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 있는 사람들 -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아

갇혀 있는 사람들

- 종교개혁기념일을 맞아 -

 

이헌용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의 무한하신 사랑과 거룩하심을 나타내시고 그의 영원한 진리를 성경을 통해 드러내 주시어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 오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오히려 어두움에 잠겨 진리를 왜곡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또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일으키시어 진리를 빛 가운데 드러내시고 신앙을 새롭게 해 오십니다. 오늘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아 많은 교회들이 507년 전 당시, 왜곡된 진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우리는 개혁 교회 안에서 진리의 말씀을 어느 때 보다도 풍성히 누리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 '모든' 교회가 진리에서 벗어나 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교회를 개혁하는 일은 목숨을 건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루터와 칼빈 등 당시의 종교개혁자들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추방되거나 박해와 암살의 위협으로 인해 스스로 피신해야 했는데 오늘날의 난민과 같았을 것입니다.

 

종교개혁 때뿐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참되신 하나님의 진리를 훼방하고 박해하고 진리를 따르는 자들을 배교자로 낙인찍어 잔해하려는 집단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외형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표방하지만 이들 국가는 자신들의 종교 외에는 매우 배타적이며 극단적입니다. 그러하기에 이들의 종교를 떠나 하나님의 참된 진리를 쫓아 따르는 사람들은 자신을 박해하고 살해하려는 위협에서 벗어나 자신들을 보호해 줄 곳을 찾아가 떠나고 있습니다.

 

동두천에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나온 외국인들이 모여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교회(예루살렘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의 담임 목사도 이라크인으로서 90년대 초 한국으로 피신해 온 난민이며 교회 멤버들 대다수는 이슬람에서 예수께로 돌아온 신앙으로 인해 박해와 살해의 위협을 받던 사람들입니다. 한국을 찾아 피신해 온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동두천의 이 자그마한 교회에 발걸음을 옮겨 적을 두고 지난한 난민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국에 도착하면 대다수 바로 난민신청을 하는데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4% 정도에 불과합니다. (OECD 국가 평균은 24.8%) 결국 대부분의 난민신청자들은 난민인정을 받지 못하여 난민불인정취소 소송을 하거나 소송을 포기하여 불법체류자(미등록체류자)가 되곤 합니다. 이들 대다수 합법적인 취업을 못하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달에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불법’ 아르바이트를 통해 얻은 수입으로 겨우 방세를 내고 밥을 먹는 힘겨운 생활이지만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한가지 이유로 마음은 평안합니다.

 

 

불법체류로 인해 단속되어 외국인보호소에 들어온 ‘예루살렘 교회’ 교우들은 목숨이 위험한 본국으로 강제 송환되지 않기 위해 난민신청을 다시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국제난민협약에 가입하였기에 국제법에 따라 난민신청자는 그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경우 송환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난민심사를 위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난민심사에 걸리는 기간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에 이릅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도 난민인정을 받을 확률은 매우 희박합니다. 외국인보호소에서 난민신청을 하는 경우 그 인정 비율은 훨씬 더 낮아집니다. 결국 대부분의 난민신청자들은 법무부의 난민불인정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다투게 되며 그럴 경우 2~3 년은 훌쩍 지나가게 됩니다. 이 모든 기간을 감옥과 다름없는 이 ‘보호소’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1항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의 보호 및 보호해제 )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위 법에 따라 단속된 외국인을 일단 '외국인보호소'에 가둬둡니다. 그런데 법조문을 살펴보면 즉시 송환할 수 없는 사유로서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와 같이 비교적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하여 법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장기간 송환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하여 모두 이 규정에 따라 무기한 구금되고 있습니다. 2년 3년 심지어 5년 이상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보호소는 강제퇴거 명령의 집행을 위해 만든 단기간의 보호시설이지 범죄에 대한 댓가로 장기 구금을 위한 교정시설이 아닙니다. 교정시설에 갇힌 사람들은 형기가 정해져 있어 언제 자유의 몸이 될지 알 수 있지만 외국인보호소에 갇혀 있는 난민신청자는 기약없이 구금된 사람들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개혁 신앙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종교개혁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로 한 용기 있는 믿음의 결기와 더불어 박해와 암살의 위협에 놓인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507년 전 오늘 종교개혁기념일을 맞아, 신앙의 자유를 찾아 한국에 왔다가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갇혀 있는 교우들, 특히 1년 6개월째 갇혀 있는 교우에게 풀려 날 길 열어 주시길, 그리고 여전히 고난 가운데 있는 ‘예루살렘 교회’를 주의 이름으로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갇힌 자들을 위한 소송비용과 예루살렘 교회 쉼터 운영비 지원을 위한 계좌 :

 

우리은행  928-057541-13-101  (사)국제민간교류협회

 

 

 

(사진) 변호사가 동행할 경우에만 특별면회실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