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공동체 2022년 사역보고
이헌용
◾ 담당자 : 크리스 켈리 목사
◾ 대 상 : 다국적 다민족 (아프리카, 중동 외)
◾ 구성원 : 약 20 여명
◾ 시 설 : 예배실, 사무실, 쉼터
◾ 사 역 : 주일 예배 오전 10:30-1:00
◾ 수요 성경공부 오후 6:00
◾ 상담
◾ 한국어 교육 (광교산울교회 읽어ZOOM)
소개
이태원 공동체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의 작은 공동체입니다. 대부분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온 사람들인데 자국에서의 정치적 또는 종교적 박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피난처를 찾아 떠나온 나그네들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체류비자가 없어 내일의 염려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감사하게도 이태원 구석의 한 작은 공간에서 자신을 흑암에서 불러내신 주의 이름을 부르며 경배하며 믿음의 삶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태원은 이슬람 중앙회 모스크로 인해 많은 무슬림들이 거주하며 상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슬람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입국한 외국인들이 첫 번째로 방문하는 도시로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고 흩어지는 터미널과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곳에서 이태원 공동체는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교제의 장소이며 그들의 필요에 귀 기울이는 상담 센터이자 성령 안에서 복음을 전하고 예배하는 다국적 다민족 공동체입니다.
이국적 분위기로 외견상 화려한 듯하지만 깊은 어둠에 잠겨 있는 이태원에서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일에 크리스 목사와 시실리아 부부가 맡겨진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현황
1. 아프리카와 중동 여러 나라에서 온 구성원들은 출신 국가, 또한 부족(部族)에 따라 언어와 문화가 다릅니다. 공통분모는 기독교 신앙 외에는 없는데 그들 문화 속에 섞여있는 비성경적 요소가 이들 신앙과 인격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 성장의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2. 주일 예배를 위해 주말에 이태원을 방문하는 구성원들, 일자리가 없거나 ‘취업불가’ 처분을 받은 체류자들이 잠시 머물 수 있도록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 구성원 중에는 난민 신청자 또는 불법체류자들이 다수인데 이들의 삶이 매우 불안합니다. 생존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4. 코로나19 가 힘을 잃게 되면서 대면 모임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근 2년간 비대면 모임에 익숙한 구성원들의 대면 모임 참여율이 이전과 같지는 않습니다.
짧은 소식과 기도 제목
1. 구성원 소식
-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라이베리아 H 자매는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취업불가’ 처분을 받아 오갈데 없는 남아프리카공화국 S 부부와 모로코 A 형제는 진행중인 난민소송에 좋은 결과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이들에게 쉼터와 약간의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의 삶이 참 버거워 보이는 가운데 교회의 넉넉지 않은 지원도 고민입니다. 주는 자나 받는 자 모두 언제나 선하신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기를 바랍니다.
- 아프리카 자매와 결혼하여 충청도에 거주하고 있는 M 형제는 이제 우리 교회 모임에는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지역 교회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이집트 K 형제도 본국으로 잠시 다녀온다 했지만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동두천으로 일 찾아 떠난 라이베리아 P 형제도 주일 모임 참석이 뜸합니다.
- 영어를 잘 말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주일예배에 꾸준히 나오고 있는 한국인 S 자매는 노숙 생활하는 자매입니다. 한국교회에 가면 자꾸 헌금하라고 해서 우리 교회 구성원이 되었는데 여기저기에서 얻은 음식을 교회에 가져와 나누는 마음이 따뜻한 자매입니다.
- 노방 전도 중에 만나서 우리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터키인 N 자매는 자신의 무슬림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귀한 자매입니다.
2. 모임 장소
이태원 공동체는 한남제일교회(오창우 목사)의 배려로 예배처소와 사무실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해오고 있는데 금년 7월에 착공될 예정이었던 교회 재건축이 계속 미루어지다가 내년으로 까지 미뤄져 현재의 공간을 계속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디론가 곧 옮겨가야 할 생각에 사역을 힘껏 추진하지 못한 면도 있었는데 ‘지금, 여기에’ 정신으로 사역하기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3. 창립 6주년 기념 행사
창립 기념행사를 금년에 처음 가졌습니다. 교회 마당에서 가진 BBQ 파티에 한국어 선생님들과 함께 축하하는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을 대접할 수 있어서 또한 감사했습니다.
4. 이태원 참사
10월 29일 이태원 할로윈 행사 중 목숨을 잃은 158명을 애도하며 철저한 진상규명, 평등한 지원과 재발방지책을 촉구합니다. [외국인 26명 - 이란 5, 중국 4, 러시아 4, 미국 2,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1]
다가오는 무슬림들
이태원에는 이슬람 중앙회 모스크(사원)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모스크 주위엔 무슬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뜻밖에도 이들 중에 교회를 기웃거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다가다 저희 센터에 들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크고 작은 도움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주일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예배 후 점심식사에는 참여하여 함께 음식을 나누며 담소하며 자연스럽게 교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만남의 교제 중에 복음의 대화를 갖습니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의 율법과 계율을 지킴으로써 구원을 얻으려하지만 참 기쁨과 평안을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노력할수록 공허함을 더할 뿐이지요. 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우리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평안과 기쁨, 소망을 흘깃 보고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께서 인도하고 있습니다.
왜 교회 재정을 낭비하십니까?
평일에 우리 공동체를 방문하는 무슬림들도 있지만 특히 일요일에 이태원 공동체를 방문하는 무슬림들이 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식사할 때 즈음 방문하는 이들을 우리는 정중히 맞이하며 음식을 대접하고 교제를 나눕니다. 그런데 기독교에는 관심 없고 밥만 먹으러 오는 이 무슬림들에게 왜 교회의 귀한 재정을 낭비하는가하며 불평하는 분도 있습니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라는 그들의 말씀 적용에 대하여 마태복음 5장의 산상수훈의 말씀으로 궁핍한 무슬림에게도 함께 우리가 받은 사랑을 나눌 것을 권면하곤 합니다.
스스로 교회를 찾아온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식사대접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 무슬림들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기도할 뿐입니다.외견상 화려한 듯 하지만 깊은 어둠에 잠겨 있는 이태원에서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감으로 예수 그리스도만을 높이는 이태원 공동체가 되기 원합니다.
쉼터 공동체
이들 대부분 서울에서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경기도 때론 충청도에 있는 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일 당일 이동하기엔 너무 멀어서 예배 참석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게다가 난민인정을 위한 소송 중인 사람들 중 취업이 금지된 사람들은 스스로 거처를 마련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그들 자신들 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풀어가야 할 큰 도전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궁핍함에 처해 있지만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며 기도해 오던 중 이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아담한 쉼터를 교회 인근에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멀리 떨어진 지역의 공장 숙소에 머물며 일하는 사람들에겐 주말에 와서 교제하며 주일 예배를 드리고 다시 공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쉼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시대에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이태원 거리가 이제는 한적하여 다른 여느 동네와 다름없어 보입니다.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때입니다. 용산 미군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하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 곳에서 장사하고 일하는 분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원칙에 따라 센터에서 진행하던 무료진료와 한국어교실도 멈추게 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주일 예배는 다시 Facebook 영상으로, 수요성경공부는 Zoom 영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공동체 멤버들이 이전에 함께하였던 대면 예배를 그리워하여 어떻게든지 방문하여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는 말씀처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일상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지 외국인도 깊이 깨닫고 배웁니다.
이러한 공동체 멤버들의 갈급한 마음에 비록 온라인이지만 그동안 목회적으로 집중하고자 했던 것을 실행하고자 애씁니다. 멤버들 대부분이 고국의 어려움을 피해 와서 급박한 위기는 모면하였지만 낯선 땅에서는 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형편입니다. 이들의 이러한 상황이 자립적인 신앙에 장애가 되곤 합니다. 이들이 말씀으로 세움받아 오직 주만 의지하는 가운데 주의 함께하심을 경험케 하고자 애씁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됨에 따라 이태원 사역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이 더 어려워져 생활이 절대적으로 궁핍한 이들에게 식재료를 조금씩 나누는 일과 주변의 난민, 이주노동자, 관광객을 포함, 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나 마스크를 나누는 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들에게 얼마나 유익이 될까 하지만 말씀에 의지하여 우리 안에 있는 유여한 것을 나누는 일에 힘씁니다. 외국인의 생명도 소중하며 이들도 건강해야 국민도 서로 함께 건강할 수 있겠습니다.
말씀이 중심이 되어
이태원 공동체는 주의 은혜 가운데 기도와 응원에 힘입어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태원 공동체의 구성원들 개성은 참 다양합니다. 각 사람의 출신 국가에 따라, 또한 부족(部族)에 따라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에 공통분모로 엮을 수 있는 것은 사실 기독교 신앙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들과 함께 하면서 경험하는 것은, 이들 안에 내재된 문화 가운데 비기독적(非基督的) 요소가 이들 신앙에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성경적 신앙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 형제 자매들이 연합하여 하나 되게 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오랜 기간 하나 됨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나누었습니다. 이태원 공동체가 하나 됨 안에서 함께 걸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 우리 마음이 변화되기를 기도합니다. 사탄의 미끼를 거부하려는 이 내적 싸움을 싸워 이겨내려는 노력을 지속하여 성경이 말하는 참된 믿음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이 근본적으로 깊이 이해하고 변화되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나라를 간절히 구하는 공동체 되기를 힘씁니다.
마지막 시간이 가깝다고 생각될 때에는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 펜데믹이 3년 째 접어드는 사이 우리의 일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곧 엔데믹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의 소리가 들려오지만 여전히 스스로 방어하고 면역력을 키워 생존해야하는 불안한 시대가 되어 감염의 위험 앞에 부모형제도 믿을 수 없는 안타까운 때입니다.
이러한 때 교회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요! 코로나19로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는 세상에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주(主)를 드러내는 공동체요 자신을 내어드린 그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러므로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움을 보는 이 때, 우리는 더욱 정신 차리고 매사에 절제하며 더욱 기도에 힘써야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나그네 대접은 더 어려워졌는데 무엇보다도 형제를 뜨겁게 사랑하라고 주님은 당부하십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날도, 서로 대접할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이렇게 함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벧전4:1-11)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것이라 합니다.(약 1:28) 이 시대 우리를 찾아 온, 고아와 과부와 다름없는 난민들을 한국교회는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의 은혜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기름을 준비한 신부처럼
이태원 공동체는 열방에서 모여든, 예수님을 주(主)로 섬기는 사람들이 그와 연합하여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공동체(엡 4:2,3)가 되기 원합니다.
영적 어둠에 잠겨 있는 이방인의 도시 이태원에서 등잔 위 흔들리는 등불처럼 우리 자신은 약한 존재이지만 우리 안의 예수가 나타날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둠이 깊어가는 이 때, 신랑을 맞이할 기름을 준비한 지혜로운 신부가 되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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