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쉼터와 작은 예수 [2010년 8월]

희년선교회 2024. 7. 14. 16:25

 

쉼터와 작은 예수

주선미 선교사

 

외국인 사역 특히 도심에 있는 교회에서는 쉼터가 필요합니다. 공단에 있는 교회라면 모이기가 쉽지만 도심에 있는 교회는 2-3시간 걸려서 주일 1시간 예배를 위해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쉼터가 있으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일자리 없어 숙소가 필요한 이들이 모여 오며 예배에 참석하기도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모여와서 예배드리고 이야기들을 나누며 잠을 자고 아침에 성경공부 , 아침식사, 또 주일예배를 드리면 공단에 있는 교회만큼의 코이노니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본 교회 외국인 쉼터가 재정비를 하는 의미에서 문을 닫았습니다. 곧 다시 열겠지만 그동안 쉼터가 필요했던 이들이 많이 아쉬워하며 주일날 열적은 표정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네팔 사람들이 흔히 잘 쓰는 말로 께 거르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 할 수 없지 뭐이런 뜻입니다. 이번엔 제가 그들을 바라 보며 자꾸 그런 말을 쓸 수 밖 에 없었습니다. 쉼터가 있는 다른 교회를 찾아 가서는 영 안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이 쉼터 저 쉼터 돌아다니며 소속감을 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굳세게 공장 숙소나 친구 집에 얹혀 있으며 주일날 예배드리러 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런 굳센 친구들이 예뻐서 예배 후 삼겹살 파티를 하기도 하고 교회 근처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삼계탕을 먹기도 했습니다.

들은 얘긴데요. 어떤 목사님께서 운명하셨다가 다시 살아 나셨었는데 그분의 천국 경험 중 하늘의 상은 어떤 특별한 큰일, 높은 지위, 총회장 같은 일로 받는 것이 아니었고 작은사람을 돕는 이에게 내려진다 하였답니다. 일생 중 크리스마스 때 한 명 또 다른 때 한 명에게 무엇을 주었던 것 딱 두 가지 건만 가지고 상을 받으셨답니다. 깨어나서 5대 보유한 차를 다 처분하여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적용해 보자면 우리에게 쉼터가 필요하고 또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고 또 무엇이 필요하여 찾아온 이들을 가장 존귀히 여기고 작은 예수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번 소식지 글에는 예수님의 통전적 돌봄, 긍휼히 여겨 영혼육을 사랑하신 예수님의 본을 따라 우리도 이들에게 그렇게 하자 다짐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이들이 우리에게 찾아온 작은 예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을 싫어하고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작은 예수1
메헤르만 형제는 17년 전 한국에 왔습니다. 그 전에 일본을 가기도 하는 등 대가족의 생계의 짐을 두 어깨에 다 지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 해외생활의 기간을 보면 돈 많이 벌었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가족의 필요를 그 한사람이 다 채워주고 최근에야 자신의 집 한 채를 지을 정도의 벌이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지병인 당뇨병을 잘 다스리지 못하여 합병증이 왔고 돈 아끼려 보일러 없는 냉방에서 전기장판 의지하여 살아오면서 폐렴과 늑막염을 앓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술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옛스러운 병원 정원 벤치에서 삶을 얘기하는 동안 그의 팔을 보니 우리 아버지 팔과 같았습니다. 연로하신 아버지 특유의 힘없는 팔 말이죠. 그는 어느덧 팔팔하게 일할 장년의 시기를 지나 황혼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이런 얘기들을 나누고 있던 국립의료원에도 황혼의 빛이 아름답게 비쳤습니다. 다행히도 그는 믿음이 확고하여 늘 기도하고 아버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아름다운 황혼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예수2
보하라는 어느 주일날 예배도 다 끝난 시간에 처음으로 찾아와서 요통의 문제를 도와달라고 찾아왔습니다. 신촌에 있는 신촌연세병원에서 MRI를 찍고 디스크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수술을 하였고 아주 빠른 시간에 회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의사 선생님과 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회복이 다 안 됐을텐데도 교회에 잘 오고 있습니다. 근데 그 의사 선생님은 다름 아닌 불치병 뿌런을 고쳐 주시고 디스크 샴을 고쳐 주신 분입니다. 그래서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아지는 분이시죠. 진심어린 표정과 언행으로 정말 그 작은 예수를 잘 섬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 옆에서 보니 격려의 메시지가 나에게도 다가왔습니다. ‘그래 그렇게 따스한 표정과 언행으로 더욱 잘 섬겨야겠다 나도라고.

작은 예수3
조시는 정말 작은 중에서도 작은 예수라 할 만 합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공동생활 할 때 식사, 청소 등에 솔선수범인 착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는 늘 따돌림을 당합니다. 일명 왕따라고 하죠. 다행히 한국 공장은 그에게 좋고 한국 직원도 그에게 호의적인데 아마 그가 묵묵하게 성실히 일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동료 네팔인들은 회사에 눈속임으로 이익을 취하고 그것에 합류하지 않는 조시에게 밤에 팔을 꺾고 온갖 못된 짓을 하여 결국 그 회사를 나오게 되었는데 또 다른 회사에서도 다름 아닌 네팔 동료 후임에게서조차 못된 대접을 받고 있는 눈치입니다. 그는 말소리도 작고 눈치를 보며 조용히 얘기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아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무시하는 모양입니다. 저도 그에게 몇 번 그런 문제는 네팔 사람끼리 해결하라. 그런 것까지 내가 조정해 주어야 하냐. 한국 사람이 부당하게 대했다면 몰라도.’ 라며 나도 모르게 떽떽거렸습니다. 저 자신 왕따의 이력을 충분히 갖고 있었으면서 이 작은 예수에게 그만 몹쓸 짓을 한 겁니다. 그래도 그는 꾸준히 교회에 나오고 같은 공장에 있는 처남도 데리고 오고 있습니다.
작은 예수4, 5, 6.......
쉼터를 닫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다른 교회로 가서는 안 돌아온 S, R.....몸이 아픈데 쉼터가 없어 쉬지 못하고 무리하게 일을 하며 참고 있는 A......몸이 아파 일을 그만 두고 잠시 쉬고 싶은데 있을 곳이 없어 네팔로 돌아가기로 한 C.......사장이 부도 맞아서 갑자기 일을 그만 두게 되었는데 쉼터가 없어 다급하게 다른 일을 찾고 있는 S, B.......쉼터 닫은 줄 모르고 토요일 왔다가 다른 곳에 가면서 주일 예배도 못 드리게 된 U.......

아무튼 이번 쉼터 문을 잠시 닫으면서 작은 예수를 많이 보았습니다. 또 작은 예수들의 눈빛을 보았습니다. 조직적으로 쉼터가 있어야겠고 사랑의 섬김이 있어야겠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기간입니다. 쉼터는 곧 다시 열 예정입니다. 작은 예수를 더 사랑으로 잘 보듬기 위해 새롭게 날 준비를 충분히 한 셈입니다.

기도제목
1. 쉼터가 예쁘게 단장하여 작은 예수를 잘 맞이할 수 있도록
2. 네팔 예배가 더욱 성령 충만한 예배가 되고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3. 사역자 레크미 전도사와 주선미 선교사가 더욱 성령 충만한 사역자가 되도록
4. 우사 사모가 9월말 출산 예정인데 건강과 재정이 잘 해결 되도록
5. 환자.....메헤르만(당뇨 합병증, 폐렴, 늑막염), 어눕(요통), 보하라(디스크 수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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