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3)
미얀마 최근 정세와 과제
이헌용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가 전체의 83.2%에 달하는 의석을 석권하며 승리한 2020년 11월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것과, 그럼에도 문민정부가 그걸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년 2월 1일 쿠테타를 일으켰다.
초기 시민불복종운동
그러나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 집권에 굴복하지 않고 평화적 저항운동을 시작하여 그 규모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군부는 시민불복종운동을 하는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강경 진압과 불법 체포를 실행했고, 무차별 실탄 발포를 하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도심지는 총소리가 메아리쳤고 총기발포로 연기가 뒤덮인 거리에서 구조대원들은 잔인하게 구타당했다. 아름다웠던 미얀마는 킬링필드로 변해갔다. 평화로운 시위자들은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사망했으며, 거리는 피로 얼룩지고, 군부는 시민을 대상으로 공습, 방화, 살인, 성폭행 등을 저질렀으며, 260만명의 실향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어 전쟁의 시작
군부에 대항하는 미얀마 민주 진영은 과도정부이자 망명정부라는 한계가 있지만, 2021년 4월16일 국민통합정부(NUG)를 출범시켜 연방민주헌장에 근거한 17개 부처와 2020년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통해 시민방위군(PDF) 체제를 세웠다. 군부가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무력으로 앗아가자 국민통합정부(NUG)는 그 해 9월 방어 전쟁을 선포하고 시민들과 소수 민족들은 무장투쟁으로 전환하였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부터 소수민족과는 꾸준히 내전을 치르고 있었다. 다만 군부는 그동안 버마족들의 협력을 얻어 소수민족들을 향한 대항전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총부리를 버마족들에게까지 향하게 되자 버마족들도 진정한 적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었다며 소수민족과 연합전선을 이루기 시작했다. 특히 미얀마의 MZ세대들은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지도력하 문민정부 10여년의 기간에 민주주의를 제한적으로 경험하면서 자유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많은 버마족 청년들이 군부에 대항하기 위해 소수민족 군대로 입대하여 전투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되고 있는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타앙민족해방군(TNLA. Ta'ang National Liberation Army),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 Myanmar National Democratic Alliance Army), 아라칸군(AA. Arakan Army) 및 카친독립군(KIA)으로부터 훈련과 무기를 지원받았다. 젊은이들은 이번이 마지막 투쟁이라고 여겨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저항하고 있다. 지금의 분위가는 미얀마 국민 전체가 군부가 싸우는 내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전세 역전의 조짐들
군부는 그동안 시민방위군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기와 재력뿐 아니라 중국, 태국, 캄보디아 등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변국들의 비호와 유엔을 포함, 국제사회의 무관심으로 인해 그동안 엄청난 전과를 올려왔다. 하지만 군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역전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여러 지역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전략적 요충지가 함락되었고 전투에서 사망하거나 항복, 탈영하는 병사의 수가 증가하여 사기가 많이 저하되었다. 미얀마 북부 샨(Shan)주의 중국 접경지역에서 교전을 지속해 오던 중 해당 지역의 주요 반군부 무장단체인 아라칸군,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 타앙민족해방군은 ‘삼형제동맹’을 결성해 ‘1027 작전’(10월 27일)을 개시한 후 중국과의 무역에 필수적인 군사 요충지와 국경 요충지를 점령했다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견제한 점이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국민통합정부’의 저항군이 전 국토의 60%를 점령하는 전례없는 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쿠데타 이후 군부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미얀마는 2010년 징병법이 처음 도입되었지만 그동안 실행하지 않다가 군부의 잇따른 병력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18~35세의 남성과 18~27세의 여성에게 군복무 징집령을 발표하였다. 군부 저항 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미얀마 청년들에게 강제 징집령이 떨어지면서 상황이 혼돈사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군징집을 거부할 경우 징역 3~5년형과 벌금형에 처해지는데 청년들은 징집되어 군부의 잔학행위에 참여하기보다는 국외로 탈출하는 길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과제 – 국민통합정부(NUG)의 유효성 및 지속 가능성
가까운 미래에, 민주화된 국가를 세우기 위해선 저항세력들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당면한 군부와의 전투에 승리하기 위해 국민통합정부의 기치아래 모여 힘을 합치고 있지만 군부가 물러나거나 휴전을 제안할 경우 저항세력인 카렌, 카레니, 까친, 샨, 아라칸, 친족 등 각 민족별 요구사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주변국들의 입장은 다양할 수 밖에 없어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 오랜 내전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상처투성이인 미얀마에 평화가 속히 찾아와 열린 민족주의의 자세로 평화로운 민주국가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기도 제목
대다수 미얀마 국민은 포기하지 않고 군부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고난과 궁핍함 가운데 있는 미얀마 시민들과 미얀마 교회를 잊지 않고 기도하며 응원합니다.
1. 군부 쿠데타로 인해 고통 가운데 있는 미얀마에 정치 개혁이 속히 이루어지게 하소서. 군부에 저항하고 있는 NUG(국민통합정부), PDF(시민방위군) 등 각자 맡은 정치적 임무가 속히 이루어져 평화로운 사회, 경제, 종교, 문화적 상황이 오게 하소서.
2. 군부는 병력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젊은 남성과 여성들을 대상으로 군복무 징집령을 발표하였습니다. 군부에 반기를 들었던 청년들은 물론, 모든 젊은이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조처이기에 국외로 탈출하는 사람들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형편상 출국하지 못하는 대다수 청년들에게 피할 길을 열어주소서.
3. 미얀마 내 거처를 잃고 떠도는 실향민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이주하고 있습니다. 피난처되신 주께서 실향민들을 보호,인도하여 주시고 미얀마 교회도 어렵지만 실향민들을 이웃사랑으로 문을 열어 섬기게 하소서.
4. 한국에 2만 6천 여명의 미얀마 젊은이들이 노동자로, 유학생으로 체류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이들의 아픔에 마음을 나누며 복음으로 섬기게 하소서.
5. 정해진 체류기간이 만료되어 미얀마로 귀국해야 하는 노동자들 대다수는 한국에 체류 중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해 왔습니다. 이들이 돌아가게 되면 누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예측할 수 없고 최근 미얀마 군부의 징집령 발표로 인해 더욱 귀국을 주저하게 됩니다. 미얀마가 안정될 때까지 체류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배려케 하소서
6. 군부를 사로잡고 사악한 세력을 속히 심판하소서.
나눔 헌금: 국민은행 435001-01-435682 (사)국제민간교류협회
참고:
1. 미얀마 민주화운동 사상자 지원 사업
- 고통 중에 허락하시는 은혜 ( https://jubileekorea.tistory.com/432 )
- 미얀마 내 카렌족 실향민(IDP) 식량 지원 ( https://jubileekorea.tistory.com/438 )
2. 미얀마 인권상황에 관한 특별보고관의 보고서 ( https://jubileekorea.tistory.com/361 )
3. 미얀마 자료 ( https://jubileekorea.tistory.com/416 )
(202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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