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3-4]
주님과 동행
장승필 목사
얼었던 땅이 풀리고 풀린 땅에서 새로운 기운이 터져 나와 생기가 넘치는 계절입니다. 풀린 땅에서는 새 생명을 주는 십자가와 부활이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하며 사순절 기간 내내 다가올 부활의 새벽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나그네들의 고달픈 삶의 현장에도, 외롭고 지친 삶에도, 임금체불의 고통에도, 질병의 아픔에도, 신분으로 불안한 현실에서도, 부활의 새벽은 우리들에게 찾아와 소망을 줍니다. 십자가와 부활은 우리들에게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활 뒤에는 항상 주님의 동행이 있습니다. 주님의 동행을 벗삼아 살고있는 알렌자매 이야기, 새로운 일꾼을 세운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희망이 담겨져 있는 망고 농장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알렌 자매의 삶
알렌 자매(50)는 현재 자궁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서울 의료원에 입원해 있습니다.고혈압과 당 수치가 너무 높아 수술을 할 수 없어 3주 동안 혈압과 당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주치의에 의하면 알렌 자매는 그동안 고혈압과 당뇨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했기 때문에 문제가 좀 심각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혈압과 당 수치를 내리는 치료가 잘 진행되어 경과가 매우 좋아 다음 주 중에는 자궁에 있는 종양제거 수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렌 자매는 지금부터 15년 전,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입국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이래 아직까지 가족이 있는 고향을 가지 못한 체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고향이 필리핀인 그녀가 본국에 있을 때 친정아버님이 돌아가셨고, 홀로 남은 어머니와 그녀의 자녀들을 부양해야 했습니다. 친정아버지의 죽음은 가족들의 부양이라는 무거운 짐만 그녀에게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홀로된 어머니는 알렌 자매를 의지해야만 했고, 그녀의 4명의 자녀들은 어머니만 의지했어야 했습니다. 필리핀에서 네 자녀와 어머니를 부양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남편은 다른 여자와 외도가 빈번해 결국은 아내와 자식들을 버리고 집을 나갔습니다. 알렌 자매는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였고,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시킬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자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해외로 진출할 기회를 보다가 최선의 선택으로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초창기 그녀가 한국에 입국했을 당시에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소수의 인원으로 탄광촌 광부로 노동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봉재공장, 사출기, 염색공장, 프레스 공장 등에서 한국 사람들이 매우 꺼리는 노동 현장에서 종사했습니다. 불법체류하면서 노동을 했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은 말할 수 없이 열악했습니다. 몸이 아파도 지금처럼 병원에 갈 수도 없었고, 임금체불을 당해도 지금처럼 인권 상담소도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동료가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짤리고 손목이 절단되는 산재를 당해도 보상조차 받지못한 체 결국 강제출국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한국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저임금과 긴 강제노동, 그리고 편견 등으로 힘들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본국에 있는 홀어머니와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참고 인내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녀는 15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면서 직장을 자주 옮겨 다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일했던 공장에서 임금체불을 자주 당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옮겼다고 합니다. 그녀가 한국에 입국해 첫 직장이었던 곳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S플라스틱 사출기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6년 동안 계속 야간작업만 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야간에 작업을 하면 야간 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에 한 푼이라고 더 벌어 가족들에게 돈을 붙여야만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청바지 만드는 봉재공장으로 옮겨 보조공으로 시작해 현재에는 봉제 기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한구석에 아쉬운 것이 있다면 어느 S 패션 봉재공장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고 또한 야간작업까지 하면서 힘들게 일했었는데 공장이 폐쇄되면서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퇴직한 것이 지금까지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제가 알렌 자매를 알게 된 것은 지금부터 8년 전, 구로공단 역에서 필리핀 친구들과 함께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필리핀 공동체에 정기적인 출석은 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고 가끔씩 그녀의 집을 방문해 성경공부 등으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그녀를 볼 때 마다 저는 그녀가 마치 “위대한 전사”(great warrior)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험난한 이 세상 한 복판에서 자신의 몸을 담보로 걸고 힘겹게 싸우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아름다운 전사와 같습니다. 어쩌면 이 땅에 사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붙여져야 할 아름다운 이름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모두 알렌 자매처럼 “위대한 전사”들로서 가족들의 생계를 어깨에 메고 힘든 현실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녀가 한국에서 여러 해 동안 힘겹게 인내하고 헌신한 결과, 본국에서 3명의 자녀가 대학을 졸업해 직장을 갖게 되었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둘째 딸은 간호사 공부를 전공해 간호사자격증(RN)취득했으며 현재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또한 큰 아들은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해 고향에다 PC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알렌 자매는 한국 생활을 청산하고 본국으로 귀국해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지만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막내아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 더 있고 싶어 합니다.
저는 오늘(4월 19일), 그녀가 입원해 있는 서울 의료원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지난날 고달프게 살았던 그녀의 삶을 생각해 보면서 주님께 감사를 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돌볼 기회가 없었고, 오직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며 긴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쉼을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서울 의료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고혈압과 당뇨가 발견되었고, 다행히 치료가 잘 되서 안정이 되어가는 추세이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주치의 소견대로 여러 가지 검사를 했지만 별 이상한 것이 발견된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흔히 여성들이 생기는 종양일 것이라는 말을 듣고 또한 안심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고혈압과 당 수치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 종양제거 수술도 잘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볼 때 하나님께서 알렌 자매를 너무 사랑하셔서 쉼을 주신 것 같습니다. 바라기는 알렌 자매의 수술이 잘되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일꾼을 세운 이야기
2006년 부활절은 마석 공동체 시작한 지 6주년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비록 많은 세월 동안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06년 부활절을 맞이해서 6명의 집사님들을 세웠습니다. 이번에 세워진 일꾼들은 마석 공동체를 열심히 출석하며 섬기시는 분들입니다. 이들이 초창기 공동체에 출석했을 때는 손님이나 구경꾼들과 태도로서 공동체 사역에 있어 항상 관망내지는 무관심했던 형제, 자매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나고 주님의 은혜의 손길이 미치자 공동체에 정기적으로 출석하게 되었고, 공동체 사역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모이는 금요성경공부를 통해서 예수님의 희생정신과 이웃을 섬기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들 모두는 주님의 교회와 이웃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희년국제선교교회 소식
1. 마석 공동체 인테리어 공사 주님의 은혜로 감사예배를 잘 드렸습니다, 참석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3월 19일 오후 4시).
강사: 경기 중노회장 한순식 목사님, 희년선교회, 안산푸른교회 ,신우교회, 새희망교회
2. 장승필 목사님은 부산 호산나교회(최홍준목사)에서 진행하는 선교학교에 “이주 노동자 선교”강의로 다녀왔습니다. (3월 26일)
3. 사랑의교회 412 집사님들이 가리봉 교회를 방문해 주셨습니다(4월 1일)
4. 마석 공동체 6주년 기념으로 6명의 집사님들을 임명식이 있었습니다(4월 19일).
5. 장승필 목사님은 경기 중노회에서 파송 선교사로 허입이 되셨습니다.(2006년 4월 17일)
6. 가리봉, 마석 공동체에서는 남이섬으로 야유예배 갈 예정입니다 (5월 28일)
기도제목
가리봉
1. 알렌 자매가 자궁 종양수술이 잘 되어 회복되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있도록
2. 제슨 형제가 잘 회복될 수 있도록(일산백병원 입원중)
3. 새로 나온 형제, 자매들이 잘 정착 할 수 있도록(지미,제알, 에드날린, 도워)
4. 성경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성령충만을 위해
5. 현재 경남 창녕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주니 형제의 건강, 신앙생활을 위해.
6. 희년망고농장을 위한 모금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1그루 10만원)
마석
1. 야간 성경대학을 열기 위한 준비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학생, 교수, 커리큘럼)
2. 사무엘 형제가 이민국에 붙잡혔는데 본국에 잘 돌아가서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3. 마석 공동체 보증금 500만원이 필요합니다. 하루속히 월세가 준비되도록
4. 사역자들 성령충만을 위해(장승필, 배진영, 김순철, 노경화, 현정남, 루이 전도사님)
3, 4월 후원해 주신 분들
일산은혜(20), 신광(5), 새과천(10), 남서울평촌(20), 벽산엔지니어링(50), 밤비니교육센터(한남, (20), 밤비니교육센터(분당, 5), 산성(5), 새희망(7), 안산푸른(5), 사랑의교회412(5), 나들목 사랑의교회(15), 분당소망 새 가정부(15). 은곡(5), 남서울 산본(11), 동성(5), 큰터(10).
개인
김종철(5), 배순영(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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