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국제선교교회(故 장승필 2003~2010)

주님께서 승리하셨습니다 [2004. 7-8]

희년선교회 2024. 6. 19. 20:13

[2004. 7-8]

 

주님께서 승리하셨습니다 

 

장승필 목사



마누엘 형제를 배웅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지난 며칠 동안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던 아름다운 일들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마누엘 형제를 만난 것은 지금부터 5년 전 경기도 마석에서였습니다. 그 당시 마누엘 형제는 한국에 갓 입국해서 가족들이 그립다고 울먹이며 몹시 힘든 표정을 지었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마누엘 형제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결국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유난히 더운 주일 오후, 이날도 마석에 텐트는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더웠습니다. 주일 예배가 끝나자마자 마누엘(52) 형제는 저에게 다가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최근 가슴의 통증이 심하여 인근에 있는 병원에 다녀왔지만 별 차도가 없어 목사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누엘 형제는 마석 공동체에 있는 멤버였지만 다른 형제들에 비해 교회생활을 성실하게 하지 않고 못한 편입니다.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니며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아주 재미있는 형제입니다. 이런 형제였지만 도움을 거절할 수 없어 그 다음날인 712일 월요일 이대 동대문 병원에 신경외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신경외과 선생님께서 심장 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이 되어 응급으로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심장으로 통하는 혈관이 막힌 것 같다면서 입원을 종용받았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현실적으로 당장 입원할 형편이 되지 못하여 결국 병원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마누엘 형제를 입원시키지 못한 무거운 마음으로 광명내과에 조석현 선생님께 마누엘 형제에 관하여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마누엘 형제를 데리고 광명내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조석현 선생님은 마누엘 형제를 진찰하시더니 역시, 심장 쪽에 의심이 간다고 하시면서 피검사와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이 약이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겠지만 일단은 약으로 잠정적으로 고통을 제지할 것이고 2주후에 다시 방문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광명내과를 나오는 저의 발걸음은 무척 무거웠습니다. 마누엘 형제는 제가 무엇인가 결정을 내려줄 것을 기대하는 모습으로 저를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때 마누엘 형제를 위해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 무력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실망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720일 오전에 마석에서 마누엘 형제로부터 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 목사님 가슴에 통증이 너무 심하여 당장 죽을 것 같습니다. 피터 목사님 빨리 오셔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약이 다 떨어져 복용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급하게 약국에 들러 약을 갖고 마석으로 행했습니다.

마석에 도착한 저는 마누엘 형제가 사는 콘테이너에 들어가 약을 건내주고 일단은 안정을 시킨 후에 이대동대문 병원으로 다시 핸들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대 동대문병원에 도착한 후 우리는 신경외과 편육범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마누엘 형제가 협심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당장 입원하지 않으면 무슨 일 날지 모른다고 강력하게 입원을 종용받게 되었습니다. 마누엘 형제의 입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들어 원무과 직원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회사업과이시면서 원무과 직원인 김대범 선생님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를 잘 처리해 주시고 희년선교회와는 각별한 사이입니다. 그분과 마누엘 형제 입원에 관한 절차를 상의하게 되었습니다. 김대범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병원비가 많이 나올 것 같은데 목사님께서 어떻게 감당하시려고 보증을 해서 환자를 입원시키려고 하십니까? 왠만하면 환자를 설득시켜 본국으로 보내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또한 환자가 보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병원비가 산출될 것인데 그 많은 돈을 누가 지불할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마누엘 형제가 치료하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간다 해도 언젠가는 치료를 해야 하고 늦어졌다가는 목숨이 위험할 것인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입원을 못시키고 주저하고 걱정에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밀려오는 두려움, 불신, 의심, 무기력, 그리고 이 상황을 회피하고 싶은 본능적인 충동이 저를 괴롭혔고 요나와 같이 이 현실을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걱정과 갈등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동안 시간은 흘러 어느덧 원무과 직원들은 다 퇴근하고 분주했던 병원 로비에도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마누엘 형제와 저만이 빈 병원로비에 남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개를 숙이고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때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광명내과에 계시는 조석현 선생님께서 마누엘 형제가 궁금해서 전화를 드렸다고 어떤 상황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모든 사실과 상황을 말씀드리고 최후에는 본국으로 귀국시킬 예상을 하고 있으며 솔직하게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그때 제 말에 경청하시고 하시는 말씀이 이런 상태로 본국으로 귀국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것이었습니다.

잠시 전화를 끊고 주님께서 이 형제를 입원시키시는 것을 원하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석현 선생님과 대화를 통하여 이 형제를 입원시켜 치료케 하시는 것이 주님의 뜻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더이상 주저 할 것 없이 야간 당직하시는 원무과 직원에게 가서 입원수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누엘 형제를 입원시키고 간단한 검사를 한 뒤 주치께서 내일 오후3시에 혈관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상동맥 조영술을 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마누엘 보호자가 되어 모든 것을 책임을 질 것을 동의하고 각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마누엘 형제를 입원시키고 돌아오는 저의 마음은 안심이 되었지만 제 자신에게는 깊은 죄책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저의 믿음의 연약성을 의심하면서 마누엘 형제가 고통 속에 있어야만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인간인지, 저의 죄성을 발견하고 제 자신에게 실망을 했습니다. 제 안에 깊숙이 자리 잡혀 있는 인간의 나약함과 불신의 그림자가 저를 지배했었다는 생각이 들자 저는 너무나 자신이 미웠고 수치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밤, 그렇게 나의 행동에 대해서 후회와 나약함에 빠져 있을 때 제 곁에 항상 있어 주었던 아내는 저에게 이런 말로 격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당신 편이 되어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번 마누엘 형제님 케이스도 주님께서 전적으로 인도하실 것이고 당신이 수고하고 애씀을 위해 주님께서 그리고 많은 성도님들이 기도로 응원하시는 데 무슨 걱정을 하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중보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좋을 것입니다. 평안하게 주님께서 어떻게 마누엘 형제와 당신을 인도하실지 기다려 봅시다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튿날 721일 오후 3시에 마누엘 형제의 검사를 결과를 보러 병원에 갔습니다. 검사실에 도착한 저를 주치의께서 급하게 오라고 해 검사실로 들어갔습니다. 마누엘 형제 심장에 혈관 두 곳이 막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환자가 어려운 상태가 보이는데 수술하지 않는 것은 의사로서 양심에 위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 하다고설명하시면서 수술을 하자고 했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그리고 주치의에 놀라운 치료로 마누엘 형제의 관상동맥 조영수술이 잘 되었습니다. 그리고 담당 주치의께서 수술 결과가 매우 좋다고 말씀하시면서 병원비는 최대로 적게 산출시켜 본인에게 병원비를 적게 납부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우리들에게 큰용기를 주셨습니다.

우리들이 생각한 예상외로 병원비(430만원)가 적게 산출되었습니다. 본인(100), 병원측 삭감(100), 희년의료공제회(100), 멤버들의 헌금(40), 신우교회(20), 남서울 평촌교회 성도님(20) 그리고 서울 영동교회(50)에서 후원해 주셔서 무사히 병원비를 지불하고 723일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마누엘 형제는 86일에 건강을 되찾고 가족이 있는 필리핀으로 돌아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마누엘 형제를 배웅하면서 그와 짧은 대화를 나눠습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와 후원으로 도와주신 여러 성도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결코 여러 성도님들을 잊지 않고 본국에 돌아가면 가족들에게 이 모든 기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라고 마지막 말을 남기고 우리들의 곁을 떠나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마누엘 형제를 위해 예비하셨고 계획하셨는데 저는 하나님의 깊은 뜻을 모르고 당황하고 걱정했습니다. 마누엘 형제의 치료와 건강의 회복함을 지켜보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하나님을 어떻게 신뢰하고 믿어야 할지 시청각적으로 보여 주셨고 연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용기를 얻어 외국인 나그네들을 위해 돌봄을 지속합니다. 또한 마누엘 형제와 저를 함께 치유하셨고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주는 포악자의 기세가 성벽을 충돌하는 폭풍과 같을 때에 빈궁한 자의 보장이시며 환란당한 빈핍한 자의 보장이시며 폭풍 중에 피난처시며 폭양을 피하는 그늘이 되셨사오니” ( 25:4 ). 주님께서 승리하셨습니다. 할렐루야!!!


희년국제선교교회소식

1. 마누엘 형제는 수술이 잘 되어 회복되었고, 많은 형제님들께서 수술비을 모금해 주셔서무사히 퇴원해, 86일 건강한 모습으로 필리핀으로 귀국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2. 가리봉 공동체 있는 주니(32) 형제는 726일에 필리핀에서 결혼식을 하고 다시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주니 형제는 공동체에서 기타 반주로 찬양과 경배로 섬기고 있습니다.

3. 95일은 마석 공동체 한국어 교실이 개강할 예정입니다.

4. 912일은 희년국제선교교회가 1주년 되는 날입니다. 1주년 기념 예배를 오후 3, 본교회에서 드릴 예정입니다.

5. 추석 수련회가 926일부터 28일까지 만리포 숭의학교 수련관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7월에 후원해 주신 단체 및 개인


단체:
동성교회, 남서울 평촌교회, 남서울 산본교회, 산성교회, 할렐루야교회(새 가정부),신광교회, 신우교회, 은곡교회, 분당소망교회, 새 과천교회, 큰터교회, 나들목 사랑의 교회, 일심교회, 희년선교회, 일산은혜교회, 템파한인연합교회

개인:
황태선, 김종철, 배태균, 배순영. 배진영, 손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