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희년공동체/희년국제선교교회(故 장승필 2003~2010)

쉼을 주신 우리 아버지 [2008. 8-9]

희년선교회 2024. 6. 20. 17:15

쉼을 주신 우리 아버지

 

장승필 목사

 

이야기 하나 : 로살리 자매 이야기

마석 공동체에서 언니역할을 하고 있는 제시 자매에게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마석 성생가구단지에서 살고 있는 로살리 자매가 한양대 병원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수술비가 없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로살리 자매는 며칠 동안 오른쪽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껴 마석에 있는 프랜드 병원에서 입원해 MRI을 촬영한 결과 유방암으로 진단되어 응급으로 오른쪽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조속한 시일에 수술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유방절제 수술을 종용받게 되었다. 그녀는 구리 한양대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날짜를 잡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수술비를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주 노동자 공제회에서 운영하는 의료공제회에 가입한 회원으로 먼저 병원에 수술비를 정산한 후에 병원비 및 수술비 일부를 공제를 받는 제도로서, 희년의료공제회에도 오래전부터 지금까지실행되고 있어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의료혜택을 받고 있었다.

로살리 자매는 한국에 온 지 8여년 되었지만 매달 월급은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을 했고, 겨우 생활비에 필요한 용돈만을 지참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전형적인 이주노동자이다. 그런데 자신이 몸이 아파 돈이 필요할 때는 주변의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이 미등록자들의 실제 현실이다.

원래 로살리(42) 자매는 한국에 오긴 전 다른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노동을 경험해본 이주 노동자이다. 홍콩, 일본, 타이완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을 선택해 잠시 머물면서 자금이 마련되면, 유럽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안정적인 일을 하며 시민권을 얻고 살아갈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200010월에 마석 성생가구단지에 친구의 소개로 한국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마석 성생가구단지로 삶의 둥지를 틀기부터 지금까지 소파공장에서 미싱일을 하고 있다. 8년 전 초창기 마석공동체가 세워질 때 마석 희년교회에 잠시 출석했었지만 우리 공동체에 정기적인 출석은 하지 않았다. 가끔씩 교회 행사를 할 때 친구들의 초청에 의해 예배에 참석하는 정도였고, 신앙생활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도움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나는 먼저 서울의료원으로 그녀를 데리고 사회사업가가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 사회사업가에게 로살리 자매의 딱한 상황을 간절히 설명하고, 유방암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간청을 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에 의하면 서울의료원이 정부의 병원비를 보조받아 미등록 이주 노동자, 행불자, 그리고 저소득층에게 의료서비스를 실행하는데, 최근에 정부 정책이 바꿔서 로살리 같은 암환자의 입원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를 판단해서 입원이 불가피할 상황이라면, 의사선생님의 권한으로 입원 결정에 유무가 된다고 알려주었다.

우리 희년 공동체 식구들과 일부 희년교회를 후원해 주시는 교회 성도님들에게 이런 소식을 문자메시지로 전하면서 로살리 자매가 서울 의료원에서 유방암 절개 수술 받고 잘 치료될 수 있도록 협력기도를 요청했다. 200862일 월요일 아침, 저와 로살리 자매와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외래로 진료를 받게 되었다. 마석에 있는 프랜드 병원에서 입원했던 병상 기록과 MRI 촬영 결과지를 갖고 선생님을 뵙게 되었다.

서울의료원 내과 과장님께서 긍휼함과 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로살리 자매를 입원할 수 있도록 선처를 해주셨고, 또한 그 과장님께서 수술을 집도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하나님의 섭리와 예정가운데, 그녀는 200869일에 서울 의료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왼쪽 가슴에 암세포가 많이 전이되어 있는 상태이며, 절개 후에 후유증을 예상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녀는 친구들의 격려와 사랑의 힘으로 병마와 잘 싸워 회복이 조속히 이뤄졌다. 주치의 선생님의 집도로 유방 절개수술을 무사히 받고 회복해 84일에 퇴원하게 되었다. 그녀는 비록 오른 쪽 가슴을 절개되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었지만 수술결과가 매우 좋았고, 다른 부의로 암세포가 전이 되지 않아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회복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치의로부터 긍정적인 진단을 받았다.

그녀의 주치의께서 배려와 자비함으로 입원하고 있는 동안 두 차례의 걸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녀가 치료를 받은 동안 그녀의 머리카락은 아침마다 탈모가 심하게 생겨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방사선 치료 주사가 너무 독해서 심한 탈모현상을 경험하는 현상이었다. 또한 그녀는 치료하는 동안에는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 역시 겪어야만 했다. 그녀는 탈모되는 현상을 감당하기 어려워 인근에 있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카락을 모두 짜르게 되었다. 나는 로살리 자매의 머리가 바닥에 한 솥 한 솥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형용할 수 없는 비애감을 느꼈다. 본국이 아닌 타국에서 가족 돕고 잘 살아보려고 애를 쓰다가 얻어진 병을 투병하며 지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나는 그녀의 아비가 되어 애절한 자식을 모습을 보며 마냥 안타까워하는 심정으로 그녀를 바라만 보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도하며 잠시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해 보았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뚝뚝 떨어졌던 그분의 핏방울은 선택받은 자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이었다. 그 사랑의 표현이 가슴이 시리도록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 아픔은 지금도 우리들의 마음속에 깊은 곳에 새겨져 삶의 존재의 목적이 되어 살아 춤추고 있다. 우리는 이런 실존적 부름과 명제 앞에 매일 매일의 일상의 삶을 통해 자극받아서 골고다 언덕으로 행진을 한다. 그 행진이 어떤 형제. 자매들에게는 속히 다가와 그 행진을 멈추고 우리 아버지가 계시는 본향으로 간 분들도 있고, 아직도 그 행진의 여정이 남아 있기에 멈추지 않고 이 세상에서 그 행진은 여전히 계속되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 로살리 자매를 일상의 삶의 행진에서 잠시 이탈시켜주셔서 쉬게 하신 것이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육신적인 질병과 아픔 속에서도 우리의 아버지 되어주심과 아버지 노릇되어 주시기를 심히 원하신다. 우리들은 아버지께서 주시는 그 많은 복들을 받고 누리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자녀로써의 아버지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축복과 은혜를 받아 누리고 우리의 진짜 형님이신 주님과 더불어 즐거움에 동참하는 자들이다. 이런 축복을 못 찾아서 헤매고 방황하며 그것을 못 누리는 형제, 자매들에게 친절하고 인자하게 그리고 최대한 겸손한 모습으로 다가가서 아버지가 우리에게 주신 것(시간, 재능. 물질) 이들에게 옮기는(transfer)자들에 불과한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서 선행은 자랑거리가 결코 되지 못한다. 또한 이런 행위에 대하여 우월감이나 자만함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이런 자들이 있다면 하나님으로부터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 사료된다. 우리의 선행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고백해야 마땅하다.

그녀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약 2개월 동안 수술과 다섯 차례에 걸쳐 방사선 치료를 무사히 받고 검사 한 결과 건강상태가 매우 좋아져 앞으로 5년 동안 호르몬 약을 복용하고, 6개월에 한번 씩 정기 검사를 하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주치의를 말씀하셨다. 또한 이 약을 복용하면 골다골증이 발생될 우려가 있으니 철분제와 비타민을 섭취하면 효과적으로 치료가 될 것이라 말씀해 주셨다.

그녀는 그동안의 겪었던 삶의 무게를 기억하며 잠시 육신적인 아픔으로 인해 걱정과 고통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다시 부여하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지금까지는 내 생각, , 계획, 그리고 멋대로 살았는데, 하나님께서 아픔을 통해 나를 다시 부르셨고, second life을 살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주님과 멀어졌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살아가겠다고 한다. 그녀는 매주일 환한 얼굴과 미소로 우리 공동체에 와서 함께 예배를 드리며 잃어버렸던 아버지와의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것을 보았습니다. 아무쪼록 로살리 자매는 아버지의 깊고, 높고, 넓은 사랑을 깨닫고 그분으로 인하여 기뻐하는 삶이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공동체 식구들은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뜻과 작정하심과 예정함이 백성들에게 충만하고 편만하게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다. 오직 우리 아버지께만 영광 돌리며,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살아가는 것에 항상 감사한다.

 


이야기 둘:서울 랜드를 다녀와서...

우리 공동체 식구들 중에는 올 여름에 바닷가를 무척 그리워하며 휴가를 다녀오고 싶은 충동이 있었나 보다. 몇몇 친구들이 올 여름에는 바닷가로 피서를 꼭 갖다 오고자고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바닷가로 피서를 떠나고 싶었지만 휴가들이 일정치가 않아 그동안 10년여 동안 바닷가를 다녀온 적이 없었다. 올해에도 역시 여러 가지 사정이 생겨 바닷가로 피서는 못 갔지만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랜드로 하루를 쉬며 마음의 여유를 부려보았다.

824일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랜드에서 물놀이, 놀이기구 등으로 소풍을 가게 되었다. 비록 8월의 끝자락으로 날씨가 덥지는 않았지만 아직 햇살이 여전히 한 여름의 열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물놀이와 놀이기구를 타기에 적합한 날씨였다. 마석과 가리봉에서 73명의 친구들과 함께 연합예배를 드리고 실내 수영장에서 많은 인파들 속에서 물놀이, 놀이기구, 그리고 성막체험 등으로 다채로운 놀이로 풍성한 주일을 보냈다. 또한 그곳에서 성막 체험전이 전시되어서 구약의 제사법 및 성막의 의미를 그림과 함께 시청각으로 느끼며 체험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비록 올 여름도 바닷가로 피서를 다녀오지는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모양에 따라서 즐겁게 놀고 쉼을 얻었던 시간이었다. 이 행사를 위해 물질과 기도로 후원해 주신 일산은혜교회 필리핀 가정교회(안범준 장로님)과 박경화전도사님, 그리고 허신 집사님가정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

 


이야기 셋: 일일추석 모임...

올 추석은 연휴가 예년에 비해 비교적 짧아서 23일 동안의 수련회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일일 수련회로 마석과 가리봉 식구들과 연합예배를 드리고 서울 나들이를 하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앞으로 형편 되는 데로 매년 추석 명절에는 우리 친구들에게 서울을 비롯해 인근으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장소를 잘 선정해서 관광을 시켜주면 나름대로 한국생활을 하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들에게 한국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 자신들의 삶에 있어 활력적 요소가 생기며,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런 활동들을 통해 예수를 믿지 않는 형제, 자매들을 초청해서 함께 동행하며 마음 문의 빗장을 열고 서로를 알고 느끼며 한국에서의 풍성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선용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있어서의 한국생활은 공간적, 환경적 활동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체류의 불안정, 자신의 정체성, 타국에서의 발생되는 여러 가지 불안한 스트레스, 도덕적 해이 현상, 등 많은 부분들이 노출되어 살아간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들을 이해하고, 적당한 긴장으로부터 이완 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되지 못하면 한국 생활이 있어서 이중 삼중으로 어렵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존엄성 자체가 무너져 버려 단순한 노동자로서의 생산 line에 한 부속품으로 전락되어 자존감도 상실되고 무기력증에 빠져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하여 유리 방황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게 있어서의 한국생활은 고달프고 한국을 알아갈 기회가 상실되는 것이다. 이들은 제한된 숙소와 공장에서 변화가 없는 삶의 틀 속에서 자신의 존재 조차로 파악하지 못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삶 속에서 생존이라는 너울 속에 불안과 걱정과 초조함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서의 모처럼의 나들이는 영적 산소와 같은 달콤한 휴식인 것이다. 이런 달콤한 휴식을 통해 이들에게 활동 환경을 공유함으로 창조주에 대한 은혜와 감사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로 선용하면 복음의 수용적 등 여러 가지로 시너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나치게 여가를 중심으로 활동 환경을 제공해 제공자나 수용자들이 싫증을 유발시키는 현상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적당한 여유는 이들의 삶에 있어서 적당한 촉진제 역할을 유발케 해 주는 것 같다.

914, 추석 당일 마석과 가리봉 공동체가 연합으로 예배를 드렸다. 마석에서 31, 가리봉에서 21명 등 참석해 경건하게 주일 예배를 드리고, 가리봉 공동체 식구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필리핀 음식으로 모두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김순철 집사님께서 준비한Survival game style으로 성경퀴즈대회를 진행하셔서 모두가 재미있고 유익한 성경퀴즈대회를 개최했다. 30명 정도가 성경퀴즈 대회에 참여했는데 그중에 7명만 살아남았다.
우리 공동체에서는 일 년 동안 신, 구약 성경을 완독하는 계획을 갖고 매주마다 성경 읽기표를 만들어 보급한다. 이들에게 성경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읽기를 권장하는 의미에서 매일 성경읽기를 권면하고 있다. 그래서 매달 마지막 주일에는 그동안 성경 읽은 것을 범위로 해 성경퀴즈대회를 열고 있다.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해 격려하고 있다. 요즘 많은 친구들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성경에 대한 관심과 성경을 사랑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3시경에 우리들은 두 대의 승합차로 가리봉을 출발로 해 서울광장으로 이동 했다. 이날은 추석날이라 서울의 거리가 매우 한산했으며, 서울시가 주관으로 한가위축제를 서울광장에서는 진행되고 있어서 도심관광을 하기에는 제격이었다. 우리들은 모두 서울광장으로 가서 한가위 축제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한국인과 외국인 등 많은 사람들이 서울광장에 모여서 모처럼의 시간을 즐기며 한가한 오후를 보냈다. 우리 친구들도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서 시름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한국의 초가을의 풍경과 주변의 경관과 더불어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이날 오후에 서울 광장에서 벌어진 남사당패의 멋들어진 풍물놀이에 넋을 잃고 지켜보며 어깨춤을 들썩이며 장단을 맞추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친구들은 무척 신기롭게 보면서 추억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간혹 영상이나 그림으로만 보았던 남사당패들의 놀이는 참으로 흥겨웠고, 흥이 절절로 났다. 어떤 자매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어깨를 들추며 함께 동작을 흉내 내기도 하고 서로를 쳐다보며, 웃고 즐거운 표정으로 보낸 오후는 한국에서 추억 만들기에 충분했다. 우리들은 그렇게 서울광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가슴에 안고 짧은 오후를 더 즐기기 위해, 혹은 또 다른 체험과 한국에서 추억을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여의도 선착장으로 옮겼다.

오후 630분 경에 여의도 나루터에 도착한 우리들은 여의도의 길을 따라 산책을 하며 나름대로 여유를 부려보았다. 830분에 유람선을 타기로 예약을 하고 여의도에 놓여 있는 공간들을 살피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한국에서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멋진 폼을 연출하며 시진을 찍기에 바뿐 시간을 보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도 그렇겠지만, 필리핀 친구들처럼 사진을 찍기를 좋아하는 민족도 아마 드물 것 같다. 요즘에는 디카 사진기가 매우 저렴하고 좋은 것이 많이 출시되어 모두 디카 정도는 소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단체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모두들 본인의 사진기로 사진을 찍자고 야단난리 난다. 그렇게 디카 사진기로 사진을 찍은 사진을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internet으로 전송해 함께 공유한다. 한국에서의 본인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알리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받으며 나름대로 한국에서의 삶을 즐기며 건강하게 살려고 해 보인다.

하루해가 기웃거리며 멀리서 보름달이 서서히 정체를 드러낼 쯤에 우리들은 미리 예약해 둔페스트 음식점에서 햄버거를 주문해 잔디에 둘레둘레 앉아서 햄버거로 저녁을 먹었다. 날이 저물어 사방 깜깜한 상태에서 저녁을 먹자니 어디가 하늘이고 땅이지 구분이 어려웠지만 맛있는 햄버거로 저녁을 먹었고, 모두들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루의 마지막 놀이를 기다렸다. 우리들은 저녁 830분에 유람선을 타려고 예약을 했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들뿐만 아니라 한국사람, 외국인들도 한강 유람선을 타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들은 단체예약을 했기 때문에 수월하게 입장을 마치고 드디어 배 간판 위에 오르게 되었다. 넓은 간판의 유람선 위에는 만국기가 배 주변에 너울거리며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 같았다. 우리 친구들은 간판에 오르자 서로 소리를 지르며,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배 주변으로 비춰진 야경의 모습은 또 다른 환경으로 우리들을 인도하는 것 같았다. 주변 환경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고, 비록 한 시간 정도의 짧은 유람선이었지만 한국에서의 시름을 놓고 즐기기엔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뱃길로 물살을 가르며 잔잔하게 나아가는 유람선의 간판 위에 너울거리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모처럼의 기쁨과 여유를 즐겼다.

우리를 태웠던 유람선은 어느덧 여의도 선착장으로 가까이 도착하고 있었다. 정말 하루가 즐거웠고, 유익한 날이었다. 하루 소풍을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또한 기도한 것의 결과가 조용히 마감하는 시간이다. 모두들 안전하고 쉼이 있었던 하루를 마치고 우리 아버지께서 예비하신 거처로 안전하게 돌아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이야기 넷:망고 농장 소식

지난 5월 필리핀에 망고 첫 수확을 기대를 하고 농장에 다녀왔지만, 날씨로 인해 수확을 하지 못하고 허탈했던 일이 기억이 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셔서 마호가니 나무를 울타리 대신으로 많이 심었는데 도밍형제에 의하면, 마호가니 나무는 잘 자라고 있으며 피터 목사님이 떠나고 난 뒤에도 100여 그루 마호가니 나무를 더 묘묙했다고 한다.

지난 7월에 도밍 형제에 의하면 망고나무 곁에 묵히는 땅에다 벼농사를 짓고 싶다는 요청이 왔다. 여러 형제들과 생각하고 의논할 결과 약 2,000평정도 땅에다 벼농사를 짓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비를 자주 내리게 해주셔서 벼농사할 때 논에 물대기가 매우 용이해져 벼농사하기엔 좋은 상태라고 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적당한 일꾼들을 농장에 보내주셔서 농장 운영하는데 어려움 없이 잘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한 지난 8월에 모종을 해서 현재 벼농사를 잘 진행 중이라고 한다. 11월경에 첫 수확을 기대해 본다. 이번 벼농사에서 얻은 소출은 망고농장 주변에 있는 교회들에게 분배하려고 계획하며 기도 중에 있다. 또한 11월초에 희년 멤버로 귀국한 사람들의 모임인 홈커밍 모임을 하려고 준비한다. 이번 모임은 망고 농장 정기 총회와 성경공부 그리고 본국에서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나눔을 가지려고 한다. 또한 숙소로는 망고 농장에서 모두 함께 텐트를 쳐 야영하려고 한다. 오래 전에 귀국했지만 서로 바쁘게 지내는 관계로 서로 만나지 못했었는데, 이번 HOMECOMING DAY 로 멀리 사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됩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하신 사랑으로 우리를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감사드린다.


기도제목

마석 공동체
1. Jasmin 자매는 필리핀으로 잠시 귀국했다가 10월 중순에 카나다로 출국하는데,
그곳에서도 하나님의 동일한 은혜를 체험하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2. 매주 목요일 성경공부에 리더들이 잘 참석할 수 있도록
3. 믿음이 연약한 형제, 자매를 위해 (미리암. 알렉스, 테리)
4. 로살리 자매, 영적으로 하나님과 긴밀한 관계로 회복을 위해
5. 벨리아 자매의 임금체불(4개월)이 잘 해결되도록


가리봉 공동체

1. 말론 형제, 지난 911일에 출입국관리소 직원에 붙잡혔는데,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여권, 비행기표)
2. 에드날린 아기(Precious Lisa)가 유아세례 받고 오는 928일에 출국예정임. 필리핀에 무사히 돌아갈 수있도록
3. 가리봉 공동체의 리더들이 신앙적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허벌트, 미드나. 지에고, 리디아)
4. 믿음이 연약한 성도를 위해 (해피, 조이, 테스, 레아, 지나, 넬리아. 델리아)
5. 김현경집사님 박사논문을 쓰시고 계신데, 계획한 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논문제목: 다문화가정 유아의 유아교육기관 적응 관련 변인분석)
6. 박경화 전도사님의 아들(정한결)은 현재 미국 대학에서 유학 중인데, 미국생활 잘 적응하고 신앙생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교회 및 개인

분당 소망 (10), 신광(5), 남서울 평촌(20), 일산 은혜(20), 산울(10), 하나로(5), 동성(5), 새과천(5), 푸른(5), 나들목 사랑의교회(15), 삼리주애(3), 신우(10), 새희망(7), 사랑의 정형외과(10).

여름피서를 위한 특별 헌금
일산은혜 필리핀 목장(30). 박경화(50)

개인
배순영(15), 김주혁(2) 허신 김현경(44), 배진영(30), 이선영(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