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럼/이헌용

새롭게 희년선교회의 식구가 되며

희년선교회 2021. 7. 18. 13:32

(2003. 10)

새롭게 희년선교회의 식구가 되며

이헌용

 

  88올림픽 이후 국내에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1991년, 희년선교회는 당시 공장 밀집지역인 구로공단에 자리  잡고 선교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에 비해 훨씬 더 열악했던 당시, 소수약자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겐 그들의  억울함과 하소연을 들어줄 상담가가 필요하였고, 비싼 의료비로 인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질병을 견뎌야했던 사람들에겐 진료혜택이 필요하였습니다.   이러한 이방 나그네들의  부르짖음에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신을 드리기 시작하였고 이들의 사랑의 수고로 희년선교회는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또 다시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라는 새로운법이 제정되어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시험대에 놓여 있는 가운데 11월 15일 이후  현행법상 출국이 불가피한 거주 4년 이상된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의 거세질 항의와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부담해야될 의료보험료와 산재보험료등, 고용허가제 이전보다  무거워질 인건비 상승요인으로 인해 사업주들은 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 취업 확인서를 발급해주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대다수 외국인 노동자들은 (글을 쓰고있는 지금) 발급 가능 업체를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 같지만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관심도 늘어나 이들을 위한 전담 교역자를 세워 외국인 노동자들을  직접 담당하는 지역교회도 늘고있는  추세입니다. 이 모든 변화에 긍정적 요인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이 갈수록 신장되고 사회적 인식도 높아질 때 우리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외국인 노동자 한분  한분을 노동자가 아닌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리와 동일한 한 인격체로서 동등하게 대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를 갖추는 것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동안 도움을 받아왔던 것처럼  그들은 늘 우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수혜적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이 우리를 도우려할 때 우리는 겸손히 그들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한국 교회의 예배에 참석할 때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교우로서 맞이 해야할 것입니다.

당분간은 외국인 노동자 대다수가 한국사회의 소수약자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 머지 않은 시기에, 취업이민도 허락되는 시기가 오면 우리는 그들에게 별로 베풀 것이 없다고 느낄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에는 그들과 관계 맺기가 지금처럼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때엔 그들끼리, 그들의 공동체를 형성하여 살아가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 입니다. 그나마 저들에게 베풀 것이 있는 지금이 그래서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강도만나 피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도처에 엎드러져 있습니다. 이들을 예수께  데려가 상한 몸과 마음을 치유받게할 이웃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때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희년선교회 통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거쳐갔습니다. 필리핀 공동체를 섬기며 총무로 일해오셨던 장승필 목사님은 이제 전임목회자가 필요할 정도로 부쩍 커버린 필리핀 공동체에 전념키 위해 부득이 총무직을 사임하시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필리핀  공동체(희년선교교회)를 많은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장승필목사님 후임으로 새로이 총무직을 맡게 되어 여러분께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립니다.

 

 

(200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