하되 주께 의뢰하도록
우샤 사모가 연세 한국어 학당에서더욱 잘 배우며 기도로 잘 섬기도록
한국어학당 입학과 새 노트북을 주셔서 감사하며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4. 사역자 주선미 선교사가 성령 충만함으로 네팔인 들을 영육간 잘 섬길 수 있도록
모친 이종수권사가 2개월간 의식불명상태로 강남병원 중환자실에 계시는데 기도와 물질로 도와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오며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5. 환자를 위해
메헤르만.......당뇨의 조절과 합병증 증후가 치료되도록
쌍카..............고혈압과 안구 돌출로 인한 불편함이 치유되도록
어눕..............엄지 손가락 산재치료가 끝나고 일을 하고 있는데 완전히 치유되도록
수만..............엄지 손가락 산재치료가 잘 되어 온전해 지도록
비말라...........손바닥 절제 수술을 하였는데 잘 차유되도록
나라얀...........겨드랑이 파열 후 나아가고 있지만 마무리 성형수술을 할 수 있도록
6.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한달 월급 잘 받을 수 있도록
..................퇴직금 잘 받을 수 있도록
7. 돌아간 형제들
네팔에 가서 다시 올 형제들이 가족을 만나 잘 충전하고 가족에게 복음 전할 수 있도록
(니루, 닐라, 릴라, 헤만따, 썬집, 뿌자)
8. 묵묵히 꾸준히 후원해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정결한 교회(10만원) 이숙현(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