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네팔인교회(주선미 1995~)

하나님의 뜨거운 눈물 [2003년 11-12월]

희년선교회 2024. 7. 13. 21:55

[2003 11-12월]

하나님의 뜨거운 눈물

주선미 선교사


2003년 한 해를 돌아보니 네팔 공동체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11일 대야미에 있는 에덴 기도원에 알비등 6명이 가서 일년 계획을 세우고 기도한 것중에는 결혼하기, 살빼기와 같이 개인적인 것도 있었고 네팔공동체가 성장하기 위한 성경 연1독 운동, 공휴일마다 기도원 가기, 토요 성경공부 등 구체적인 것을 포함한 계획을 세우고 간절히 기도했었습니다. 1월에 있는 설날 수련회는 네팔 목사님을 네팔에서 초청하여 4개 교회 연합으로 온누리교회에서 가졌고 그때 레썸(스리 바하둘)형제가 세례를 받고 수지 소재의 2년 과정 안디옥 신학을 시작하였습니다. 비놋 형제는 손을 좀 다쳐 외로운 입원 생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2월에는 지금와서 별 소용도 없는 체류 연장 허가를 받기 위해 법석을 떨었고 그걸 도와주며 무리를 하던 얼준 형제가 열이 나며 응급실과 앰블란스 신세를 지며 신장염으로 이대동대문 병원에 입원 하였습니다.(10번째 입원이었지요)


3월 첫째 주일에는 군포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3월 안에 불법 체류자가 출국해야 한다고 하여 비놋이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후에는 고용허가제가 국회에 상정이 안 되는 바람에 8월로 출국 시한을 연기하긴 했지만요. 그렇게 연기해주며 자진출국을 유도해도 몇년을 더 있어도 그들은 가지 않습니다. 한국의 법을 우습게 아냐고요? 그런것 보다는 그들 나라의 사정 때문입니다. 그들 나라를 들여다보면 체면 불구하고 10년 이상씩 한국에 붙어 있어야만 하는 자들의 아프고 답답한 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45일 식목일, 아직 바람이 쌀쌀한 날 상감 등 4명이 오산리순복음기도원에 다녀왔습니다. 동산 너머 기도굴 앞 야외 예배장에서 예배와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간절히 한 후 각자 기도굴로 들어가 기도했습니다. 기도굴에서 나와 따뜻한 양지에서 햇볕을 받으며 착한 마음으로 걸어나오던 그 길이 행복하게 추억됩니다.


51일은 쉼터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나온 날입니다. 그동안 희년선교회와 여러 후원자께서 애쓰신 결과 희년선교회 예배처소 및 무료 진료소를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게 되고 쉼터도 인근의 빌라 지하로 매입을 하여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있던 곳은 밖에서 매일 술먹고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식당가라서 우리들이 좀 떠들고 찬양해도 별문제가 없었는데 새로 이사 온 곳은 주택가 공동주택 이다보니 행동거지를 조심하게 되고 지하이지만 창문을 늘닫고 조금 답답하게 보내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마련해주신 분들게 고마움을 느끼며 방3개에 거실이 있는 이 공간을 사랑합니다. 이사하는 날이 공휴일이기 때문에 네팔 형제들이 함께 와서 이삿짐을 나르고 점심과 저녁을 함께 먹던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이사하고 이틀 후 얼준은 다리에 무리가 와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곧바로 두번의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무릎의 염증으로 인한 수술과 절골술이라는 큰 수술을 하였습니다.(11차 수술) 이 수술은 이제 더 이상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려준 흔쾌한 수술이었습니다.


6월까지 얼준이 입원생활을 하느라 형제 자매들이 열심히 병간호와 방문으로 들락거리며 공동체의 사랑을 보여 주었습니다. 얼준의 입원비를 위해 희년의료공제회와 이랜드와 세브란스병원과 여러 교회, 단체가 도움을 주셨습니다. 퇴원 후에는 얼준이 돌아와 썰렁했던 쉼터에 다시 생기가 돌았습니다. 릴라자매는 공장에 일감이 없어 느슨할 때 허락을 받고 와서 퇴원 후 간호를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비록 그만큼의 월급은 공장에서 받지못했지만……. 이토록 얼준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만 받고 있는데 사람들은 왜 그를 기뻐하는 것일까? 이것은 참 신비한 일입니다. 아마도 고통을 감내하며 생존해 주는 그 존재 자체가 고마워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TV인간승리같은 프로그램이 주는 감동과는 비교가 안 되는, 아버지가 탕자를 기다리다 달려 나갈 때의 그 울컥하는 사랑 같은 것이 전염된 것이 분명합니다. 희년 소식지를 읽고 기도하시는 수많은 분과 후원해 주신 분, 이대동대문병원의 오종건 선생님, 세브란스 병원 김성재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의사 선생님, 병원 관계자, 희년 가족, 네팔 공동체 이 모든 분들은 그러한 아버지의 사랑에 전염되어 버린 것입니다. 5, 6월 두 달 동안에 우리의 존경스러운 보즈 라즈 목사님은 토요 특별 성경공부를 인도하셨습니다. 말씀을 공부하는 동안 우리는 영적으로 충만함을 경험하고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지 애석한 것은 그가 ThM과정을 받고 있는 복음신학대학원대 학교에 내야 할 장학금을 내지 못해 2학기부터는 다른 교회에서 사역하기 위해 가시도록 해야했던 것입니다. 바라옵기는 장학금을 마련하여 2004년부터는 목사님을 다시 모셔서 우리의 영적 상태를 살려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7월 첫째 주에는 연합예배를 군포 제일교회에서 드렸습니다. 예배와 음식과 옷 선물을 나누고 무엇보다도 다른 교회 네팔 형제들과 한자리에서 만나 같이 예배와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장차 네팔에 돌아가 하나로 함께 네팔 복음화를 위해 힘쓸 주의 군사된 자로서의 전우애를 다질 수 있어 귀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알비형제가 8월말로 귀국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누구보다도 희년과 네팔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충직하게 회장직을 감당했는데 그가 가게됨에 따라 임원진 선출을 다시 하여 얼준이 회장이 되었습니다.


8, 태양이 작열하는 계절에 이끌리어 네팔 형제들 20명가량이 인천 앞 바다의 자월도에 다녀왔습니다. 섬마을의 풍경은 바다를 중심으로 모든 가구가 민박집을 마련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교회의 총전도 주일처럼 총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가운데서 보석같이 작고 아름다운 교회를 발견했습니다. 빨간 지붕의 동천교회, 그곳에서 우리는 아침 저녁예 배를 통해 은혜를 맛보았고 서시가 울면서 주님을 영접하는 기쁜 경험을 했습니다. 서시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였으나 높은 자존심으로 지도력을 발휘해 오면서 자기가 실은 교만덩어리였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넓은 바다가 품어주는 그 사랑에 겨워 우리 모두는 그 곳에서 눈물도 씻고 답답함도 씻고 소리도 지르며 벌거숭이 개구쟁이처럼 뛰어놀았습니다. 지금 쉼터 거실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칼라풀한 그 때 그 사진이 보는 이마다 미소를 짓게합니다.



9월부터는 고용허가제 발표에 따라 4년 미만자들이 바쁘게 준비하며 E-9비자를 받았습니다. 4년 미만자 중에는 규정 때문에 합법화 되지못한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가장 불안하고 억울한 생각도 들며 자기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아픈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4년 이상 된 사람들은 여유있는 가운데 잡힐 때까지 일해서 조금 더 벌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반면 4년 미만된 미등록 외국인은 많은 빚도 안고 있어서 잡히면 절대 안 되는 절박감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추석 연합수련회를 온누리교회에서 네팔의 몽골만 목사님과 여러 목사님을 모시고 가졌습니다. 그 수련회에서 새로운 관심자인 빔과 박따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부터 희년에 온 비시누 형제의 지도력을 보았습니다. 비시누는 10년 전에 네팔에서 주님을 영접한 형제로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공동체를 잘 섬기며 새로 온 형제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뜨거운 구령의 열정을 가진 살아있는 신앙인이기에 우리 공동체를 위해 귀한 존재임에 틀림 없습니다.

104일에는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린 의료선교대회에 얼준과 다른 형제들이 참석하여 간증과 네팔 찬양을 하였습니다. 이달에 집에 가버릴까 회사를 찾아서 E-9 비자를 받을까 고민하던 릴라 자매가 일자리는 안 찾아지고 답답해서 울며 기도하고 자다가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 앞에서 주님을 영접하고 늘 찬양을 만들어 작사자, 작곡자, 가수가 되어 새 찬양을 발표하곤 합니다. 그리고 나서 일자리도 찾고 비자도 받아 공동체의 자매로 잘 섬기고 있습니다.


1115일 전까지는 단속 시작 전의 아슬아슬한 자유가 주어진 기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버릴까’, ‘아니 안돼이런 물음을 되풀이하면서 시간을 흘려 보냈습니다. 돌아가야할 대상 11만 명 중 1만 명만 돌아갔다니 많은 사람이 아직은 안돼를 선택한 것이지요. 그 돌아간 1만 명 중 얼준이 포함됐습니다. 수술도 잘 되어 이제는 사실상 치료가 거의 종결된 지금까지 5년여를 병상에서, 쉼터에서 그냥 강물처럼 아깝게 흘려보낸 시간들을 생각하며 더 이상 이런 모습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굳은 결심으로 일단 돌아갔습니다. 그의 앞날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 이 상태가 주님을 만나기 좋은 상태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면 한국에서의 길을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17일부터 예정대로 단속이 시작되었고 1차단속 기간 동안 천 여명이 단속되었다고 하며 여기 저기서 어떻게 하다가 어디서 어느 나라 사람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쉼터 안에서 웅크리는 형태로 모여 있습니다. 많게는 쉼터에 10명까지 있다가 지금은 공장 단속은 덜 하고 어차피 단속이 장기화 된다니 모두 일자리를 열심히 찾아 갔습니다. 전의 쉼터와는 달리 그야말로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지하 예배를 드리는 사람처럼 밖에 대한 경계를 심하게 하고 인기척도 내지 않고 심지어는 어느 무심한 주민이 우리 희년 쉼터가 어디로 이사 나갔다고 여길 만큼 숨어지냈습니다. 식량이나 심지어 전화 카드까지 필자가 즐거운 마음으로 심부름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가난한 형제들에게 매일 아침 QT와 저녁 복음선포와 각개 전도로 이 두려움에 떠는 자들을 안위시키고 평안을 주며 이것이 어디서 오는지를 가르치면서 그들이 주님을 영접하였습니다. 현재까지 주 영접한 자는 10명인데 전에 영접한 4명을 포함해 14명의 이름을 게시판에 붙여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12월도 11월에 이어서 희년의 먼저 믿은 형제들이 단속 때문에 1달 동안 교회를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비자를 받은 새 사람들이 예배에여해 아직 교회 분위기가 적응이 안 되고 있습니다. 즉 청함받은 자는 오지 않고 화가 난 주인으로 인해 썰렁한 그 자리를 길에 있던 아무나 채운 것 같은 그 어색한 분위기가 주일 예배를 감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예복을 입는 다면 천국 잔치로서 손색은 없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복을 입는 삶을 가르치시기 위해 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을 테니까요. 어쨌든 모두가 손님이기 때문에 아무도 자기를 환영해 주지 않는 것으로 인해 더 썰렁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섬겼던 알비와 얼준과 레썸과 너빈, 미투 등 선수들의 팀플레이 중 느끼는 뜨거운 유대감 같은 것이 많이 그립습니다.


지금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명동과 시청앞에서, 또 종로 5가와 안산에서 고생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현재 불법체류자가 된 사람까지는 합법화 시켜서 고용허가제를 명실공히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니 합법화시켜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방에서 공장에서 쉼터에서 숨어서 추이를 지켜보는 많은 외국인들을 대표해서 그들이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항상 한달에 한번 희년에서 식사를 제공하시던 서울영동교회 집사님들께서 이번에는 추위에 떠는 명동 팀에게 육계장 1끼를 맛있게 대접하셨답니다. 함께 돌계단에 앉아 비닐에 싼 대접에 담은 육계장을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떠먹으면서 너무 맛있게 느껴지는 따뜻한 음식을 들고 마음 속의 눈물을 흘릴 이들을 생각했습니다.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안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함께 느껴야겠습니다.

 

지금 어느 구석 구석에서 힘들고 미안하고 소망이 없는 듯이 일하고 있는 공장파와 불안하게 숨죽이고 있는 일명 방콕파(방에만 콕 박혀 있는 사람)와 명동, 시청앞, 종로5, 안산에서 뜨거운 희생정신으로 분투하면서도 어쩐지 쓸쓸하고 소망이 없는 광장파의 얼굴에 똑같은 하나님의 사랑의 눈물을,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 죽어가는 김희애의 얼굴에 떨어지는 남편의 눈물처럼 뜨겁게, 그리고 소리 없이 떨어뜨려 주실 크리스마스를 기대해 봅니다.

 

네팔 공동체 쉼터 소식

1. 1224일 저녁 10시부터 성탄 예배 및 축하 모임을 선교회 예배실에서 가질 예정입니다.
2. 1228일 오후 2시 아현감리교회에서 성탄 축하 예배로 초청되어 함께 성탄 예배를 드리려 합니다.
3. 서울 영동교회 양정민 집사님외 3분이 명동 농성장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육계장을 대접하셨습니다.
4. 네팔 공동체를 섬기던 박양숙 자매님이 1227일 마산에서 결혼식을 올립니다.
5. 쉼터에 예수사랑 선교회에서 냉동참치를 7상자 기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