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12월]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장승필 목사
매년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한통의 편지가 배달되는데, 그 편지를 받으면 일년이 다 지나가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그 한통의 편지로 하여금 격려가 되고 꾸준함에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일년동안 저희 공동체를 돌보시고 함께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신 발자국 뒤에는 언제나 신실하신 성도님들의 기도와 물질로 중보된 것을 봅니다. 성도님들의 헌신과 중보가 있었기에 저희들은 현장에서 마음껏 외국인 노동자들을 섬기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공동체를 섬기며 일어났던 일들, 앞으로의 계획,그리고 기도제목을 함께 나누기 원합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저희 공동체를 위하여 뒤에서 기도해주신 모든 성도님들께 주님의 평안이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1. 단속을 피해 꽁꽁 숨어버린 외국인 노동자들
며칠 전 뉴스에서 조선족 동포 불법체류자가 단속을 피해 거리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다 동사한 사건을 듣게 되었습니다. 요즘 고용허가제 실시(2004.8월부터 실행예정)를 위한 등록마감과 불법체류자 단속기간이라 외국인 노동자들이 힘들게 살아갑니다. 이민국에 의하면 지금까지 15번째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는데 실패를 했는데, 이번만큼은 반드시 많은 불법 체류자들을 색출하여 강제출국 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5년이상 불법체류자 13만명중에 2만명 정도가 본국으로 귀국했고 11만명은 잠적된 상태라고 합니다.
또한 일부 인권단체에서는 5년 이상 된 외국인 노동자들을 합법화시켜달라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선동해서 시위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희들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하여 돕고 협력을 하고 있지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어 그들과의 행동을 자제하고 있으며, 이런 대응에 대하여 다소 조심스럽고 우려를 합니다.
저희 공동체에서는 가리봉과 마석(80명)을 포함해서 전체 20% 정도가 이번 유혜조치에 해당되어 등록을 해 합법체류자가 되었고 4년 미만 된 친구들은 재입국해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80% 정도는 5년이상 체류한 친구들입니다. 5년이상 된 대부분의 친구들의 생각은 만약 이민국의 직원에붙잡히게 되면, 이 기회에 귀국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 계속 체류하고 싶다고합니다. 왜냐하면 본국에 돌아가도 특별히 노동할 환경이 없고 가족들을 부양해야하는 부담으로 인하여 돌아가고 싶어도 못돌아가는 형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2. 아리스 형제의 성탄이야기
지난 9월 중순 추석 수련회 때 수잔 자매로부터 급한 기도제목을 받았습니다. 기도 제목의 내용은 아리스(26세)라는 필리핀 형제가 친구의 오토바이 뒤에 앉아 동행했다가 사고를 당하여 뇌손상을 당해 부천 대성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사고당시 부상으로 인하여 중환자실에서 기억 상실이 되어 2주동안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기억이 다시 돌아와 기적으로 회복된 형제입니다.
그는 1999년 9월 28일에 산업연수생 비자로 부산에 도착해서 일하다가 1년 전 경기도 부천에 있는 플라스틱 사출 공장에서 사고 직전까지 근무를 했습니다. 그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비자 수속비로 빚진 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년동안 돈을 벌어 본국으로 빚을 갚았고 채무가 다 해결되자 동생들의 학비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2003년 5월까지 3년 동안 아리스 형제는 동생들의 학비로 송금해야 했습니다. 아리스 형제가 보내준 돈으로 동생들은 학업을 다 마칠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현재 직업을 얻어 마닐라 시내에서 산다고 합니다.
아리스 형제가 고백하기를, “최근 한국에서 저의 삶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매일 일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술 마시고, 노름하고, 노래방, 특별히 주일에는 친구들 만나러 혜화동에 있는 성당에 가서 배회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필리핀에서 교회를 다녔지만 한국에 입국한 이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 기억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나를 다시 살려주셨다는 확신을 갖고 인생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
다.
12월 4일 부천에 있는 대성병원에서 두개골 성형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8월4일 사고를 당했을 때 부천 순천향병원에서 병원비로 다 지출된 상태라 돈이 한 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치료는 하지만 병원비가 없다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은혜로 수술은 잘되었습니다. 12월 12일 주치의에 의하면 아리스 형제가 수술 후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어 퇴원을 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병원비 7,770,400원을 갚아야 퇴원이 가능한 것입니다.
아리스형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에 친구들, 가리봉, 마석 공동체, 그리고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아리스형제 병원비를 위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영동교회(30),남서울평촌 (140), 송미령(100), 나들목 사랑의교회(30), 마석(19), 가리봉(32),친구(36), 무명(80), 필리핀 예배
위원회(50), 가산복지관(30), 필리핀 대사관(10) 등 모두 557만원을 모금해서 480만원을 병원비로 지출하고 나머지 300만원정도 병원에서 삭감시켜 16일에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출국하는 당일 혜화동 성당에 계시는 필리핀 글렌 신부께서 비행기표를 사주셔서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원비 지출하고 남은 돈, 70만원(미화 540불)을 교환해서 손에 쥐어주고 인천공항을 빠져 나왔습니다.
인천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주님께서 계획하시고 준비하신 손길을 생각하면서 잠시 아리스 형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4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사고를 통하여 예수님을 새롭게 만나게 되었고, 주님과 회복되어 큰 기쁨을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아리스 형제 머리위에 남아 있는 상처는 주님께서 아리스와 다시 회복하셨다는 사랑의 표시로 일생 지니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는 올해 하나님의 은혜를 깊게 체험했고 일생의 가장 위대하고 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리스 형제를 위하여 행한 것 모든 것을 잊고 주님께서 또 다른 일을 맡기실 것을 기다리며 한해를 마감해야 겠습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3. 필리핀에 가서 멤버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10월21일부터 30일까지 필리핀으로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네차례 필리핀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번 여행은 유난히 다른 때 보다 더 기대가 되었던 여행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공동체에서 교제했던 친구들을 만날 계획이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귀국하여 본국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옛 친구들과 만나서 함께 지낼 생각을 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필리핀의 10월 마지막 주의 날씨는 덥지 않고 매우 시원한 열대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10월을 선택하여 필리핀을 방문합니다. 마닐라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도밍형제, 알렉스, 클라니 자매들이 함께 봉고차를 준비하여 저를 마중 나와 환영해 주었습니다.
마닐라 시내에서 그들과 밀린 담소를 나누고 오후에 도밍이 사는 고향으로 약 5시간 소요하여 북쪽에 있는 방가시난으로 갔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여 도밍의 아내인 리나자매를 만나 짐을 풀고 그 형제가 제공하는 집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교회 멤버였던 친구들이 모두 9명이 되었습니다. 비록 모두들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지만 그동안 연락하고 안부를 묻고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만남을 정례화시킬 필요를 인식해서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족들과 한국에 있는 멤버들의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그들을 초청해서 1박2일로 특별한 모임도 갔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를 위하여 현지 옛친구들이 사전에 준비를 했고, 이모든 비용은 한국에 있는 멤버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후원을 해서 행사를 했습니다. 그 모임에 참석한 숫자는 모두 62명으로 피크닉, 바비큐 파티, 예배, 그리고 말씀으로 즐겁고 유익한 교제를 나눴습니다.
옛 친구들과 함께 밤을 지세우면서 그동안 본국에 귀환해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이야기
등을 비롯하여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 그리고 한국에서 배우고 익힌 리더십으로 교회를 섬기는 친구들의 이야기 등 많은 시간을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들이 한국 있었을 때에는 매주 교회에서 만나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를 했지만 필리핀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나 서로 신앙생활과 적응해 가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며 돕는 모임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헤어지기 전에 한가지 제안하기를 했습니다. 내년에 피터목사님께서 필리핀을 방문 할 때 쯤 제2차 모임을 갖자고 잠정적으로 합의를 하고 아쉬움을 남긴 체 각자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들은 이 모임을 통해서 얻은 귀한 열매가 있었습니다. 먼저 귀국한 친구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조직할 수 있는 초기모임이 결성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활동이 잘 진행이 되면 나중에 귀국하는 친구들을 위한 창업준비모임과 정착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선교전략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며, 정착할 수 있도록 현지와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본국으로 귀환하게 되면 더 이상 다른 나라로 이주하지 않고 재생산적 기능을 회복하여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며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향후 주력해야 할 과제를 보았습니다.
2년전 본국으로 귀환한 도밍형제(47세)의 정착과정을 살펴보면, 그는 한국에서 6년동안 체류하면서 성실하게 돈을 모아 본국으로 귀환했습니다. 초기 사업으로 양어장사업에 투자를 했지만 정보부족으로 실패하여 많은 자산에 손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구상한 것이 오토바이 부품점을 개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현재 사업이 비교적 잘 되어서 최근에 다른 지역에다 같은 업종으로 또 하나의 점포를 개업했습니다. 그리고 지역교회에 출석해 평신도 리더로 교회를 섬기며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본국에서 재생산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복음을 전하는 평신도로서의 전인적 능력을 발휘하며 살고 있는 모습에서 우리들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았습니다. 저희공동체 식구들에게 도밍과 같은 비전을 제시해 꿈을 갖고 한국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할 것입니다.
4. 2004년도 두 가지 계획
저희 공동체는 희년선교회로부터 독립을 해서 2004년 1월부터 자체적으로 교회 운영비를 부담해야만 합니다. 그동안 9월부터 12월까지 본부에서 월세에 관한 재정 도움을 받아왔지만 본부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중단되게 됩니다. 따라서 저희 공동체 식구들이 월세와 운영비를 부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현재 공동체 식구 몇몇이 십일조헌금과 주일헌금을 하고 있지만 이 재정으로는 교회 운영비(사역자 생활비는 포함되어 있지 않음)와 준 형제의 신학교에서 필요한 재정 후원, 그리고 필리핀 현지교회에 선교헌금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난주(12월 14일)에 공동체 식구들과 운영회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2004넌도 1월부터 공동체에 필요한 운영비는 모든 멤버들이 책임감을 갖고 협력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바라기는 이들이 결정한 것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더 사랑하고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교회를 섬기며, 자립할 수 있는 정신을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 하나는 2004년 1월부터 모든 멤버들이 성경일독을 할수 있도록 격려하려 합니다. 그래서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전까지 최소한 5번 정도의 성경통독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매주 모이는 성경공부 시간을 통하여 성경읽기에 관한 공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먼저 성경을 정기적으로 읽게 되면, 매일 큐티할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고, 큐티로 말씀을 매일 묵상하게 되면 그 내용을 갖고 기도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그래서 이들로 하여금 성경을 사랑하게 되고 말씀을 사모하는 동기가 되어 어떤 상황에든지 말씀과 기도로 승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희년국제선교교회 동정 및 행사
1. 아리스 형제가 부천 대성병원에서 약 3개월간의 입원으로 쾌유되어 지난 12월 16일 퇴원하여 17일 본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친구, 공동체, 한국교회 성도님들의 기도와 물질 후원으로 병원비가 해결되었습니다.
2. 11월 18일 남서울평촌교회 선교학교 강의 했습니다.
3. 11월 20일 경인지역 외국인노동자 협회 긴급회의 참석했습니다.
4. 11월 26일 희년선교회 이사회 참석했습니다.
5. 12월 4일 총신대 IVF 강의를 했습니다.
6. 12월 8일 저희교회에서 송산재단 장학생 선발 및 논문 발표로 장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7.12월 14일 안산 새희망교회에 저녁 설교 전하고 왔습니다.
8. 12월 21일 예손교회 청년들이 공동체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9. 12월 24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합니다.
10. 12월 25일 마석과 가리봉 공동체가 연합으로 성탄절 예배를 드립니다. 오후에는 나들목사랑의교회(연희, 영등포 가정교회 )에서 방문하여 멤버들과 교제할 예정입니다.
11. 12월 31일 밤 11시에 송구신년예배를 드립니다.
'국내 희년공동체 > 희년국제선교교회(故 장승필 2003~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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